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드론업계 지각변동 가능할까?
SUMMARY
- 하나의 상품을 넘어서 국가안보와 연결되는 드론
- 현재 드론 시장은 중국의 DJI가 70%를 차지하는 독과점 체계
- 미국이 중국산 비행체를 격추한 사건이 독과점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
- 드론 시장이 재편될 경우, 새로운 드론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
© DJI와 왕타오
드론의 70%가 중국산? 스마트폰, AI, 전기차 등 새로운 산업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자라면 새로운 산업이 생겨날 때 반드시 검색해 보는 단어가 있죠. 바로 ‘OOO 관련주’ 입니다. 다들 한 번쯤은 전기차 관련주, chatGPT 관련주 등을 검색해 봤을 겁니다. 그런데 의외로 미래 신산업 중 하나지만 우리가 관심이 없는 산업이 있죠. 바로 드론입니다. 물론 한 번씩은 검색해 본 적이 있을 테죠
다만 검색하고 이 산업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 나면 실망해서 떠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드론은 ‘끝난 산업’ 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전 세계를 날아다니는 드론의 70%가 중국산, 그것도 DJI라는 1개의 기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나면 힘이 빠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드론은 스마트폰(애플, 삼성)처럼 승리자가 결정 난 사업 아이템일까요?
드론 시장의 절대 강자 ‘DJI’ 2006년 26살의 중국인 청년 왕타오(汪滔, Frank Wang)는 DJI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습니다. ‘하늘을 나는 것’에 관심을 가졌던 왕타오는 어릴 때 소형 헬리콥터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원격 무선 조종 비행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 홍콩 로봇 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죠. 그리고 그 상금으로 DJI를 창업했습니다.
당시 그는 책상과 침대만 있는 사무실에서 모든 숙식을 해결하며 드론 개발에만 힘썼습니다. 결국 설립 된지 10년 만인 2015년, DJI는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이후에는 지금의 드론 시장 절대강자로 등극했습니다. 정말 영화 같은 스토리죠. 1980년생인 왕타오는 이제 32억 달러를 가진 테크계의 젊은 부자 중 하나가 됐습니다.
이후 DJI는 2017년 전 세계 레크리에이션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한 압도적인 기업이 됐습니다. 덕분에 중국은 전 세계 상업 드론 시장의 90%를 차지한 절대강자로 군림하게 됐죠.
그 이전까지만 해도 드론이라는 산업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졌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중국으로 쏠리다 보니 더 이상 드론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2017년 이후는 모두가 알다시피 전기차, AI가 가장 관심을 받았죠.
중국산 드론(?)을 격추한 미국 최근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 미국에서 풍선 형태의 중국산 비행체를 격추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인데요.
© Financial Times (그림)오
이 정체불명의 풍선은 2020년 일본에서 최초로 발견됐습니다.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에서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날아갔으나, 아무도 누가 왜 그것을 만든 건지 모른 채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올해 2월 미국 몬태나주에서 똑같은 풍선이 발견됐습니다. 결국 이 풍선이 중국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죠. 다만 중국에서는 민간 기상관측용으로 어디까지나 실수로 미국까지 날아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풍선의 크기가 엄청나게 거대하다는 겁니다. 대형버스 3대를 합친 크기로 수십 미터에 달하는 사이즈입니다. 이만한 사이즈가 기상관측용일 리가 없죠. 결국 2월 5일 미국은 F-22 전투기를 사용하여 이 스파이 풍선을 격추했습니다.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보이는 중국의 쇼였지만, 이 사건으로 하늘을 나는 물체인 드론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의 드론 산업 현황 주식시장에서 관심은 많이 줄었지만, 드론은 여전히 크게 성장하는 분야입니다. 지금도 상업용 드론은 매년 23%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생산은 중국이 압도적이었겠지만, 소비는 또 다릅니다.
© Drone Industry Insights
미국의 민간 드론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40억 달러(약 50조 원)로 전 세계 시장의 약 2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105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상업용 드론도 마찬가지로 2018년 34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99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 Drone Industry Insights
미국에서는 드론을 측량, 지도작성, 건물 유지 보수 등에도 활용하기 시작했다는군요. 뉴스에 나왔던 아마존의 드론 활용 배송 서비스가 전부가 아니었던 겁니다. 실제로 드론의 활용도를 보면 한 분야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트라에서 발표한 ‘드론 주요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드론 시장은 크게 4가지의 성장 트렌드가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 인공지능의 활용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드론이 스스로 최적의 비행경로를 분석하여 장애물 회피와 이미지 수집.
- 5G 및 사물인터넷과의 접목
5G를 통해 드론과 인터넷, 타 디바이스들이 자유롭게 통신하여 보다 먼 거리를 오퍼레이터의 조종 없이 비행 가능.
드론이 수집한 고용량의 데이터를 다른 기기로 직접 실시간 전송.
- 드론 종합솔루션 사업(Daas) 및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확대
드론 관련 기업들은 단순히 드론 기체나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단계를 지나, 드론을 활용하여 기업고객의 문제 해결과 결과를 도출해 내는 컨설팅부터 비행계획 수립, 촬영, 데이터 분석 등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 사업자로 변신 중.
