항산화 물질 풍부한 ‘과일의 다이아몬드’…새콤달콤 체리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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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철 ‘미국북서부체리’
체리가 여름철 인기 과일로 자리 잡고 있다. 붉은 과즙이 입안에서 터지는 맛이 특별한 풍미가 있고, 작고 동글동글한 모양은 귀엽다. 체리는 신석기 시대에 소아시아에서 재배되기 시작해 유럽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는 1600년대에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민에 의해 보급됐다. 그중 널리 보급된 자주색의 빙(Bing) 체리는 1800년대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체리 과수원을 운영하던 핸더슨 르웰링이 개발한 품종이다. 완전히 성숙한 체리 나무는 일년에 450kg이 넘는 체리를 생산한다.
국내에 수입되는 체리 중 미국산 체리의 70%가 미국 북서부 지역 5개 주(워싱턴·오리건·아이다호·유타·몬태나)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은 100년 넘게 우수한 체리를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체리가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로키산맥과 캐스케이드산맥에 둘러싸인 곳에서 빙하수를 먹고 체리나무가 자란다. 풍부한 일조량과 18도의 일교차, 화산지역의 기름진 토양이 우수한 당도와 맛을 갖춘 체리를 길러낸다.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수확기
미국북서부체리는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가 수확기이다. 수확 직후 항공을 이용해 한국으로 수송된다.
체리의 종류는 1000여종이 넘는다. 과실이 단단하고, 과즙이 풍부하며, 무르익었을 때 적갈색이 나는 것이 한국에 많이 알려진 빙(Bing)체리이다. 점차 수입이 증가하는 레이니어(Rainier)라는 노란색 체리도 있다. 이 밖에 제일 먼저 수확되는 쉐란(Chelan), 암적색을 띠는 스키나(Skeena), 래핀(Lapin), 밝은 적색의 스위트하트(Sweet heart), 어두운 색의 블랙펄(Black Pearl), 6월에만 생산되는 티톤(Tieton) 등이 있다.
‘과일의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지닌 체리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체리 속 케르세틴과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성분은 세포의 손상을 막고, 혈액을 맑게 해주며 노화를 예방해준다. 체리 100g에는 최대 약 300mg의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어 소염, 살균,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고 근육을 자주 쓰는 스포츠 마니아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발암성 인자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엘라그산과 종양 발생을 억제하는 페릴릴 알코올도 함유돼 있다.
체리가 여름에 좋은 이유는 천연 멜라토닌이 풍부해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 완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 나트륨과 지방은 없는 대신 칼륨은 풍부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몸속 수분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체리 한 컵(약 20개)의 열량은 90kcal로 GI지수(혈당지수 22)가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미국북서부체리협회는 체리가 최소 7가지 효능이 있어 현대인에게 좋은 식품임을 강조한다. 첫째, 당뇨 예방이다. 체리는 낮은 혈당지수를 갖고 있으며, 풍부한 식물성 스테롤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감소시킨다. 둘째, 지방 감소이다. 미시간 심혈관센터의 연구자료에 의하면 동일한 고지방 식단에서 체리 파우더를 먹은 쥐는 먹지 않은 쥐보다 체중이나 체지방이 감소했다고 밝혀졌다.
셋째, 알츠하이머를 예방한다. 체리의 안토시아닌이 뇌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학습 및 기억능력을 활성화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넷째, 항염작용이다. 체리는 관절염·통풍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항염증 특성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다섯째, 통증 예방이다. 오리건 헬스 앤드 사이언스 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극도의 지구력을 요하는 경기 전 일주일 동안 체리 주스를 마셨던 달리기 선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기 후 통증을 덜 느꼈다고 한다.
여섯째, 심장질환 예방이다. 체리에 함유된 케르세틴과 안토시아닌은 혈액 중 중금속이나 독·니코틴 등에 흡착해 해독에 도움을 주고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방해해 심장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일곱째, 종양 예방이다. 체리는 페릴릴 알코올을 함유해 전립선암·유방암·난소암 등에 대해 억제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체리는 알이 단단하고 탱탱하며 광택이 나고 꼭지가 선명한 녹색일수록 싱싱하고 맛있다. 여름철에는 과육이 쉽게 무르기 때문에 씻지 말고 물기가 없는 상태로 냉장 보관해야 한다.
과육만 냉동 보관시 더 오래 즐길 수 있어
싱싱한 생 체리로 즐기는 것이 가장 맛있지만 샐러드나 디저트의 토핑으로 먹는 것도 좋다. 베이커리·빙수·음료로 만들면 체리 특유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 유제품·초콜릿 등과도 잘 어울려 프리미엄 디저트나 애피타이저, 스타터 음식으로 활용하기 좋다. 체리 수확기가 지나면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 뒤 씨를 뺀 과육만 냉동 보관했다가 각종 요리, 음료, 베이킹 등의 재료로 즐길 수 있다.
미국북서부체리는 주요 마트·백화점·온라인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일명 ‘워싱턴체리’로 불리는 미국북서부체리의 출하기간은 두 달이 채 안 된다. 올해는 현지 기후의 영향으로 8월의 수확량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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