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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면 비만 위험이 커진다?

[앵커]


팩트체크 오늘(7일) 주제는 커피, 그 중에서도 블랙커피에 대한 정보입니다. "블랙커피를 마시면 비만 위험이 커진다" 지난 주말 사이, 이런 기사들이 꽤 많이 보도됐습니다. 주요 일간지 뿐 아니라 의학전문지에도 실렸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잘못된 내용입니다. 커피와 비만의 인과관계는 입증된 사실이 없습니다. 오대영 기자! 이 뉴스의 핵심은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라는 것이잖아요?

[기자]


네. 서울의료원 연구팀이 발표했다고 보도됐습니다. 그래서 "블랙커피의 역설", "블랙커피의 배신" 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나왔고, 이것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연구가 없었는데 잘못 알려진 것인가요? 아니면 연구 결과는 있는데 이것이 잘못 쓰인 것입니까?


[기자]


논문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의 일부가 발췌됐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내용이 좀 왜곡됐습니다. 성인 8,659명을 설문한 결과를 종합한 연구입니다. 원문을 보면 설탕과 프림을 넣지 않은 커피를 마신 사람 중에도 비만도 증가가 확인됐다라는 대목이 있기는 합니다.


[앵커]


설탕과 프림을 넣지 않은 커피라고 하면 그것이 블랙커피일테고, 이 문장대로라면 블랙커피하고 비만이 관계가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기는 한데요. 부연 설명이 있습니다. "시럽 등 다른 첨가물들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인과관계를 명확히 할 수 없다.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기사에 누락됐거나, 기사 맨 끝에 잠깐 언급돼서 혼란을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전체를 보지 않고, 일부분만 발췌했다는 것인데… 사실 논문도 오해의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당사자에게 확인을 해봤습니까?


[기자]


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수형/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과장 : 재밌다고 해서 이슈가 돼버리니까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커피를 마신 사람을 상대로 나중에 비만인지 아닌지를 연구한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비만인 사람들의 커피 섭취 여부를 조사한 것이지, 커피 섭취로 비만이 된 사람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였습니다.


[앵커]


논문이 입증되지 않은 가설을 담는 경우가 있어서 조건들을 자세히 따져보지 않으면 이렇게 왜곡된 사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동안에도 커피 섭취와 비만율에 관계가 있을 수 있다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믹스커피, 또 설탕 같은 첨가물이 주 원인인 것으로 추측됐습니다. 이번 연구도 크게 다르지가 않습니다.


[앵커]


사실 커피를 하루에 한두잔 마시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많고, 또 커피 다이어트도 생길 정도인데, 저런 보도들만 접했다면 많이 혼란스러우셨을 것 같은데요.


[기자]


무엇보다도 이 수치 하나만 봐도, 이런 보도들이 근거가 좀 불명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전문가에게 물어보니까 블랙커피 한 잔, 100g에 5~6kcal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밥 한공기 210g은 300kcal가 된다고 합니다.


[앵커]


열량 비교까지 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블랙커피가 비만을 일으킨다는 것은 맞지 않을 수 있는데. 이것을 정말로 과학적으로 밝혀냈다면 파장이 그만큼 크지 않았겠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코펜하겐 의대 연구팀의 해외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8만 3,000명의 유전자를 검사해 비만과의 연관성을 살펴봤습니다. 이때는 비만의 위험이 줄 수 있다는 가설에 접근해봤지만, 역시나 인과관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커피가 비만에 좋다, 나쁘다라는 사실이 입증된 바가 전혀 없습니다.


[앵커]


지나친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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