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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보다 이것 먹다 죽을 확률 높다” 유발 하라리의 섬뜩한 경고

“뇌 중독 현상, 음식 탐닉 강해져”

과다 섭취하면 질환 사망률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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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를 비롯한 초가공식품의 과다 섭취는 성인병 유발과 음식 중독 위험을 높인다. [123RF]

“21세기 사람들은 가뭄, 에볼라(바이러스), 알카에다(이슬람 무장단쳬) 공격으로 죽기보다 햄버거 가게에서 폭식으로 죽을 확률이 훨씬 높다.”


‘사피엔스’ 저자이자 이스라엘의 유명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저서 ‘호모데우스(2015)’에서 경고한 말이다.


여기서 ‘햄버거’란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자와 빵, 냉동피자 등 우리가 자주 먹는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을 말한다. 복잡한 가공 과정을 거치고, 지방·당분·나트륨과 각종 인공첨가물을 추가한 식품이다.


주목할 대목은 ‘폭식’이다. 빈번한 폭식은 중독성과 연관된다. 초가공식품의 성인병 유발 위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대목이다.


중독성 문제는 지난 2021년 영국의 크리스 반 툴레겐 의사가 자신이 직접 체험한 실험을 공개하며 경각심을 일깨운 바 있다. 그는 BBC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 달간 초가공식품을 먹자, 음식 중독 현상이 뇌 활동 영역에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툴레겐 의사는 “정말 맛있는 음식의 부작용은 먹는 것을 멈출 수 없게 하는 것”이라며 “초가공식품을 계속 먹는 것은 원치 않은 일을 하도록 우리의 뇌가 시킨 것”이라고 했다. 한 달 후 그의 몸은 7㎏ 체중 증가, 수면 부족, 소화불량, 변비, 집중력 저하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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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RF]

실제 초가공식품은 음식에 탐닉하는 성향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여러 차례 보고됐다. 지난 2019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기관인 국립당뇨·소화·신장질환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위주로 열량을 섭취한 그룹은 ‘최소 가공식품’을 주로 먹은 그룹보다 하루 평균 500㎉를 더 많이 섭취했다.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을수록 음식을 더 찾게 된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이 배고픔을 유발하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감소시켜 더 많이 먹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초가공식품 속 성분에 대한 문제 제기도 꾸준하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교 연구진은 미국의사협회 내과학회지(2019)에 실린 논문에서 “식품을 고온 처리하고 포장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 그리고 추가되는 인공첨가물은 과다 섭취 시 고혈압, 암 등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성인 4만여 명의 자료를 추적 조사한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를 10% 늘릴 때마다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5% 증가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품의 색감을 내는 타트라진은 사탕, 치즈, 핫도그, 아이스크림 등에 들어있는데, 과잉섭취하거나 성분에 민감하다면 구역질, 설사, 발한, 가슴 조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건조 과일의 갈변 예방에 주로 사용되는 아황산염도 천식 환자나 민감자는 과민반응 증상이 우려된다.


강재헌 교수는 “인공첨가물을 허용량만큼 첨가했어도 현대인의 섭취량과 횟수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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