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넷 너머를 보라... 진화하는 블록체인 인프라 테크 생태계
Summary
- 암호화폐 가격 하락 속에서도 두드러진 블록체인 인프라 테크 기업들의 성장
-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요
- 커스터디, 보안, 데이터 등 다양한 인프라 기술 분야가 떠오르는 중
- 메인넷 너머 블록체인 테크 시장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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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넷만 정답인 것은 아니다 웹3.0이란 이름 아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이 여러 기업들 사이에서 신사업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메인넷(Mainnet)을 선보였거나 선보이려고 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메인넷을 출시하려는 게임 등 국내 회사들의 행보도 두드러진다.
메인넷은 특정 암호화폐와 관련 서비스들이 돌아가는 메인 네트워크의 줄임말이다. 통상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동으로 운영된다. 운영 방식에 따라 메인넷 성격도 제각각이다.
분명한 것은 메인넷을 만들기는 쉽지만, 제대로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세상에 나와 있는 수많은 메인넷들 중 규모가 크고, 탈중앙화 수준도 높은 대표적 플랫폼으로 꼽힌다. 이들 메인넷을 운영하는 것은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해내기 쉽지 않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도록 하는 인센티브 시스템부터, 이를 지원하는 기술까지 지속 가능한 메인넷이 되기 위한 진입 장벽이 매우 높고, 갖춰야할 조건도 까다롭다.
그런데도 국내외에서 메인넷을 직접 개발하겠다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을 터. 블록체인 플랫폼을 자사 전략에 맞게 최적화 시키고 싶어서 많은 기업들이 그 어려운 길에 뛰어 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블록체인 분야에서 메인넷에 대한 관심은 뜨겁지만 메인넷이 블록체인 기술 혁신을 상징하는 유일한 키워드는 아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생태계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히 넘쳐난다. 굳이 새로운 메인넷을 만들지 않고도 이들 문제를 풀 수 있는 길은 여럿이다.
암호화폐 인프라 테크 기업의 존재감 해외의 경우 기존 블록체인 플랫폼이 갖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암호화폐 테크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많이 받고 있다. 올해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암호화폐 인프라 테크 기업들은 꾸준히 존재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대형 금융 회사들과 기업들이 암호화폐 관련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보다 쉽고 안전하게 하는 기술이 주특기인 회사들의 활동폭이 확대되고 있다.
블록체인 노드 운영을 쉽게 해주거나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들 외에도, 최근에는 커스터디, 보안, 탈중앙화 데이터베이스 관련 테크 스타트업들이 VC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블록체인 개발 인프라 관련한 스타트업들로는 알케미(Alchemy), 블록데몬(Blockdaemon), 얼라인드(Aligned) 등이 대표적이다.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기반 앱을 개발할 수 있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알케미는 올 초 2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를 102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면서 암호화폐 커스터디(custody,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 기업들도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앵커리지(Anchorage), 빗고(BitGo) 외에 파이어블록(Fireblocks)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암호화폐 커스터티 시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파이어블록의 연간 반복 매출(annual recurring revenue: ARR)은 최근 1억 달러를 넘겼다고 한다. 현재 고객들이 계속 쓴다는 것을 가정하면 연간 매출이 1억 달러라는 얘기다. 파이어블록은 암호화폐 거래, 금고 관리, 거래소 통합 솔루션 외에 핀테크 회사들이 자사 지갑을 사용해 고객 자산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제공한다. 호주 및 뉴질랜드 은행 그룹과 호주 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협력했다.
떠오르는 보안과 데이터 분야 보안, 데이터와 관련된 블록체인 테크 스타트업들 움직임이 분주하다. 보안의 경우 스마트 컨트랙트 자동화, 웹3.0 방화벽 등이 관심 분야로 떠올랐다.
스마트 컨트랙트 감사는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픈제플린(OpenZeppelin)과 텐더리(Tenderly) 같은 회사들은 이를 자동화하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카오스랩스(Chaos Labs) 같은 회사들은 개발자가 코드가 작성할 때 코드에 취약성이 있으면 바로 알려주는 기술을 들고 나왔다.
웹3.0 방화벽은 암호화폐 지갑이나 커스터디 서비스 업체들의 사용자가 악의적인 거래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블로우피시(Blowfish), 하피(Harpie)가 최근 블록체인 방화벽 기술을 앞세워 VC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관련 테크 스타트업들 행보도 주목된다. 크윌(Kwil), 스페이스앤타임(platform Space and Time) 등이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앞세워 최근 투자를 유치한 블록체인 테크 스타트업들이다. 크윌은 개발자들이 복잡한 쿼리를 실행하고 다른 애플리케이션 데이터에도 접근하도록 함으로써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들어가는 품을 줄여주는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을 제공한다. 스페이스앤타임은 중앙화돼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트러스트리스(trustless) 데이터 소스로 바꿔주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영지식증명(zero knowledge proofs) 등 블록체인 성능을 끌어올려 주는 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높다.
가려운 곳 긁어주는 테크 시장에 주목 해외와 비교하면 숫자와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해 보이지만, 국내서도 블록체인 인프라를 주특기로 하는 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람다256, 헥슬란트는 국내에서 기업 고객들을 늘려 나가고 있고 최근에는 해치랩스, 에이포엑스(a41)와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 테크 기업들도 투자를 유치하며 공격 행보를 예고했다. 웁살라시큐리티 같은 기업들은 암호화폐 자금 세탁 방지 및 보안 기술로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블록체인 관련 비즈니스는 메인넷이나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이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테크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90년대 말 닷컴 열기가 뜨거웠을 때는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를 파는 회사들이 크게 재미를 봤듯, 블록체인 판에서도 이른바 곡괭이를 파는 회사들이 갖는 중량감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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