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가 봉준호 감독에 쾌척한 2억 6600만 원짜리 가방의 정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대단한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후보에 오른 6개 부문 중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 그리고 최고 영예의 작품상까지 무려 4개의 상을 수상했는데요. 이 소식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축하 물결이 이어지고 있죠.
<기생충>은 아카데미 수상에 앞서 이미 유수의 영화제에서 입상했는데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골든글로브에서는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고, SAG(미국 영화배우 조합 시상식) 어워즈에서는 최고 영예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는 영화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이 높은 점수를 받았음을 증명하는데요. 외신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스포일러 기사를 읽지 말 것을 권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구성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 영화의 매력을 만끽하기 위해 N 차 관람하는 팬들도 상당하다는 소식이 들려오죠.
이렇듯 <기생충>이 예측하지 못했던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으면서 봉준호 감독과 관련된 모든 것이 화제입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이 받게 된 ‘오스카 가방’도 덩달아 화제가 되었는데요.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회사 Distinctive Assets는 2000년부터 20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된 후보 전원에게 초호화 선물 가방을 제공해 왔습니다. 이 가방에 담긴 서비스와 물건의 목록은 물론 총 가격도 매년 화제가 되었죠.
이 가방의 특징은 상을 받든 안 받든 모든 후보자에게 주어진다는 점인데요. 다만 남·여 주·조연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에 ‘초호화 상품’이 우선 제공되며 다른 부문 후보자들에게는 다소 금액이 낮은 부상이 제공된다는 차이점은 있죠.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지명, 수상한 봉준호 감독도 이 가방을 받게 되었습니다. 올해 ‘오스카 가방’ 1개의 가격은 무려 22만 5000달러(약 2억 6600만 원) 상당이라고 하는데요. 지난해에 비해 8만 달러 이상 총액이 뛰었죠.
‘오스카 가방’에서 가장 비싼 선물은 씨닉 크루즈(Scenic Cruises)의 12박 크루즈 투어입니다. 남극부터 지중해까지 도는 이 여행 상품의 가격은 7만 8190달러(한화 약 9천3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여행 관련 선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스페인 등대 호텔과 멕시코 초고급 리조트 투숙권에 제공되며, 럭셔리 스파에서도 머물 수 있죠. 또한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에게 2만 5000달러(한화 2천900만 원) 어치의 뷰티 및 안티에이징 시술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24K 도금된 만년필, 맞춤 브래지어, 심지어 의료용 소변 검사 키트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포함되어 있죠.
한때는 총액이 100만 달러를 호가했던 탓에 국세청의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돼 현재처럼 현물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는 ‘오스카 가방’. 당연하겠지만 수령인은 이 가방을 받은 후 모든 선물의 금전적 가치에 대해 소득세를 지불하게 됩니다.
한편 이렇게 만들어진 기프트 백을 거절한 배우도 있었는데요. 바로 지난해 영화 ‘더 와이프’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글렌 클로즈입니다. 그녀는 선물 수락을 거절하는 대신 자신의 이름으로 ‘오스카 가방’을 여성 자선단체에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증정 기간 20년 동안 선물을 거절한 단 한 명의 사람으로 알려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