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가 이렇게 만들어지네요" 수만 마리 명태를 황태로 만드는 겨울 이색 마을 여행지
인제 용대리 황태덕장은 수만 마리 명태가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며 황태로 변해가는 독특한 겨울 풍경으로 유명하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황태구이·해장국 맛집도 즐비하다.
인제 용대리 황태덕장, 겨울 명소
12월~4월 건조 시기, 설경 장관
무료 관람, 황태 요리 맛집 즐비
용대리 황태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12월이 되면서 강원도 산간 마을에서는 겨울 작업이 시작된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는 수만 마리 명태를 덕장에 거는 작업이 한창으로 마을 전체가 은빛 명태로 뒤덮이면서 독특한 겨울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곳은 전국 황태 생산량의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대표 산지로 황태마을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국 황태 생산 중심지
용대리 황태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용대리는 백두대간 설악산 자락에 위치하며 밤에는 영하 10도 이하까지 떨어지는 추위와 건조한 바람, 맑은 공기 덕분에 황태를 말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황태는 명태를 추운 겨울에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말린 것으로, 이 과정을 거치면서 살이 노랗게 변하고 부드러워져 황태라는 이름을 얻는다.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명태가 덕장에 걸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숙성되는데, 이 시기가 황태덕장 풍경을 보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용대리 황태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마을 곳곳에 덕장이 펼쳐져 있고 수천, 수만 마리의 명태가 줄지어 매달린 모습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겨울 풍경이다.
맑고 찬 겨울 햇살이 명태들의 표면에 반사될 때마다 은빛 비늘이 반짝이면서 눈 덮인 산자락을 배경으로 이색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방문객들은 "은빛 물결이 펼쳐진 것 같다", "사진으로만 봤던 풍경인데 실제로 보니 더 장관이다"며 감탄한다.
한겨울 눈이 내린 뒤에는 하얀 설경 속에서 노랗게 말라가는 황태가 대비를 이루면서 특유의 겨울 인제 분위기를 보여준다. 덕장 바닥은 눈으로 덮여 하얀 설원이 되고, 황태를 얼렸다 녹이는 과정을 위해 일부러 물을 뿌리기도 해서 덕장 주변에는 독특한 얼음 결정이나 고드름이 형성된다.
황태구이와 해장국 별미
황태국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황태덕장은 개별 사유지이지만 용대리 황태마을 주변에서는 겨울철 덕장 풍경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별도 입장료는 없고 마을 주차장과 화장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부담 없이 들르기 좋다. 다만 덕장 내부 깊숙한 곳은 작업 효율과 위생상 이유로 출입이 제한될 수 있어 매너를 지켜 관람하는 게 중요하다.
해가 뜨겁게 비추는 낮 시간대에 방문하면 명태의 은빛 비늘이 가장 아름답게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을 주차장 인근 전망대와 길가에서 줄지어 매달린 황태를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작업하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다.
황태구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황태덕장 주변에는 황태구이, 황태해장국, 황태찜 같은 황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과 직판장이 여럿 있다. 찬 바람에 얼었던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황태 해장국은 겨울철 별미로 꼽히고, 황태구이는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는 평가가 많다. 덕장 구경 후 황태 한 끼로 마무리하는 코스가 특히 인기다.
매년 3월 중순이나 5월경에는 황태축제가 열려 황태 건조 과정 체험, 요리 체험, 직거래 장터 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겨울철에는 축제가 없지만 덕장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가 있어 방문객이 꾸준히 찾는다.
용대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용대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용대리 인근에는 백담사가 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얼이 서린 천년 고찰로 백담사로 가는 길목은 맑은 계곡과 눈 덮인 숲길이 아름다워 겨울 산책 코스로 좋다. 미시령 옛길도 가까워 눈이 내리면 설경이 매우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겨울철 폭설 시에는 교통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
용대리는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이나 미시령터널을 이용해 갈 수 있다. 겨울에는 도로 주변에 눈이나 결빙 구간이 생길 수 있어 속도를 줄이고 운전하는 게 안전하다. 내비게이션에 '인제 황태마을'로 검색하면 된다.
지현아 기자 hyuna1999@traveltime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