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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3시간 대기’ 일본 점령 한국 디저트 가게, 지금은…

일본에서 설빙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사실 설빙이 일본에 상륙한지는 이미 꽤 시간이 흘렀는데요, 그럼에도 일본에서 설빙은 몇 시간이나 대기해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 한국 디저트 숍입니다. 일본 설빙 1호점이 열렸을 때는 무려 7시간 줄 서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좀 줄었지만, 이런 상황은 여전하다고 하죠. 그렇다면 1년이 지난 요즘은 좀 어떨까요?

줄 서야 먹을 수 있던 일본점

2016년 6월 30일 하라주쿠 1호점을 내며 해외 진출에 나섰습니다. 설빙은 숟가락 섞이는 걸 싫어하는 일본의 문화에도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고자 개인 접시와 1인분 메뉴를 제공하지 않는 전략을 사용했는데요, 의외로 대박이 났습니다. 일본인들이 아예 사람 수만큼 시켜서 먹었던 것이죠.

설빙은 일본에 2인분을 기본 메뉴로 했습니다. 양은 한국보다 적지만 가격은 20~30% 높게 책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설빙은 일본인들이 6~7시간 대기줄을 설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며 월 2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설빙은 2017년 후쿠오카 톈진에 2호점을, 7월에 센다이에 3호점을 열기에 이릅니다.

설빙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셀럽들의 SNS 단골 메뉴였습니다. 특히 인절미 빙수와 딸기 빙수의 인기가 높았는데요, 딸기 빙수는 하루 100개밖에 판매하지 않아 희귀성이 높았습니다. 딸기 빙수를 먹어보기 위해 수차례 설빙을 찾는 이들도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설빙, 파산하다?

“서울 가서 먹는 게 더 빠르다”라는 농담이 나올 만큼 일본에서 설빙의 인기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되었습니다. 이처럼 일본 진출이 성공으로 여겨진 가운데, 최근 일본 설빙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덮쳤습니다. 바로 일본 ‘설빙’이 폐점을 선언한 것이죠.

사실 설빙은 직접 일본에 진출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주)엠포리오에 운영을 맡겼었습니다. 엠포리오는 주로 브랜드 가방, 지갑 등 가죽 제품이나 잡화류를 취급하는 일본 기업으로, 해외 유명 브랜드를 일본 시장에 소개해 온 기업입니다.

설빙을 일본 전역에 6개까지 오픈하고 한때 상당한 매출을 올렸던 기업이지만, 최근 온라인 쇼핑 시장의 확대와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며 2019년부터 거액의 적자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업계는 엠프리오가 무리하게 잡화 사업을 확장하면서 경영 어려움을 겪다 무너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후 엠프리오는 채산성이 나쁜 점포를 닫으며 버텨왔지만 결국 2020년 파산을 맞이했습니다.

현황은 이렇습니다

한국의 설빙 자체는 견고하지만, 일본의 설빙 가맹점 운용사가 파산하면서 일본 ‘설빙’ 매장은 줄줄이 폐점에 들어섰습니다. 1월 31일 일본의 5개 점포는 ‘갑작스러운 폐점으로 폐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안내판과 함께 문을 닫았습니다. 1개 점포는 휴점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설빙이 갑자기 폐점하면서 SNS에는 일본 소비자들의 당황한 글이 잇달았습니다.

갑작스러운 폐점에 당황한 것은 소비자 뿐만이 아닙니다. 한 일본 설빙 직원은 ‘평소와 같이 일하다가 사흘 전 갑자기 폐점 소식을 들었다’라며 ‘사과도 없고 수당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설빙 철수 설도 덩달아 대두되었습니다. 설빙 측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매장 출수가 아닌 현지 협력 사업자 변경일 뿐’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설빙 자체의 문제가 아닌 현지 운영사의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 설빙은 엠포리오를 대체할 파트너사를 찾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신규 파트너사가 있다”라며 “설빙은 한류 바람을 일으킨 일본 진출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신규 파트너사가 결정되면 일본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설빙의 먹튀?

일본 설빙의 폐점에 대해 최근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설빙이 먹튀했다’라는 글이 업로드되었습니다. 글은 ‘설빙 재팬은 본사 산하’, ‘폐점 공지는 2월 1일’, ‘1월 31일까지 한정 메뉴 트윗을 올린 걸로 보아 처음부터 먹튀작전을 꾸렸다’라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다만 설빙은 일본 진출을 위해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선택해 글의 내용은 설득력이 낮습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업체가 직접 진출하는 게 아닌 현지 사업자가 브랜드 운영 전반을 주도하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글의 내용대로라면 먹튀해서 설빙이 얻는 이익은 ‘1월분 인건비와 퇴직위로금’ 뿐입니다. 브랜드 가치와 가격을 월 매출 그리고 설빙의 인기를 조금만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는 가짜 뉴스입니다.

현재 폐점, 휴업 상태인 일본의 설빙 가맹점은 새로 선정될 파트너사가 이어받아 그대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미 파산한 엠프리오사가 설빙을 파산 직전까지 운영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일본 설빙의 매출이 여전히 건재함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새로운 일본 파트너사가 기존 직원들의 인건비를 책임지고 나설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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