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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먹고 감량한 인플루언서…다이어트에 도움될까?

기사내용 요약 美 인플루언서 '아프리카 윤', 김치 등 한식 먹고 50kg 감량

유산균이 인슐린 저항성에 긍정적으로 작용…지방 소모 도와

발효김치, 다이어트식으로 고려할 만…조리법도 중요

뉴시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좌4동 새마을부녀회 회원 등이 21일 오전 좌4동행정복지센터에서 홀몸노인 등 지역의 소외계층 50가구에 전달할 김장김치를 양념에 버무리고 있다. 2022.11.21.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11월 22일은 김치의 날이다. K-푸드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김치의 영양과 효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김치 등 한식 섭취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한 인플루언서의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했다. 21일 전문가의 도움말로 김치가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본다.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도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미(對美) 김치 수출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전인 2011년 280만달러(37억원)에서 지난해 2800만달러(370억원)로 10배 증가했다. 국가적으로도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하고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김치를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인플루언서의 이야기가 소개되면서 건강한 음식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국인 인플루언서 '아프리카 윤(44)'은 15년 전 우연히 빵집에서 만난 한국 할머니 덕분에 한식을 기반으로 다이어트에 나서 50kg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윤은 당시 빵집에서 버터크림빵 여섯 봉지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트렌치 코트 차림의 할머니가 '너무 뚱뚱하다. 빵을 내려놓으라'고 강하게 충고했다. 그는 할머니에게 대드는 대신 "저는 뭘 먹으라는 건가요"라고 물었고, 할머니는 '한국 음식'을 추천했다.


이후 할머니와 아프리카 윤은 1년간 일요일마다 한인 마트를 찾아 한식 식자재로 장을 봤다. 당시 고도비만 상태였던 윤은 할머니의 조언대로 김치와 채소 반찬 중심으로 식단을 바꾸고 매일 운동했다. 그는 1년 만에 114㎏였던 체중을 50㎏나 감량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 윤은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사회에서는 김치는 '슈퍼푸드'로 통한다.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고 살도 빠질 수 있다고 알려졌다”며 “김치 중엔 배추김치가 제일 맛있고 시어머니로부터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운 뒤로는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나트륨 함량이 낮은 김치는 체중감량 시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전은복 영양사는 "김치는 나트륨 함량이 높아 식욕을 자극한다는 부분에서는 다이어트 시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음식은 아니다"면서도 "백김치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적고 각종 미네랄, 비타민 함량도 풍부해 다이어트식으로 활용해도 좋을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김치는 면역력 증진 및 바이러스 억제, 항산화 효과, 변비 및 장염 예방, 항암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정말 김치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농촌진흥청이 과체중·비만 성인 2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3개월 간 숙성된 김치를 끼니마다 100g씩 하루에 300g 섭취한 그룹은 체지방과 공복혈당, 총 콜레스테롤 농도가 유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에서는 숙성 김치 속 유산균이 인슐린 저항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체내에 축적된 지방 소모를 도왔다는 점도 확인됐다.


전 영양사는 "김치를 먹는다는 의미가 살이 빠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살이 찌기 쉬운 정제 탄수화물과 고지방 음식에 비해 살이 찌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뿐 아니라 살이 찔 우려를 줄여주는 유익균을 늘려 비만에서 멀어지도록 하는 간접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건영 차의과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고지방 사료를 섭취한 생쥐의 대변에서는 속칭 '뚱보균'으로 알려진 퍼미쿠테스 비율이 48%에 달했다. 반면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담근 김치를 먹은 생쥐 그룹은 같은 균의 비율이 29%에 그쳤다.


퍼미쿠테스는 장내 유해균 중 하나다. 이는 체내 당분의 발효를 촉진시켜 지방을 과도하게 생성하고 지방산을 만들어 비만을 유도한다.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의 활발한 분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당분·지방을 비롯한 영양소 흡수를 촉진하는 만큼 균수가 늘어날수록 쉽게 살이 찐다는 의미다.


이처럼 김치는 다이어터가 가까이 하면 좋은 식품으로 보인다. 단, 김치를 오랜 기간 먹은 한국인들이 무조건 날씬하지 않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 영양사는 "관건은 ‘어떤 음식’과 ‘어떤 조리법’으로 먹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에 좋은 김치는 ‘7일 이상 발효돼 유산균이 늘어난 익힌 김치’다. 박건영 교수는 간수를 뺀 천일염에 2.5% 수준의 농도로 김치를 담가 먹으면 일반 김치보다 지방세포수 증가와 지방 축적이 억제된다고 논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아주대 내분비내과 연구팀은 체질량 지수가 25kg/㎡ 이상인 22명의 과체중 및 비만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발효김치 또는 생김치를 4주간 섭취하도록 했다. 두 그룹 모두에서 체중, 체질량 지수 및 체지방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특히 발효 김치 그룹은 허리 엉덩이 비율과 공복 혈당에서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수축기혈압, 이완기혈압, 체지방률,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의 순차이는 발효김치군이 생김치군보다 유의하게 컸다. 발효 김치 섭취 후 공복 인슐린이 감소하는 경향도 있었다.


이같은 연구 결과를 보면 발효김치가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전 영양사는 김치찌개, 김치볶음, 김치볶음밥, 김치를 응용해 고칼로리 음식과 곁들여먹는 요리 등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영양사는 "김치를 열에 가할 경우 김치 속 유산균이 사멸하고, 나트륨 섭취량만 늘어나게 된다"며 "자극적인 고춧가루 양념, 액젓, 소금, 설탕 등이 들어있는 김치의 경우, 1회 섭취시 작은 접시에 소량만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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