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 잡고 염분 줄인 ‘어간장’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요리에 간을 맞추거나 더 깊은 맛을 낼 때 필요한 게 간장이다.
생선이 풍부한 해안 지역에서는 콩이 아닌 멸치나 까나리 등을 넣어 발효시킨 액젓(어간장)을 주로 담근다.
어간장은 콩으로 만든 간장과 달리 생선 특징이 더해져 음식에 깊은 맛을 내게 한다. 김장할 때 필요한 재료이기도 하다.
어간장은 멸치 등에 보통 20% 이상 소금을 혼합해 2년 정도 발효 기간을 거친다. 소금을 20% 이하로 줄이면 썩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발효 과정에서 특유의 비린내가 발생하고,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단점으로 지적된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삼투압을 결정해 혈액량을 조절하는데, 과잉 섭취할 경우 혈압상승 및 고혈압 발생을 유발할 수 있다.
어간장의 비린내는 잡고 염분을 줄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술을 빚을 때 쓰는 효모인 입국(전통 청주발효균주)을 활용해 액젓의 염도와 비린내를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식품연구원 김병목 박사팀에 따르면 전통 청주발효균주로 액젓을 제조할 경우 일반 액젓보다 식염농도는 30% 이상, 비린내는 80% 이상 줄어든다.
이는 전통 청주발효균주가 초기 발효 과정에서 산성도를 낮추고 과도한 휘발성염기질소의 생성을 억제한 결과라고 김 박사팀은 설명했다.
김경탁 식품연구원 전략기술연구본부장은 “김치의 글로벌화에 따라 액젓의 저염화 및 품질 고급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전통 액젓 제조방식에 기반한 기술 현대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간장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암, 신경독성, 아토피, 식중독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히스타민도 생성된다.
국내에 시판되는 어간장 대부분은 히스타민 함량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인 1㎏당 400㎎ 이상이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제재 기준이 없다.
히스타민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의도적 생성 유해 화학물질’로 규정한 것으로, 제조자가 고의로 만드는 게 아닌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물질이다.
최근 부경대 어간장 연구소는 고등어를 원재료로 하면서도 비린내가 없고 유해 성분을 줄인 어간장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연구소는 ‘마쇄처리와 중온발효를 이용한 생선 액젓의 속성 제조방법’이라는 특허 발효 기술을 통해 고등어 어간장 제조에 성공했다.
이 어간장은 생선과 천일염만으로 발효시킨 100% 원액으로 감칠맛이 진하고,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또 히스타민 함량을 국제 기준치의 60분의 1 수준인 ㎏당 6.7㎎으로까지 줄였다. 중온발효 기술을 통해 2년가량 걸리던 어간장의 발효 기간도 수개월로 단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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