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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by 트래비 매거진

여행의 이유가 되기에 충분한, 칠곡 카페 & 맛집

요즈음 여행에서, 카페와 맛집은 단순한 식음 공간이 아니다. 먹고 마시는 행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여행의 이유가 된다. 2% 부족한 여행의 풍미를 완벽하게 채워주는 비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카페나 맛집을 만나 더욱 깊어지는 여행의 맛도 있다. 칠곡에서 여행지를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 가볼 만한 카페와 맛집을 소개한다.

왜관철교가 지나는 낙동강 풍경

●왜관철교 옆 
더브릿지

칠곡의 중심지인 왜관읍. 경부선 왜관역이 있어 누군가에게는 칠곡보다는 왜관이라는 지명이 익숙하다. 왜관은 우리나라의 굴곡진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어낸 곳으로, 그 대표적인 현장 중 하나가 왜관철교다. 1905년 개통한 이 다리는 6.25전쟁 때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경간 1개가 폭파됐다.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호국의 다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칠곡의 명물인 이 다리를 한눈에 담기 좋은 뷰포인트는 바로 더브릿지라는 카페다. 카페 이름과 로고에도 왜관철교를 담았다. 낙동강 변에 들어선 더브릿지는 전면이 통창으로 이뤄지고 야외 테라스도 갖췄다. 그 덕에 어디에서든 시원한 강 뷰가 허락된다. 이곳의 낙동강 뷰가 특별한 건, 왜관철교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왜관철교 옆으로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왜관교, 왜관철교(호국의 다리)를 대체해 새로 건설한 현재의 왜관철교가 나란히 자리한다. 강 위로 색다른 3개의 다리가 지나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뷰도, 빵도 모두 합격!

베이커리 카페라는 본분에 충실하게 빵과 커피, 음료 메뉴를 알차게 구성했다. 크루아상, 스콘, 치아바타, 파운드 등 빵 종류가 다채롭다. 그중 영국산 바다 소금인 말돈 소금으로 맛을 낸 소금빵이 대표 메뉴이고, 보는 순간 맛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타코야끼 페이스트리가 이색 메뉴다. 마실 거리로는 커피 외에 장수 오미자로 만든 오미자차, 거제 유기농 유자로 만든 유자차, 누룽지를 가미한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동명지수변생태공원 옆
커피명가 동명레이크점

농업용 저수지인 동명저수지를 중심으로 꾸민 동명지수변생태공원은 호젓하게 산책하기 좋은 명소다. 현수교와 데크형 부잔교가 물길을 잇는 순환형 산책로를 조성했다.

물 위의 부잔교를 따라, 물 옆의 숲길을 따라 거니는 길, 저수지와 주변 산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풍광이 저절로 눈과 마음에 담긴다. 어둠이 내리면 현수교에 야간 조명이 들어오면서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좀 게을러지고 싶은 순간에는 동명저수지 뷰 맛집인 커피명가로 가자. 대구에서 시작해 경북 일대에서는 꽤 유명한 카페인 커피명가의 지점이 저수지 바로 옆에 들어서 있다. 걷지 않고 카페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전망을 즐길 수 있어 좋고, 유명한 커피명가의 메뉴를 그대로 맛볼 수 있어 또 좋다. 에스프레소에 달콤한 생크림으로 맛을 낸 명가치노가 가장 대표적인 메뉴다. 야외 테라스나 루프톱에 자리를 잡고 상쾌한 공기와 바람까지 온전하게 만끽해보자. 

●한미식당 옆
아메리칸레스토랑

역으로 ‘아메리칸레스토랑 옆 한미식당’이라고 써도 된다. 두 곳 모두 식당 자체가 여행지가 될 만한 힘을 가진 곳이다. 한미식당과 아메리칸레스토랑은 왜관 미군 부대 거리에 나란히 섰다. 두 식당 때문에 주말이면 미군보다 한국인들이 더 많이 보인다.

40년 넘게 영업해 온 한미식당은 <백종원의 3대 천왕>을 비롯해 여러 방송에 소개된 바 있다. 메뉴는 다양한 편. 버거, 함박스테이크, 왕돈가스, 스파게티, 불고기 라이스 등등. 베스트 1, 2, 3위는 코던블루, 치즈시내소, 한미버거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코던블루라는 이름이 생소한데, 얇게 두들긴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스모크 햄과 모차렐라 치즈를 넣어 돌돌 말아 튀긴 음식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치즈 롤 돈가스와 비슷한 듯 조금 다르다. 치즈시내소의 시내소는 오스트리아 대표 요리인 슈니첼(schnitzel)을 의미한다. 한미식당은 치즈와 양파를 곁들여 자신들만의 치즈시내소를 탄생시켰다. 

아메리칸레스토랑은 한미식당보다 메뉴가 단출하다.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샌드위치, 이렇게 3종류가 전부다. 메뉴도, 분위기도 딱 1970~80년대 경양식집 같다. 두툼한 국내산 돼지고기를 연육 과정을 거쳐 바삭하게 튀겨 낸 돈가스는 맛도 양도 풍성하다. 돈가스 옆에는 밥, 양배추 샐러드, 마카로니 샐러드 등이 함께 올라 푸짐함을 더한다. 육즙이 가득한 함박스테이크, 커다란 돈가스가 들어가는 샌드위치, 어느 하나 포기할 메뉴가 없다.


글·사진 김수진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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