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릴에 구워 먹어도 맛있는 의외의 음식

요리할 때 ‘그릴’은 마술 같은 효과를 냅니다. 그릴에 구워내면 감칠맛이 더 살아나서죠. 이글대는 숯불 위에서 구운 고기를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유가 다 있죠. 

물론 그릴은 오로지 고기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채소나 과일도 이렇게 구워내면 풍미가 물씬 살아납니다. 반드시 ‘숯불 직화구이’가 아니어도 됩니다. 전기 그릴에 굽는 것 만으로도 맛의 신세계를 열기에 충분합니다.

그릴 위를 거치면 더 맛있어지는 '의외의' 식재료들을 소개합니다.

1. 치즈

치즈라고 다 열을 받으면 녹아 내리는 게 아닙니다. 표면이 두껍고 질긴 치즈는 그릴 위에서 구워낼 수 있어요. 그럴 수 있는 대표적인 치즈가 할루미(halloumi) 치즈. 그리스, 터키, 중동 지방의 사람들이 예로부터 즐겼다고 해요. 국내 마트에서도 이 치즈가 ‘구워먹는 치즈’라는 별칭이 붙어서 판매됩니다. 생김새가 알루미늄통에 담긴 햄과 닮았어요. 굽기 전에 치즈 표면에 올리브유를 살짝 바르고 중불에서 구워내면 더 맛있습니다.

2. 파운드 케이크

길고 두툼한 파운드 케이크. 이것도 그릴에 구워내면 새로운 맛이 피어납니다. 케이크의 겉이 살짝 바삭해져서 씹는 즐거움이 생기고요 고소한 풍미도 덧입혀집니다. 잼이나 크림에 곁들이면 훌륭한 디저트로 변신. 냉장고에 방치했던 파운드 케이크가 있다면 시도해 보세요.

3. 수박

여름 과일의 대표주자 수박. 우리는 수박을 주로 차가운 상태에서 먹어왔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맛을 원한다면 수박을 먹기 좋은 크기로 조각 내서 그릴에 구워보세요. 시원한 맛은 살짝 떨어지지만, 달콤함은 오히려 살아납니다.

4. 파인애플

우리는 이미 종종 익힌 파인애플을 먹습니다. 파인애플 조각이 곳곳에 박힌 피자를 통해서죠. 덕분에 '파인애플은 익어도 맛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정말 파인애플을 그릴 위에서 구우면 맛있는 단맛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신맛은 덜어낼 수 있고요. 구운 파인애플은 그 자체로 맛깔난 디저트가 됩니다.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과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5. 콜리플라워

콜리플라워는 분명 영양적으로 훌륭한 채소지만, 식감 자체도 참 매력적입니다. 콜리플라워는 너무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식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릴 위에서 굽는 게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n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