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양파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에틸렌’ 고려해야
과일·채소는 신선함이 생명이지만 바쁜 생활 탓에 구매 후 바로 섭취하기는 쉽지 않다. 과일과 채소를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과일 성숙 호르몬’인 에틸렌을 적게 배출하도록 해야 한다.
신간 ‘똑똑한 식물학 잡학사전’(다나카 오사무·사람과나무사이·1만8000원)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에서 배출되는 기체인 에틸렌은 선도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이 때문에 시금치를 오래 보관하려면 에틸렌 배출이 적어지도록 뿌리를 아래 쪽으로 해 세워 놓으면 된다. 시금치가 자랄 때 자세를 유지해주면 에틸렌 발생이 적어진다. 시금치 외에 쑥갓, 아스파라거스, 파, 양배추, 양파도 동일하다.
반면 오이, 가지, 피망, 무, 당근은 눕혀 놓든 거꾸로 세워 놓든 에틸렌 발생량에 별 차이가 없다.
숙성된 사과가 에틸렌을 많이 방출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냉장고에 채소와 사과를 가까이 넣어두면 채소의 선도가 빠르게 사라진다. 상자 안에 잘 익은 사과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따로 꺼내두는 것이 좋다. 배출된 에틸렌이 덜 익은 사과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에틸렌은 이 외에도 식물이 흙 속에서 발아할 때 줄기가 짧고 통통하고 튼실해지게 만든다. 식물이 접촉 자극을 느끼면 에틸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에틸렌은 줄기가 길게 자라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대신 몸을 통통하게 만든다.
흙 속 싹의 줄기가 짧고 튼실하게 성장해 흙을 떠밀고 올라올 수 있는 것은 에틸렌 덕분이다. 흙과의 접촉뿐 아니라 바람도 식물의 줄기를 짧고 통통하게 만든다. 바람이 불면 흔들림이라는 자극을 느껴 에틸렌이 발생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