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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김수현 같냐고요? 정신 병원에서 일하는 현실은 이렇습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수현으로 화제

보호사로 불리지만 정식 명칭 없어

연봉 2,400~2,600만 원 선

환자 보호자, 조무사에게 무시당하기도

폭행, 가학 행위로 논란 위에 올라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배우 김수현은 자폐증 환자 형을 살뜰히 챙기는 정신병원 보호사 문강태 역을 연기했습니다. 극중 김수현 특유의 차분한 말투와 발 빠른 대응에 정신병원 보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 역시 뜨거웠죠. 이를 본 한 누리꾼은 "실제 정신병원 보호사들의 말투는 저렇지 않다. 오히려 더 강압적인 말투로 환자를 대한다."라며 또 다른 반응을 보였는데요. 실제로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는 보호사들은 어떻게 환자를 대하며 일하고 있을까요?

체격만 건장하면 OK? 정확한 명칭 없어

한국직업사전에 등록된 정식 명칭은 정신질환 치료 보조원이다.

정신병원에서 흔히 '보호사'로 불리는 이 직업의 정확한 명칭은 '정신질환 치료 보조원'으로 한국직업사전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환자 신변 관리, 치료 안내 및 진료 동생, 처방약 복용, 식사 시 음식을 먹여주거나 거절할 경우 원인 기록, 특이 행동이나 자해행위 등을 저지하거나 진정시키는 등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죠. 외부에서 병실로 들어올 때 금지 품목인 칼, 라이터 등을 확인하는 사전 검사 역시 이들에게 주어진 업무 중 하나입니다.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 치료진까지 보호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자격은 무엇일까요? 많은 체력을 요하는 업이다 보니 체격이 건장한 남성들을 선호하는데요. 보통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남학생들 중 일부가 간호조무사 자격증과 사회복지사 2급을 활용해 정신 병동 보호사로 취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은 이러한 자격증이 필요하지만 저임금으로 자격증 없이 보호사를 채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국립정신건강 센터(구 국립 정신병원)에서는 병원 부설로 정신 간호조무사 양성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18세에서 30세 이하 남성만 지원이 가능하고 교육비가 무료이기 때문에 자격증 취득 후 의무 근무 기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국공립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보호사들 역시 정해진 명칭이 없고 환자와 가장 가까이 지냄에도 별다른 교육, 자격 요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 의아함을 갖는 분들도 많습니다.

연봉 2,600~2,800만 원 선

정신과 보호사 채용 공고에 등록된 급여 수준 / 사람인

정신병원 보호사들의 연봉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 없습니다. 다만, 채용 공고를 통해 대략적인 연봉 수준을 알 수 있었는데요. 보통 2,400~2,600만 원 사이가 가장 많았습니다. 2교대, 3교대 등 근무 형태는 다양했으며 특별한 자격 요건이나 경력을 요구하지 않는 곳들도 자주 보였죠. 병원 일을 그만둔 한 보호사는 추가 수당 미지급은 물론, 연차가 쌓여도 임금이 항상 동결되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간호조무사 밑에 저희가 있어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선 이성을 잃은 환자들이 치료진을 위협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보통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임금은 더 높지만 환경이 더 열악합니다. 업무 강도는 병원 규모를 가리지 않고 매우 높은 편인데요. 24시간 환자들과 함께하며 보호사 1명이 맡는 환자 수 역시 상당합니다. 밤샘 근무를 하더라도 복지, 산재 처리는 꿈을 꿀 수 없는 상황이라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환자가 뱉은 침을 그대로 맞는다는 후기도 있었다.

보통 40~60대 연령층이 많아 젊은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사들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업무와 관련된 일이라면 상관없지만 간식 심부름, 걸레질 같은 허드렛일 역시 이들에게 따라오는 경우도 있죠. 보호사가 없으면 정신 병원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없음에도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이 내뱉는 인격 모욕적 발언이나 폭행 등도 견뎌내야 합니다.

성폭행, 가학 행위로 논란되기도

반대로 환자를 해치는 보호사들도 있습니다. 일부 정신병원과 보호사들은 정신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 욕설을 일삼거나 성폭행 등 가학적인 행위로 논란이 되기도 했죠. 피해를 입은 환자들은 감금, 폭행 등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정신장애인 학대 문제는 지속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나 개선되고 있진 않죠.

정신 질환 환자를 감금, 폭행하는 사건들이 자주 논란이 됐다.

과잉 격리 행동, 강박, 신체적 폭력, 욕설, 존엄성 침해, 인격 훼손 등 인권 침해 유형도 다양한데요. 전문가들은 원인을 의료인, 직원의 인력 부족 문제, 자의적 시행 문제, 처벌 목적 등으로 추측했습니다. 환자, 의료진 양측을 모두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적인 보호사 인력 양성과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글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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