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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by 조선일보

캔 토마토는 生 토마토만 못하다? 편견입니다

통조림·냉동 식품이 신선 식품보다 이로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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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마토 소스 파스타의 먹음직스런 빨간색은 통조림 토마토가 아니면 내기 힘들다./RedGoldFromEurope

음식에는 많은 편견이 있습니다. 식재료는 무조건 신선할수록 좋다는 믿음이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음식도 많습니다. 토마토가 대표적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음식점으로 꼽히는 ‘리스토란테 에오’ 어윤권 셰프를 얼마 전 만났는데요, 그는 “불을 사용하는 요리에는 생 토마토보다 통조림 토마토가 낫다”고 하더군요. 토마토를 익히지 않고 사용하는 샐러드를 제외한 대부분 음식에는 통조림에 든 토마토가 낫다는 말인데요, 왜 그럴까요.

◇캔 토마토 vs. 생 토마토

토마토는 줄기에 매달린 채 빨갛게 완전히 익었을 때 가장 맛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갓 수확한 빨간 완숙 토마토를 마트에서 만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토마토는 대부분 빨갛기는커녕 진한 초록색일 때 수확합니다. 농장에서 수확해 도매업체를 2~3곳 거쳐 대형마트·수퍼마켓 등 소매업장에서 마침내 소비자와 만날 때까지 상처를 입거나 깨지는 등 상하지 않으려면 토마토가 단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토마토는 수확 후 유통과정에서 익은, 그러니까 후숙된 토마토입니다.


반면 통조림 토마토는 줄기에 매달려 완숙됐을 때 수확합니다. 그런 다음 바로 가열해 캔에 밀봉합니다. 생 토마토를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오래 보관하면 영양성분이 파괴되거나 줄어드는데, 캔 토마토는 이러한 영양 파괴나 손실이 최소화된다는 뜻이죠.


캔 속에는 토마토, 수분, 그리고 일부 제품의 경우 약간의 소금 외에는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통조림 식품에는 보존기간을 늘려주는 첨가물이 들어간다는 또 다른 편견이 존재합니다만, 통조림은 진공 상태로 포장되기 때문에 첨가물이 필요 없지요.


어 셰프는 “생 토마토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토마토의 선명한 빨간색을 내기가 힘들다. 어떻게 해도 주황색이 된다”고 했습니다. 단맛이 훨씬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요. 토마토를 소스로 만들려면 질긴 껍질을 벗겨야 합니다. 캔 토마토는 이러한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


마찬가지 이유에서 통조림한 경우가 생물(生物)만큼 좋거나 오히려 더 나은 채소로는 옥수수, 완두콩, 깍지콩, 당근, 비트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날것보단 익혀서 먹고, 단단한 식감인 경우가 대부분이네요.

◇냉동 참치 vs. 생 참치

생선은 냉동이 생물보다 나을 때가 많습니다. 캔 토마토와 마찬가지로, 생선을 잡아서 바로 급속냉동하면 갓 잡았을 때의 맛과 영양이 고스란히 보존되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다 하더라도 좁은 수조에서 오랫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스트레스 받은 활어(活魚)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대부분의 참치회는 사실 냉동 참치입니다. 바다에서 잡은 참치를 배에 설치된 냉동설비로 바로 냉동했다가 먹기 전 해동합니다. 제대로 냉동하고 해동하면 웬만한 생물보다 낫다는 말이죠.


냉동 생선은 환경에도 덜 해롭습니다. 멀리서 잡은 생물 생선을 소비자에게 신선할 때 전달하려면 비행기로 실어와야 하죠. 냉동 생선은 배나 트럭으로 운반할 수 있으니 탄소발자국이 훨씬 줄어듭니다. 생선을 다듬거나 남은 부위를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하는 번거로움도 없죠.


신선한 식재료 물론 좋죠. 하지만 무조건 통조림이나 냉동 식품을 낮춰 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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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숙한 토마토를 캔에 담는 모습./RedGoldFromEurope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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