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갈 만한 산 BEST 4
사진 황계복 |
구만산九萬山(785m) 구만폭포
영남알프스 서쪽의 여름 산행지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구만산은 통수골의 구만폭포가 여름 명소로 손꼽힌다. 일반인들은 폭포까지만 올랐다가 하산하는 것도 힘겨워하지만, 등산인들은 가인계곡과 통수골을 잇는 산행 또는 중앙능선으로 올랐다가 정상을 거쳐 통수골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구만폭포가 유명하지만 구만산은 바위협곡이 뻗어 있어 산세 자체가 수려하다. 물론 하이라이트는 통수골이며 벼락바위, 부석더미, 아들바위, 상여바위, 상투바위, 미역바위 같은 볼거리가 수두룩하다. 통수골의 장점은 여간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언제든 시원함을 내어준다.
설악산 계곡의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립공원이 아니기에 물속에 풍덩 뛰어들 수 있어 보는 계곡이 아닌 피부로 즐기는 계곡으로 권할 만하다. 중앙능선으로 올랐다가 통수골로 하산하는 원점회귀는 12km이며 6시간 정도 걸린다.
황계복 부산산악연맹 자문위원 |
웅석봉熊石峰(1,099m) 백운동계곡
지리산에 가려진 명산이다. 경남 산청군에서 군립공원으로 지정했을 정도로 산세가 크고 빼어나며, 지리산 천왕봉을 마주보고 있다. 지리산처럼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었는데 8월의 주인공은 웅석봉 정상이 아닌, 백운동계곡이다.
계곡이 정상에서 6km 이상 떨어져 있고, 원점회귀 어려운 직선 산세와 폭염을 감안하면, 계곡만 둘러보고 물놀이를 즐기다 가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곳은 남명南冥 조식(1501~1572) 선생의 계곡으로도 불린다. 웅석봉 남릉에서 능선이 길게 갈라지며 생긴 5km의 긴 계곡으로 조식 선생이 즐겨 찾아 그와 관련된 지명이 계곡 곳곳에 남아 있다.
반듯한 암반을 따라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있어, 여름 한나절 머무르기 안성맞춤이다. 상류로 갈수록 피서객은 줄어든다. 산행을 원할 경우 계곡 상류에서 서쪽 지능선의 용무림산(793m)과 용무림재를 거쳐 계곡으로 돌아오는 10km 코스가 추천할 만하다. 정상에는 ‘용무림산’ 팻말이 있을 뿐 조망은 없다. 용무림산을 비롯 이방산, 수양산 같은 봉우리가 있으나 독립된 산이라기보다 웅석봉의 위성봉으로 보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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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태산芳台山(1,435m) 아침가리골
이보다 시원한 계곡은 없다. 물의 온도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화려한 계곡도 공원이란 이름에 묶여 발조차 담글 수 없다면 빛 좋은 개살구.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방태산 아침가리골은 발 담그고 첨벙첨벙 걸을 수 있는 합법적인 코스가 6km 이어진다. 15년 전부터 여름 계곡 트레킹의 대명사가 된, 스타 계곡.
방태산은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피란처 일곱 곳’인 삼둔(생둔, 월둔, 달둔)과 사가리(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 곁가리)를 품은 심산유곡이다. 사가리 중 아침가리가 가장 완만해 걷기 좋고, 깊은 곳도 성인 가슴 정도의 수심이라 여름 트레킹의 국가대표급 골짜기로 불린다.
임도를 만나는 조경동다리가 트레킹 종점이며, 여기서 임도를 따라 방동약수를 거쳐 방동교로 하산하거나, 아침가리골을 되돌아 나가는 방법이 있다. 12km이며 6시간 정도 걸린다. 휴대폰 통화가 되지 않는 곳이 있어 악천후 출입을 삼가야 하며, 샌들, 방수배낭, 수건,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야 한다.
덕적도 비조봉飛鳥峰(292m)
섬 여행의 낭만, 산행의 시원함, 바다 해수욕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1석3조 여행지다. 인천과 안산에서 배를 타야 닿는 섬 덕적도(인천시 옹진군 덕적면)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휴가 명섬. 인천과 경기 앞 바다 40여 개의 섬을 덕적군도라 부르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일대에서 가장 큰 대장 섬이며 교통의 중심이다. 외곽 섬들은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고 간다.
서포리해변, 밧지름해변, 다리가 연결된 소야도의 떼뿌리해변은 청정해변으로, 수도권이 아닌 먼 오지에 온 것 같은 분위기다.
산행은 선착장에서 찻길을 따라 1.8km 이동해 진리성당에서 입산한 뒤 망재를 거쳐 비조봉飛鳥峰(292m)에 오르는 코스다. 날아가는 새를 닮은 산세라 이름이 유래하며 정상에 정자가 있어 전망대 역할을 한다. 국사봉(314m)이 섬 최고봉이지만 군 시설물이 있어 비조봉이 산행의 정상 역할을 한다. 하산은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서포리해수욕장 인근의 도로에 닿는다. 선착장에서 서포리해수욕장을 잇는 자연스런 여름 산행이 가능하다. 선착장에서 곧장 마을버스를 타고 서포리해수욕장에서 하차해 텐트를 치고, 정상을 다녀오는 방법도 효율적이다.
월간산 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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