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고기가 실제 고기보다 건강에 이로울까?
기사내용 요약 식물성 고기, 나트륨·포화 지방 함량 높을 수도
【뉴욕=AP/뉴시스】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촬영한 식물성 고기 햄버거와 기존 햄버거 비교 사진. 2019.05.14. |
최근 건강·윤리·환경보호 등의 이유로 식물성 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체육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52억원(약 1930만 달러)에서 2025년 295억원(약 226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물성 대체육은 식물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형태와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다.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은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정제 과정에서 인체에 유익한 유효 성분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식물성 고기의 기본 재료는 식물(대개 콩·완두콩·밀)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고도로 정제된 농작물이다. 이 정제 과정에서 원래 농작물에 든 식이섬유·비타민 B군·미네랄·불포화 지방·폴리페놀 등이 상당량 사라진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명예교수는 "고기에는 단백질·비타민 B12·아연·오메가3 지방 등 소중한 영양소가 식물성 고기보다 더 많이 들어있다"며 "고기 단백질은 우리 신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9가지가 모든 든 완전 단백질이지만, 식물성 고기의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한둘이 빠진 불완전 단백질"이라고 설명했다.
또 웰빙과 안전성 면에서도 식물성 고기가 낫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부 식물성 고기에는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이 많이 함유됐다. 지난 2019년 호주에서 수행한 연구에서 나트륨 함량이 같은 무게의 고기보다 적은 식물성 고기는 전체의 4%에 불과했다.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 지방 함량이 높은 제품도 있다. 야자 기름·코코넛 기름 등 포화 지방의 함유율이 높은 식물성 지방이 식물성 고기 제조 과정에서 자주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 제조할 때 첨가물이 많이 사용된다. 식물성 고기를 만들 때 고기 맛을 내기 위해 식용 색소·첨가당·팽창제(카르기난 등) 등 각종 첨가제가 많이 들어간다.
식물성 고기가 고기보다 환경보호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축산 기술의 발달로 고기 고유의 맛을 만끽하면서도 환경까지 챙길 수 있게 됐다. 호서대 식품공학과 권대영 교수는 "소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목초·곡물을 섭취한 뒤 자신이 섭취한 단백질량보다 1.2배 많은 단백질을 사람에게 돌려준다"며 "소는 '업사이클링'(upcycling) 가축"이라고 설명했다.
업사이클러인 소를 기르는 축산업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 있는 산업으로 통한다. 메탄 등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고단백 소고기를 얻는 '지속 가능 축산'이 미국 등 축산 선진국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소고기 생산량은 4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소 사육 두수는 1975년보다 36%나 줄었다. 미국산 소고기는 세계에서 탄소 발자국이 가장 낮은 소고기 중 하나다. 현재 미국 축산업의 탄소 발자국은 1970년보다 9∼16% 낮아졌다.
서울대 최윤재 명예교수는 "미국 축산업이 탄소 발자국을 낮추고, 소고기 생산성을 대폭 높인 비결은 고품질 사료 제공, 열 스트레스 감소, 동물 유전학 개선, 생식 능력 향상, 성장 속도 증가 등 5가지"라며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미국 등 축산 선진국의 생산기술 개선 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sky03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