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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와 칵테일로 해장? 기상천외한 세계의 ‘해장 음식’

전 세계인의 공통 고민, 숙취를 해결하는 방법은 나라마다 독특하다. 얼핏 보면 기상천외하게 느껴지는 해장음식들은 사실 과학적 근거를 품고 있다. 오랜 세월 이어진 각국의 해장 문화에는 단순 미신이 아닌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대한민국 │콩나물국밥

콜라와 칵테일로 해장? 기상천외한 세계의 ‘해장 음식’

ⓒgettyimagesbank

전라도에서 유래된 콩나물국밥은 최고의 해장 음식이다. [동의보감]에도 기록된 콩나물의 약효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었다. 콩나물에 풍부한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 분해효소 생성을 돕고 독성 산화물을 제거한다. 비타민 C가 풍부해 해열과 이뇨 작용을 촉진하며, 다양한 미네랄은 음주로 인한 영양소 결핍을 보충한다. 낮은 칼로리의 콩나물은 고열량 안주의 부작용을 줄이고 풍부한 식물성 단백질은 손상된 간세포를 보호한다. 2020년, 영국의 탐사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세계 9대 숙취해소 음식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홍콩│끓인 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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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렸을 때, 혹은 과음 후 괴로운 아침. 홍콩 사람들은 뜨거운 냄비에 콜라를 붓는다. 레몬과 생강 몇 조각을 넣으면 탄산은 곧 사라지고 진한 단맛이 입안을 채운다. 쌍화차에 설탕을 넣은 것과 비슷한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콜라의 당분은 알코올 분해로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고, 생강은 메스꺼움을 달래준다. 속설엔 땀을 촉진해 몸 속 차가운 기운을 내보낸다는 믿음도 있다.

미국│프레리 오이스터(Prairie oy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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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을 위한 선택지는 많지만, 진정한 모험을 원한다면 이 칵테일을 추천한다. 1903년 영국의 요리책 [The Queen Cookery Books]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미국 서부의 평원 사람이 열병에 걸린 동료를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생 달걀 노른자의 부드러움과 우스터소스의 짭조름한 맛이 특징이다. '대초원의 굴'이라는 이름처럼 한 모금에 삼키는 것이 정석. 달걀에 함유된 시스테인은 알코올 분해 부산물을 제거하고 풍부한 비타민 B12와 단백질은 지친 간 기능을 회복시킨다. 토마토 주스를 추가하면 블러디 메리와 닮은 풍미가 된다. 다만 생달걀을 섭취 시 식중독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본│오차즈케(お茶漬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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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다음 날 위장이 예민할 때, 일본인들의 지혜를 빌려보는 건 어떨까.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오차즈케는 밥 위에 녹차나 다시마 국물을 부어 만드는 단순한 음식이다. 연어, 매실, 김 같은 토핑으로 풍미를 더하지만 그 본질은 위를 편안하게 하는 부드러움에 있다. 녹차의 카테킨은 알코올 해독을 돕고 풍부한 수분은 탈수된 몸을 채워준다. 가볍고 깔끔한 맛은 숙취로 지친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테아닌 성분은 혈압을 낮추고 마음을 진정시켜 술 다음 날의 불안감까지 덜어준다. 복잡한 해장 음식을 찾기보다, 때로는 단순함이 최고의 해결책이다.

프랑스│아루아뇽(Soupe à l'oi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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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안개 낀 아침, 전날의 와인 파티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한 그릇이 있다. 천천히 카라멜화된 양파의 달콤함과 깊은 맛의 육수, 그 위에 올려진 빵과 녹아내리는 그뤼에르 치즈의 조화는 단순하면서도 극적이다. 양파의 항산화 성분은 간을 달래고 수프의 풍부한 수분은 탈수된 몸을 회복시킨다. 특히 양파의 항염증 효과는 두통을 완화하고, 부드러운 식감은 예민한 위장을 위로한다. 프랑스인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진정한 숙취 해소는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수프 한 그릇 안에 있다는 것.

독일│롤몹스(Rollm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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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서 시작해 독일 전역으로 퍼진 롤몹스는 말린 청어를 양파와 오이피클로 속을 채워 원통형으로 말아 만든 전통 음식으로, 특유의 신맛과 짠맛의 조화가 특징이다. '카터프뤼슈튀크(Katerfrühstück)'라 불리는 독일식 해장 식사의 일부인 롤몹스는 소금 성분으로 전해질을 보충하고 수분 공급과 함께 청어의 오메가-3 지방산이 간 기능 회복을 돕는다. 부드러운 청어와 아삭한 오이피클의 식감의 풍미는 해장을 넘어 미식가의 입맛도 사로잡는다.

태국│팟 키마오(Phat Khi M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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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뱅이의 볶음 국수'라는 직설적 이름의 팟 키마오는 술에 취한 사람들이 해장을 위해 매콤하게 볶은 국수를 주문해 먹은 데서 유래했다. 넓은 쌀국수에 생고추와 바질이 어우러져 맵고 알싸한 맛이다. 매운맛이 땀을 유도해 체내 알코올 배출을 돕고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에너지를 빠르게 회복시킨다. 술에 취한 다음날에 숙취해소제 대신 팟 키마오 한 그릇으로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해보는 건 어떨지.

스웨덴│피티판나(Pyttip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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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후 남은 재료로 만들어 먹기 시작해 국민 음식이 됐다. 스웨덴어로 "작은 조각들을 팬에 넣은 것"이라는 뜻으로 감자, 양파, 고기를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 팬에 볶은 요리다. 주로 계란 프라이와 비트 피클을 곁들여 먹으며, 짭짤하고 기름진 맛이 특징이다. 술로 인해 소모된 에너지를 빠르게 보충해주며, 비트의 해독 작용과 다양한 재료의 전해질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스웨덴 슈퍼마켓에서는 냉동 피티판나를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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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에디터 tmdrns1111@mcircl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