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외워두면 100만 년 써먹는 건배사
매년 송년회 때면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건배사. 한번 알아두면 매년 응용해 사용할 수 있는, 유행 안 타는 건배사를 소개한다.
최근 대학 동창모임 송년회에 참석한 50대 김석환 씨. 송년회 참석 조건이 ‘회비+건배사’라는 말에 그는 열심히 인터넷에서 최신 유행 건배사를 검색했다.
마마무(‘마’음껏 ‘마’시되 ‘무’리하지 말자), 119(‘1’가지 술로 ‘1’차까지만 하고 ‘9’시엔 집에 가자) , 기숙사(‘기’분 좋게 ‘숙’취 없게 ‘사’이 좋게) 세 가지를 준비했다.
이 정도면 ‘인싸’ 소리 듣겠다며 의기양양 송년회에 참석했는데, 술잔이 몇순배 돌자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그가 준비했던 건배사를 친구들이 다 사용한 것. 당황한 그는 결국 ‘00을 위하여’라며 뻔한 건배사로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고 말았다.
김 씨의 사례는 나름 젊은 감각을 뽐내려고 애써 준비한 최신 유행 건배사의 안 좋은 사례다. 똑같은 건배사의 향연으로 송년모임이 참사(?)를 빚기도 한다. 이럴 때 안전장치는 유행 타지 않는 건배사다. 유행 타지 않는 건배사란 뻔한 건배사가 아니라 너무 튀지도 않고, 고리타분하지도 않으면서 어느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운 건배사다.
최근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 추천한 '유행 타지 않는 건배사'를 추려봤다. 송년모임 참석 전 주머니에 담겨 있는 숙취해소제처럼 남이 하지 않는, 유행 타지 않는 건배사로 든든한 기분을 만끽해보자.
Tip. 달인들의 건배사 공식
‘2 곱하기 8은?’이라는 질문에 본능적으로 16이라고 답할 수 있는 건 곱셈공식을 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건배사도 공식만 외우면 언제 어디서든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공식은 ‘감사 인사 → 연결 멘트 → 선창 후창’이다.
STEP 1. 감사 인사
건배사 하러 나가면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생각하는데 뇌용량의 80%를 써버린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건배사 처음은 “네, 고맙습니다”로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감사할 대상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한다.
감사할 대상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송년회 자리에서 제일 높은 분에게 감사하면 된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OO님께 우선 감사 말씀드립니다.” 앞 사람들이 이미 써먹은 멘트라 식상해졌다면 다른 감사의 대상을 찾는다. 무궁무진하다.
수소문해서 맛집 식당을 찾아 예약해준 사람, 맛있는 술을 열심히 말아주는 사람, 맛있는 고기를 제공해준 식당 사장님도 감사의 대상이다. 오히려 뜻밖의 인물에 대한 맥락 없는 감사가 더 먹힐 수 있다.
STEP 2. 연결 멘트
연결 멘트는 ‘~라는 의미에서’라는 어절을 주로 사용한다. 그날 모임의 취지에 따라 환송식에선 ‘OO님의 건승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단합 회식에선 ‘OOO팀의 단결을 기원하는 의미에서~’같은 연결 멘트를 사용한다.
STEP 3. 선창 후창
마지막으로 선창, 후창 멘트를 알려준다. “제가 ‘우리의 오랜 인연은’ 하면 ‘소중합니다’라고 화답해주세요” 하는 식이다. 건배 구호를 2절로 만들면 진정성이 더 가미된다. “우리의 인연은 소중합니다. 참으로 소중합니다”처럼 소중하다는 의미를 두 번 강조하는 식이다.
물론 이때 ‘드숑마숑’ ‘누나언니’같은 건배사 용어를 활용해도 좋다. 건배사 공식을 적용한 완전한 문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 전성기팀의 끈끈한 우정과 결속력이 끝없이 지속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제가 ‘우리의 오랜 인연은’ 하고 선창을 하면 ‘소중합니다’라고 화답해주세요.”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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