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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거친 명상'이다, 러닝 유튜버 지니코치

그저 달리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육상 선수 생활을 하다 러닝 유튜브를 시작한 이진이 씨는 

“달리기를 통해 온전히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라고 말한다.

ⓒ photographer 박광휘 @7402071_

ⓒ photographer 박광휘 @7402071_

이진이

· 유튜브 채널 <지니코치> 운영

· <오늘부터 달리기를 합니다> 저자

처음 러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초등학생 때부터 달리기하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당시 체력 시험으로 800m 달리기를 했는데, 달리는 동안 ‘이게 내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이구나’ 생각할 정도였다. 한창 달리기에 빠져 있던 무렵, 고등학생 선수들이 풀코스 마라톤을 나눠 달리는 행사를 봤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뭔가를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마침 육상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도 여러 번 받은 상황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선수 은퇴 후 다시 러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성인 선수가 되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부담감과 압박감 때문에 한 발자국 떼는 것조차 쉽지 않아 선수 생활을 그만두게 됐다. 은퇴 후 취업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다 보니 살이 많이 찌고 무기력해졌다. 그러다가 문득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새벽에 무작정 운동장을 천천히 달렸다. 당시 내겐 매일매일 운동장을 뛰는 것 자체가 작은 성취였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러닝 유튜브도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나?

달리기는 동작과 호흡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운동이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자세나 호흡을 비롯한 기본적인 달리기 방법과 부상 없이 오래 달릴 수 있는 팁들을 알려주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10km를 일주일 동안 매일 달리는 영상처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콘텐츠도 제작한다.

ⓒ photographer 배명한 @my.ha2

ⓒ photographer 배명한 @my.ha2

달리기의 매력은 무엇인가?

나는 달리기를 ‘거친 명상’이라고 표현한다. 달리기는 명상과 달리 동적인 활동이지만, 잡생각이 없어지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집 밖을 나가 달리고 돌아오면 크고 무겁기만 하던 고민도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이 외에도 달리기만이 갖고 있는 매력은 참 많다. 러닝화만 있으면 어디서든 달릴 수 있고,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평소 러닝 스타일이 궁금하다

요즘에는 풀코스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어 일주일에 여섯 번 달리기를 한다. 한 번 뛸 때 10km 이상을 달리는 편이다. 대회를 준비하지 않을 때는 달리는 횟수나 거리를 정해두지 않는다. 달리고 싶을 때, 달리고 싶은 만큼 뛴다. 크루들과 같이 달리면 더 빨리, 더 오래 달릴 수 있어 함께 달리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일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혼자 달리는 일이 많다.

선호하는 코스가 있나?

석촌호수 주변을 자주 달린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거리가 3km 정도라 가볍게 운동하기 좋은데다 산책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예쁜 경치를 보면서 달릴 수 있어서 선호한다. 서울 이외 지역으로는 강원도 양양에 있는 사찰 휴휴암을 도착지로 설정한 후 코스를 짜 달린다. 아름다운 바다와 산을 한눈에 감상하며 달릴 수 있어 추천한다.

© 이진이

© 이진이

러닝 시 꼭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건 러닝화다. 일반 운동화로 러닝을 하는 분이 많은데, 일반 운동화를 신고 달리기를 하다 보면 부상을 입기 쉽다. 사람마다 발 모양이나 달리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발에 맞는 러닝화를 골라야 한다. 초보 러너에게는 쿠션이 있는 러닝화를 권한다.


달리기 전후로 스트레칭도 필수다. 몸을 움직이기 전에는 5~10분간 동적 스트레칭을 통해 열을 내고, 달리기를 한 뒤에는 근육을 쭉 늘리는 정적 스트레칭으로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이완시켜야 한다. 달리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기 어렵다면 10분 정도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달리기 일지 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스로를 칭찬하고, 만족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달리기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일지를 기록하면 목표를 달성한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성취감을 배로 느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달리기 일지는 운동 데이터 역할도 한다. 달린 거리와 시간, 몸 상태 등과 관련한 기록이 쌓이면 나의 페이스나 달리기 방식을 돌아볼 수도 있다. 다이어리 형태로 기록하는 것도 좋지만,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앱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러너로서 올해가 가기 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올해 9월에 시드니 마라톤에 참가한다. 매번 풀코스를 뛸 때마다 다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다치지 않고 무사히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다. 이 목표를 꼭 달성해 유튜브에 좋은 노하우를 많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초보 러너라면, 이렇게 달려 보자! 지니코치가 전하는 러닝 팁

➀ 목표는 시간 중심으로 설정

러닝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목표를 시간 중심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20분 달리기’, ‘30분 달리기’ 등 거리나 페이스에 연연하지 않고 달려보는 것이 포인트다. 온전히 60분을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되면 그때부터 거리와 페이스 중심으로 목표를 세운다.


➁ 러닝 장소는 접근성이 중요

운동을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운동 장소에 가는 것. 실제로 집을 나서 운동 장소까지 가는 과정에서의 이탈률이 가장 높다. 러닝 장소를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설정하면 중도 이탈을 막을 수 있다.


➂ 올바른 러닝 자세

바르게 선 상태에서, 팔을 90도로 들어 올린 뒤 주먹이 골반을 살짝 스치듯 가볍게 앞뒤로 흔들며 달린다. 턱을 들지 않고, 시선은 정면을 향한다. 발소리가 크게 나지 않도록 사뿐사뿐 달린다.

김보미 에디터 jany6993@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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