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카카오 제쳤다’ 요즘 입사 지원서 물밀듯 오고 있다는 기업 공개됐다
스타트업 채용 열기 뜨거워
지원 경쟁률 상위 20여 곳 모두 스타트업
성장 가능성, 파격적 보상 기대
유니콘 기업 신입 평균 연봉 약 3900만 원
지난해 서울 최상위권 대학의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김 모 씨는 지난 2월 국내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취업했습니다. 스펙만 놓고 보자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굵직한 IT기업을 골라갈 수 있는 정도였지만, 김 씨는 애초에 입사 초부터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스타트업에 취업하길 원했다는데요.
김 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최근 MZ 세대들을 중심으로 좋은 직장, 다니고 싶은 직장의 개념이 변하고 있습니다. 간판, 명성, 안정성 등의 이유로 대기업 선택을 당연시 여기던 기성세대와 달리 짧은 연혁이라 하더라도 성장 가능성과 확실한 보상이 보장된 스타트업으로 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인데요. MZ 세대들의 주도하에 예전과 판이하게 바뀌어가고 있는 채용시장의 변화를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사진출처_뉴스투데이 |
최근 국내 한 구인구직 플랫폼이 고객사 1만 곳 가운데 채용 규모가 50명 이상인 곳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지원 경쟁률 상위 20여 곳 모두 스타트업이 차지했는데요. 입사지원자들의 서류가 몰리는 기업 1위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마켓이 차지했으며, 가상화폐 거래소 두나무, 패션 앱 카카오스타일, 수공예 플랫폼 아이디어스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사진출처_tvN 드라마 ‘스타트업’ |
취업 준비생들의 스타트업 선호도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스타트업 모임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대학생들을 상대로 지난 10월 벌인 설문에서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이 30.5%로 전년 동기 대비 7.5%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응답자들의 31.1%는 빠른 성장으로 인한 성취감, 24.6%는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이유로 스타트업 취업을 꿈꾼다고 답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국내 한 벤처캐피털 임원 관계자는 “면접을 보다 보면 요즘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도 대기업으로 여겨진지 오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반드시 대기업에 입사해야 한다는 인식이 다소 줄어들면서 취준생들도 넥스트 유니콘을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는 것 같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_연합뉴스 |
업계에서는 스타트업들이 MZ 세대 구직자들을 흡수하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스톡옵션, 파격적인 연봉 인상률 등과 같은 획기적인 보상 체계를 꼽는데요. 국내 한 채용 플랫폼이 밝힌 바에 의하면 현재 국내 유니콘 13곳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약 3900만 원으로 대기업 평균 대졸 초임 연봉인 4690만 원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회사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판단하는 직원에게는 막대한 보상을 약속한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일례로 핀테크 스타트업 토스는 지난 2018년 전 직원에게 1억 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는데, 그 사이 기업가치가 오르면서 임직원들이 받은 주식 가치가 5억 원 수준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연봉 인상률도 파격적인데요. 국내 한 콘텐츠 스타트업은 2019년 3500만 원이던 4~6년 차 사원의 연봉을 올해 들어 82% 올린 6360만 원으로 인상했으며, 특히 국내 기업들이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개발자 직종의 연봉은 다른 직업군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입니다.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직방은 개발자 초봉으로 6천만 원을 제시하면서, 경력직 개발자에게는 수년간 다른 회사로 이직하지 않는 조건으로 최대 1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요.
사진출처_이뉴스투데이 |
이외 올해 개발자 공개채용 진행에 나선 카카오커머스의 경우 합격자에게 1억 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올해로 11년 차 IT 개발자는 “최근 채용인원 2명 개발자 구인공고를 냈는데 5천 통의 지원서가 몰렸다”라며 “작년만 해도 지원자가 100명 남짓했는데 스톡옵션, 연봉 인상률에 대한 소식이 언론에 자주 나니까 취준생들 사이에서 개발자 직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몰리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_시사저널 |
그렇다면 구직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트업은 과연 어떤 인재상을 선호할까요? 재단법인 ‘교육의 봄’은 올해 3월 ‘대한민국 기업의 채용, 어디까지 왔나? 시즌 2’라는 채용 포럼을 개최해 국내 스타트업들의 채용 절차, 인재상, 특징 등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우선 스타트업의 채용은 크게 일반 서류 전형과 면접전형으로 나누어져 다른 기업의 채용절차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요구하는 인재상이 뚜렷한 경우가 많아 채용 절차 과정에서 직무 기술서를 상세히 제공하면서 실무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별도의 과제를 내어주는 경우가 잦은데요.
또한, 학벌보단 직무 경험과 실무 기술을 가진 실전형 인재를 선호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조직의 문화와 잘 어우러질 수 있는지에 대한 ‘컬처핏’을 중시한다고 하는데요. 해당 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국내 한 스타트업 인사담당자는 “스타트업이 채용 과정에서 학벌을 보는 비율은 10% 내로 추정한다”라며 “구체적인 경험과 지원자가 갖추고 있는 실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대기업에서 매일 동일한 업무를 한 인턴 경험보다는 차라리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실패한 사례가 보다 매력적으로 여겨진다”라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대기업에 한정됐던 좋은 직장, 가고 싶은 직장에 대한 개념이 스타트업에도 옮겨붙고 있는 현 채용 시장 상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여러분들이 평소 눈여겨봤던 스타트업들의 독특한 기업문화, 복지체제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