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먹고 가장 많이 죽은 음식은?
미숫가루나 국밥도 후루룩 먹으면 안 돼요
당시 영상 |
한 소녀가 엄마의 손을 붙잡고 약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여느 때의 어린아이들처럼 엄마는 저랑 대화를 하거나 약을 문의를 하였고, 소녀는 돌아다니면서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들여다 보았습니다.
물건도 들었다 놨다 반복하더니 탁자위에 올려진 서비스사탕을 한웅큼 집어 들었습니다. 엄마의 눈치에 몇 개를 도로 바구니로 밀어놓고 대여섯개쯤은 주머니로 가져갔다가 이내 한개를 꺼내들고 까서 입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온몸이 경직되며 엄마와 저를 번갈아 보다가 얼굴이 시뻘게지며 컥컥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직감했습니다. “기도에 걸렸구나" 약사는 의료인은 아니지만 준의료인으로서 하임리히법을 배우기는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시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물론 일반 의료인들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그래서 저는 몹시 당혹감을 느꼈고, 엄마의 불안감도 느꼈습니다. 숨을 쉬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119를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119가 오는 시간동안 소녀는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침착하게 배운 대로 ‘하임리히’를 실시하였습니다. 이내 사탕은 두 발 사이로 떨어지고 소녀는 다시 호흡과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저는 사탕을 약국에 비치하지 않았습니다.
◇ 하임리히법(Heimlich maneuver 또는 abdominal thrusts)
기도가 이물질로 인해 폐쇄되었을 때, 즉 기도이물이 있을 때 응급처치법이다. 서 있는 어른의 경우에는 뒤에서 시술자가 양팔로 환자를 뒤로부터 안듯이 잡고 칼돌기(검상돌기)와 배꼽 사이의 공간을 주먹 등으로 세게 밀어 올리거나 등을 세게 친다. 단 1세 미만의 영아에 대해서는 45도 각도로 하임리히를 시행하도록 한다.
방송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한 남자 방송 출연자분께서 가래떡을 드시다가 목에 걸려 기도 폐쇄에 의해 사망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응급처치를 못해서 사망했다는 기사를 봤을 때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은행이나 다른 매장에서 놓여진 사탕을 볼 때마다, 길거리에 파는 떡을 볼 때마다 위의 이야기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그리고 응급처치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우리는 흔히 응급처치라고 하면 인공호흡과 가슴압박을 많이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위중한 상황보다 기도폐쇄는 훨씬 더 일어나기가 쉽습니다. 위에서 말한 하임리히법은 쉽게 설명해 상기도 장애(기도폐쇄)치료법입니다. 명치 아래쪽과 배꼽 위쪽부분의 압박을 통해 기도에 걸린 물질을 순간적인 압력으로 위로 밀어 올리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자세는 아래 사진을 보시면 될 것입니다.
출처/MBN |
1974년 하임리히 헨리는 폐에 공기가 남아있으면 늑골 아래를 빠르게 위로 밀어 올려 식도에서 물체를 빼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당시 의료계는 이것을 수용 하지 않았고, 적십자사와 심장협회는 그후 10년 동안이나 등을 두드리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오늘날, 하임리히법은 성인을 위해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유아에게 있어서는 등을 두드리는 방식이 아직도 권장사항 입니다.
한국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음식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떡’ 입니다. 표면이 미끌미끌하여 목으로 잘 넘어가고, 점도가 뛰어나 오래 씹어야 잘게 쪼개어지기 때문에, 큰 덩어리의 상태에서 목으로 넘어갈 우려가 큽니다. 사탕도 마찬가지입니다. 표면이 미끌거리고 단단하기 때문에 역시 목으로 쉽게 넘어갑니다.
우리의 몸은 무엇인가 목으로 넘어갈 때 이것이 몸에 해가 된다는 판단을 하면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이물질 제거에 도움을 주는 ‘기도반사’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이나, 어린이들, 체력이 약한 노인 분들은 미처 기도반사가 일어나기 전에 기도폐쇄부터 일어나 당황하는 상황에 놓이기 쉽습니다.
한때 미숫가루나 곡류를 아침에 마시는 것이 건강하다고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음료에 희석하여 바로 마시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침 안에는 입에서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입에서 충분히 씹어서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와 만나게 한 뒤 비로소 소화기로 넘어가야 합니다. 미숫가루를 먹으면 이런 과정을 건너뛰는 것입니다. 몸은 이렇게 과학적이고 순차적으로 소화과정을 이루게 되어있습니다.
소화가 안될 때 죽을 먹거나, 국에 밥을 말아 먹을 때에도 똑같이 쌀이나 음식물을 충분히 씹고 삼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인가 급하게 먹는다는 것은 이런 과정의 시간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떡을 급하게 먹는 것과 사탕을 삼키는 일도 비슷한 맥락일 것입니다. 그래서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도 폐쇄와 같은 상황에 놓여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음식물을 섭취할 때에는 몸의 과정을 생각하며 오래 씹고, 천천히 삼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인의 평균 점심식사 시간이 15분이라고 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씹는 시간을 늘려 천천히 식사해보는 습관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임리히 법을 꼭 기억해두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