- 산업별 전문화
DJI의 일반 민간 드론 하드웨어 시장 독주로 인해,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 특정 분야에 집중하여 경쟁력을 도모하는 기업들의 등장.
전 세계 드론 관련주 신기하게도 DJI는 비상장기업입니다. 아무래도 압도적인 점유율 덕분에 돈을 많이 벌어서겠죠? 외부의 투자금이 필요하다기보다 이미 벌어들인 돈을 활용하여 성장해나가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그 외 드론 관련 상장기업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업명 |
국가(소속) |
코드 |
분야 |
DJI |
중국(비상장) |
- |
드론제조사 |
Parrot |
프랑스(유로넥스트) |
PARRO |
드론제조사 |
AeroVironmnet |
미국(나스닥) |
AVAV |
무인기용 솔루션 |
InvenSense |
미국(NYSE) |
INVN |
드론용 부품 |
Ambarella |
미국(나스닥) |
AMBA |
드론용 부품 |
Boeing |
미국(NYSE) |
BA |
드론 시장 진출 |
GoPro |
미국(나스닥) |
GPRO |
드론 시장 진출 |
Lockheed Martin |
미국(NYSE) |
LMT |
방위산업 |
Textron |
미국(NYSE) |
TXT |
방위산업 |
ACSL |
일본(도쿄거래소) |
6232 |
드론제조사 |
Sony |
일본(도쿄거래소) |
6758 |
드론 시장 진출(영상용) |
미국 기업이 많긴 하지만, 전통적인 항공분야 강자인 프랑스와 일본 기업들도 있습니다. 특히 소니는 광고·영화 촬영용 드론인 Airpeak S1을 출시하면서 영상 업계를 위한 드론 제작까지 시작한 상태입니다.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기업인 프랑스의 Parrot과 일본의 ACSL을 간단하게 살펴볼까요?
- Parrot (프랑스)
유로넥스트에 상장한 앵무새(Parrot)인 Parrot SA는 1994년 설립된 전통 있는 기업입니다. 최초 무선 제품 제조사로 시작했으나, 2017년부터는 드론 제조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 Parrot SA
2012년 스위스 드론 회사인 SenseFly의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드론 산업에 진출했습니다. 2017년 매출 부진으로 인해 기존 사업인 무선·블루투스 장비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직원 290명을 해고하고 드론에 올인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이후 2019년 미국 국방부, 2021년 프랑스군, 2022스페인 해군과 마이크로 드론 계약을 체결하면서 방위산업 분야에도 조금씩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Parrot IR자료 (22년 11월)
최근 실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발표한 작년 11월 IR자료를 보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10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51억 유로로 약 7조 원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4분기까지 크게 이변이 없으면 10조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겠군요.
다만 주가는 2015년 급락 이후 여전히 횡보 중입니다. 코로나19 저점인 1.88유로에서 상승하여 현재는 5.20유로 정도 됩니다.
© 구글 파이낸스
1년간 주가는 약 43%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니, 매출 증가와 함께 주가 상승도 시작된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현재 드론 시장 내 점유율은 약 2.5% 수준입니다.
- ACSL (일본)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일본도 드론 제조사가 있습니다. 이 중 산업용 드론 제조사인 ACSL은 2018년 도쿄거래소에 상장한 기업(TYO 6232)으로 재해 대비, 풍력발전소 점검, 굴뚝 보일러 점검용 등 환경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사용하는 용도의 드론을 개발합니다.
2013년 일본 치바현의 자율제어 시스템 연구소에서 시작하여 2016년 산업용 드론인 PF1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일본 우편과 제휴하여 우체국 간 수송 기체 개발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인도시장에 진출하면서 ACSL India Private Limited를 설립했습니다.
© ACSL IR 자료
매출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영업적자가 걱정되긴 합니다. 2022년 예상 매출은 16.5억 엔으로 전년도(5.0억 엔) 대비 무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11.9억 엔(2021년), -22억 엔(2022년)으로 꾸준히 적자가 커지고 있습니다. ACSL은 적자가 사업 확장과 판관비 증가에 따른 사항으로 2025년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200억 엔 (약 2,000억 원), PBR 4.78배 수준입니다.
각국의 드론 관련법 개정 드론이라는 기계가 하나의 상품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국가 보안과도 연결되고 있는데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이제 막 시작한 드론 업계는 새로운 규제와 법안들이 각국에서 생겨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미국
드론 보안법(the American Security Drone Act of 2019)을 발의하면서 중국산 드론의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드론안전인증 및 보안사항에 대한 내용이지만, 앞으로도 개정안이 추가된다면 국가 안보와 관련된 내용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일본
2022년 12월 5일 항공법이 새롭게 개정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범위를 날 때, 사람이 없는 상공에서만 드론 비행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이 있는 도시나 주택가 등의 상공에서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 한국
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드론법)이 2020년 시행된 이후 3차례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작년 6월에는 드론 관련 정보와 자료 운영안이 추가됐습니다. 항공안전법 내용을 포함시켜 비행 안전부문을 강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독과점 시장, 지각변동 일어날까 처음에는 아마존의 배송에서만 드론이 활약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안보차원에서 드론이 관리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비행체에서 시작한 나비효과가 어쩌면 드론 관련 보안사항 때문에 DJI의 독과점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DJI의 점유율이 무너진다면 그 비중을 가져갈 기업의 주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