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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전 운영자 '와치맨'···檢은 고작 징역 3년6개월 구형 왜

검찰이 미성년자 등에 대한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유포한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의 전 운영자 '와치맨'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전에도 음란물을 유포해 집행유예 기간이었는데도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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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지난 19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와치맨' 전모(38)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전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음란물 사이트 만들고 '감시자'로 운영


그는 지난해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해외 서버 호스팅 서버를 이용해 음란물 등을 게시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했다. 이 사이트는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손쉽게 접속이 가능한데 여기에 음란물을 올리고 후원금 등을 모집했다.


전씨는 이 사이트 게시판에 음란물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몰래카메라 영상의 캡처 영상을 올리고, 영상의 출처와 영상 속 여성의 신상에 관한 알 수 있는 정보 등을 올리기도 했다. 불법 촬영물과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게 됐을 때의 대응방안,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방법 등도 올렸다.


전씨는 이 사이트에 '감시자'라는 운영자 계정으로 접속했다. 인터넷 음란 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 받아 소지하고 있던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을 올리면서 피해자들의 인적사항을 추리하는 내용도 함께 올렸다.



텔레그램에선 '고담방'…이동·청소년 관련 음란물도


전씨는 지난해 4~5월 사이에 텔레그램에 단체 대화방인 '고담방'을 만들었다. 텔레그램의 경우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렵고 추적이 되더라도 자체 보안성으로 증거 인멸이 쉽고 단체대화방을 통해 비밀스럽게 음란물을 배포, 전시, 공유, 판매할 수 있는 점을 노렸다. 전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고담방'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접속 링크를 제시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텔레그램 방에 들어오도록 했다.


그리고 이 텔레그램 방에 올라온 성 착취 사진·영상이나 음란 사진·동영상을 자신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전씨가 만든 텔레그램 '고담방'에 올라온 성 착취·음란 사진만 9099장, 동영상도 2301건 등 1만1400건이나 된다.


이중 사진 95장과 동영상 12개는 아동·청소년과 관련된 음란물이었다. 이를 확인한 검찰은 전씨에게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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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에도 음란물 등 유포


앞서 전씨는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게시한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텔레그램 등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가 밝혀지면서 지난달 추가 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총 3차례 이뤄진 재판 과정에서 12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씨는 2018년 6월에도 대구지법에서 음란물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를 기소할 당시에는 'n번방'과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다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링크 게시 외에 직접 음란물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3년 6개월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취업제한 7년을 구형했다"며 "하지만 수사 중인 이른바 '박사' 등 다른 음란물 제작·유포 사건과의 관련성과 공범 여부 추가 조사를 위해 오늘 법원에 변론 재개 신청을 한 상태다. 추가 조사와 공판 활동을 통해 죄질에 부합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음란물 유포 항의했다" 주장…다음 달 6일 변론 재개


다음달 9일 1심 선고를 예고했던 수원지법에도 검찰이 24일 신청한 변론 재개 신청을 받아들여 다음 달 6일 오후 4시40분부터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


전씨의 변호인 측은 "갓갓’이 n번방을 운영했고 전씨는 텔레그램 링크가 있던 방(‘고담방’)을 운영한 것으로 안다”며 "전씨는 오히려 음란물 유포에 항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n번방을 처음 만든 인물인 '갓갓'이라는 닉네임 사용자를 뒤쫓고 있다. n번방의 연장 선상에서 만들어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이미 구속됐다.


최모란·채혜선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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