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템포 느리게 즐기는 여유로운 하룻밤, 여주 강천섬 백패킹
별빛 고운 강천섬에서의 하룻밤 |
강천섬이 품은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강천섬은 남한강에 떠 있는 섬이다. |
강천섬에 들어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강천교 |
강천섬의 잔디광장 |
강천섬은 울창한 숲이 매력적이다. / 강천섬의 면적은 축구장 80개와 맞먹는다. |
강천섬이 백패커들에게 성지로 불리는 건 이처럼 잘 보존된 자연 때문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모든 무인도가 그렇듯 강천섬에 뿌리내린 나무며 풀은 제멋대로,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자랄 수 있었을 터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단양쑥부쟁이 군락이 그중 하나다.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조성되고, 나무의자며 평상 같은 시설이 들어선 지금도 그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웃자란 풀이 더러 보이지만 그래도 잘 정돈된 잔디광장과 안전을 위해 산책로에 가로등을 설치한 게 변화라면 변화. 찾는 이들이 많다 보니 최근에는 화장실 옆에 분리수거대가 설치됐다. 강천섬의 편의시설은 이게 전부다. 개수대와 세면장은 언감생심. 그 흔한 수돗가도 없다. 마실 물을 넉넉히 챙겨야 하는 이유다. 섬 안에 매점이 없으니 물 한 통 사려면 왔던 길을 되짚어 굴암리 마을까지 가야 한다. 3km 이상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비화식은 불을 사용하지 않고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 비화식에는 짜장밥부터 제육볶음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다. |
백패커에게 식사는 비화식이 원칙이다. 비화식은 불을 사용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간편식. 끓는 물이 없어도 원터치로 따뜻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으니 백패커들에게 이보다 고마운 게 또 있을까 싶다. 휴대도 편하고 뒤처리도 깔끔하다. 최근에 나온 비화식은 짜장밥부터 제육볶음까지 메뉴도 다양해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진입로 안내판에 써놓은 ‘화재발생 위험행위 금지’라는 경고문구가 아니어도, 관리인이 없고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이곳에서의 화기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등의 행위도 마찬가지다. 주차장을 포함한 모든 장소 사용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건 머문 자리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여유,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는 백패커 |
여유로운 사이트 공간은 강천섬의 매력이다. / 타프는 한여름에 그늘을 만들어준다. |
동서로 길쭉한 강천섬은 면적이 57만1000㎡에 이른다. 축구장 80개 정도를 합쳐놓은 크기다. 어디에 텐트를 칠지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명당은 있게 마련. 강천섬에서 텐트 치기 좋은 곳은 북쪽 산책로에 조성한 은행나무길이나 남한강이 보이는 남쪽 산책로 주변이다. 햇볕을 막아줄 타프가 있다면 사방이 활짝 열린 잔디광장 한가운데 자리를 잡아도 괜찮다.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예쁜 은행나무길 / 은행나무길은 산책로이자 자전거길이다. |
남한강이 보이는 남쪽 산책로 / 남쪽 산책로 전망대에서는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
강천섬에서의 시간은 참 느리게 간다. 하루해가 길어진 계절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연 속에서 만끽하는 느긋함과 여유로움 때문이다. 넉넉하게 주어진 시간을 마음껏 누리는 건 각자의 몫. 그러니 강천섬에서는 도시에서 해보지 못한 많은 걸 해보면 좋겠다. 예를 들어 팔베개하고 누워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본다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한 책 한 권 읽는 것도 좋겠다.
텐트를 설치하는 김현일 크루 |
백패킹용 텐트는 작고 가볍다. |
노을빛 고운 남한강 / 어둠이 내린 강천섬 |
강천섬은 자전거로 캠핑을 즐기는 ‘자캠족’에게도 인기가 많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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