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 더하는 대파, 쓰면 안되는 때가 있다 언제? [쿠킹]
대파는 우리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조미 채소이자 향신 채소다. 크기별로 부르는 이름부터 좋은 파를 고르는 법, 입맛 돋우는 파채 겉절이를 만드는 법까지, 대파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모아봤다.
1. 크기에 따라 나누는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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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는 보통 여름 대파와 겨울 대파로 나뉘지만, 크기에 따라서도 구분한다. 크기로는 대파와 실파, 엇파가 있다. ‘대파’는 이름처럼 큰 파를 뜻한다. 대파의 어린 파로, 잎이 실 같이 가는 파는 ‘실파’다. ‘엇파’는 실파와 대파의 중간 정도 크기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한지원 연구사는 “엄밀히 따지면 독립된 작형은 아니다”라면서 “파는 여름철 생육이 좋지 않아 가격이 오르는 편이다. 시세에 따라 다 자라지 않은 중간 크기의 파를 출하하기도 한다. 그걸 엇파라고 한다”고 설명한다.
2. 더운 걸 싫어하는 대파
파는 서늘한 온도를 좋아한다. 파가 잘 자라는 온도는 15~20℃다. 습기도 중요하다. 한지원 연구사는 “파는 건조함에 강하지만 습기에는 약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물 빠짐이 좋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여름철 대파에는 해충이 많아 방제가 필수지만, 가을은 파가 자라기 쉬운 계절로 수분과 물 빠짐만 잘 관리하면 키우기 쉽다.
3. 연백부가 긴 것이 좋은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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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의 흰색 부위를 연백부라고 한다. 재래종 파는 연백부가 길지 않지만, 마트에서 흔히 파는 외대파는 연백부가 길고 곧으며 굵은 게 좋다. 잎은 끝부분이 시들지 않고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반대로 잎에 탄력이 없고 노란색 잎이 많거나 반점이 있는 것은 피한다. 잎이 많이 꺾인 것은 수확이나 유통 시에 관리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보관할 때는 씻지 않은 채로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햇빛이 들지 않는 화분에 묻어서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냉장고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다.
4. 파의 시원한 맛과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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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로 육수를 내거나, 파를 송송 썰어 국이나 찌개에 넣으면 감칠맛과 풍미가 더 좋아진다. 그렇게 끓인 국을 한 모금 마시면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식품과학자 권대영 박사는 “한국인의 ‘시원하다’는 맛있다는 뜻인데, 이 개념에 가장 가까운 건 ‘간이 맞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의미도 있다. 권 박사는 “맛은 혀만이 아니라 장내 기관의 감각으로도 느끼는데, 따뜻한 국을 먹고 위장운동이 활발해져 소화가 잘될 때 ‘시원하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는 소화를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명나라 본초학자 이시진이 쓴 약학서 『본초강목』에 나오는 내용이다. 초기 감기일 때 파의 흰 뿌리를 달여 먹으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내 폐기능을 활성화하며 항균 작용을 한다고 나와 있다.
5. 파를 써야 할 때와 안 써야 할 때
파는 음식의 잡내를 잡고 풍미를 돋워줘 오래전부터 우리 음식에 많이 사용돼왔다. 그런 파라고 해도, “써야 할 때가 있고, 쓰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고 요리연구가 이미경 소장은 말한다. 이 소장은 “예를 들면 포항초 같은 시금치는 그 자체로 달고 맛있다. 그런데 여기에 파나 마늘을 많이 넣으면 시금치 향과 맛이 가려질 수밖에 없다”면서 “독특한 향을 내는 제철 나물에는 파를 쓰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설명한다.
6. 파채로 만드는 상큼한 겉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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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소장이 추천한 파 겉절이다. 먼저 파는 10㎝ 길이로 토막을 내서 파채를 곱게 썰어 찬물에 담근다. 찬물에 담그면 매운맛이 살짝 빠지고 식감도 아삭해지기 때문이다. 또 보기 좋게 똘똘 말려 시각적으로도 풍성한 효과를 준다. 물에 한 번 담근 파채는 데친 숙주 또는 콩나물과 섞어서 양념과 함께 무친다. 고춧가루를 약간 넣고 새콤달콤하게 간을 한 파 겉절이다. 입맛이 없을 때 반찬처럼 먹으면 좋다.
도움말=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한지원 연구사‧네츄르먼트 이미경 소장‧식품과학자 권대영 박사
참고도서=『농업기술 길잡이 152 파(농촌진흥청)』 『한식 인문학』 『파속 식물 이야기(농촌진흥청)』
이세라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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