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푸드]by 중앙일보

냄비 하나로 차린 완벽한 한 끼...명란냄비밥 간 맞추는 법

애지중지 키운 아이의 독립은 엄마에게도 큰 숙제입니다. ‘오늘 하루는 뭘 먹었을까’ ‘또 컵라면이나 배달 피자로 한 끼를 대충 때우지는 않았을까’ 품에서 떠나보내도 늘 자식의 끼니 걱정뿐입니다. 홍여림씨가 3년 전 독립한 딸이 한 끼라도 제대로 된 밥을 해 먹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맨날 사먹을 순 없잖아』라는 책을 펴낸 이유입니다. 한 두가지씩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나다 보면 어느새 집밥이 부담스러운 존재만은 아니니까요. 쿠킹은 책의 다양한 요리 중, 특히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너무 복잡하거나 오래 걸리지 않는 레시피를 골라 소개합니다.

엄마가 알려주는 집밥 ⑧ 명란냄비밥

중앙일보

준비는 간단하지만 손님 초대용 메뉴로도 손색이 없는 명란냄비밥. 사진 홍여림

‘오늘 저녁은 한식으로 준비할까’ 그 순간 머뭇거린 경험 있으시죠. 국이나 찌개를 하나 정도는 끓여야 하고 냉장고 속 김치와 장아찌, 멸치볶음 같은 밑반찬도 그릇에 담아내야 합니다. 고기나 생선을 활용한 메인 요리도 준비해야 하죠. 그리고 밥도 지어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한식만큼 손이 많이 가는 밥상이 있을까 싶어요. 이렇게 일 년 내내 하루 삼시 세끼를 우리 어머님들은 어떻게 차리셨을까요. 요즘 주인의 손맛을 담은 반찬을 한 상 가득 내주는 백반집이 사라져가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상황이 이런데, 요즘 사람들에게 집에서 그렇게 차려 먹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집에서 직접 밥을 해 먹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죠.


실제로 최근 팬 하나로 완성하는 원팬요리나 한 그릇에 담아내는 원디쉬나 원볼 메뉴가 익숙해졌습니다. 반찬도 없고 국이나 찌개를 끓이긴 싫지만 맛있는, 그리고 제대로 된 한 끼의 식사를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으니까요. 그런 이들에게 인기 있는 메뉴가 바로 솥밥입니다. 고슬 거리는 쌀 위에 고기나 생선, 채소, 감자나 고구마 같은 것을 올려 밥을 짓고 간단한 양념장만 함께 내면 냄비나 솥 하나로 호사스러운 식사를 완성할 수 있어 매력적이에요.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재료는 명란인데, 버터에 구운 명란을 얹으면 설명이 필요 없는 근사한 맛을 낼 수 있거든요. 손님이 오는 날 명란 솥밥을 테이블 위에 올려내는데 그때마다 환호성이 터집니다.


예전엔 젓갈로만 즐겨 먹었던 명란이지만 이젠 다양한 형태로 유통돼, 요리법에 따라 골라 구매할 수 있어요. 염도를 조절한 저염 명란부터 구이용 명란까지 다양합니다. 명란 솥밥에 들어갈 명란은 어떤 종류도 상관없어요. 명란에 간이 돼 있다면 밥에 간장이나 굴소스를 넣지 않아도 되고, 반대로 명란에 간이 돼 있지 않다면 간을 더하면 되거든요. 참! 집에 무쇠 냄비가 없어도 괜찮아요. 너무 얇고 가볍지 않은 솥이나 작은 냄비만 있어도 근사한 냄비밥이 가능합니다. 조금은 선선해진 9월 밥상에 고슬거리는 흰밥에 감칠맛을 더해줄 명란, 고소함을 끌어 내줄 들기름과 달걀노른자를 맛볼 수 있는 명란 냄비밥은 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Today`s Recipe ‘명란냄비밥’

중앙일보

맛도 보기에도 근사한 명란냄비밥. 사진 홍여림

“냄비나 솥밥을 지을 땐 밥에 간을 해야 해요. 쌀을 불릴 때 다시마와 액젓으로 미리 간을 해주고 버섯과 마늘을 같이 넣어 볶아줍니다. 또, 뜸 들일 때 달걀노른자를 하나 얹으면 반찬이나 국 생각이 나지 않는 근사한 한 그릇 요리가 완성됩니다.”


재료 준비


중앙일보

명란은 버터에 구워 준비한다. 사진 홍여림

재료(3인분) : 명란 4줄(크기에 따라 가감), 쌀 2컵, 물 2컵 , 표고버섯 3.4개, 마늘 4~5알, 다시마 1장. 멸치 액젓 1큰술, 간장 1큰술, 굴소스 1큰술, 들기름 1큰술, 노른자 1개. 버터 한 조각


만드는 법


1. 표고버섯은 얇게 채를 썰고 마늘은 너무 얇지 않게 저며서 준비한다.


2. 깨끗이 씻은 쌀에 같은 양의 물을 넣어 불리는데, 이때 다시마와 액젓을 함께 넣는다.


3. 냄비에 버터와 오일을 넣고 명란을 올려 노릇하게 굽는다. 이때 너무 많이 익힐 필요는 없다.


4. 3의 명란을 다른 그릇에 담고 냄비에 마늘과 버섯을 넣고 간장과 굴소스로 간을 해준 뒤 버섯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 중약불에서 볶아준다.


5. 버섯이 익으면 쌀 불린 물과 다시마를 넣어 센불로 올린다.


6. 5의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건져 내고, 중약불로 낮추고 뚜껑을 덮은 상태로 13분간 익힌다. 이후 불을 뜬다. .


7. 잘게 송송 썬 쪽파와 2의 구운 명란, 달걀노른자를 올려서 5분 정도 뜸 들인다.


8. 먹기 전에 명란과 버섯을 밥과 함께 잘 버무려주고 취향에 따라 들기름을 넣어 향을 더한다.


홍여림 cooking@joongang.co.kr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실시간
BEST

joongang
채널명
중앙일보
소개글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