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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초등생 성폭행한 학원장 징역 8년…“말투 보면 미성년 판단 충분히 가능”

음료수에 소주 2잔 타 먹인 뒤

양손 못 움직이게 해 성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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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10살 초등학생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해오던 30대 보습학원 원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이 학원장은 줄곧 피해자가 만 13세 미만인 줄 몰랐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송승훈)는 2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모 보습학원 원장 이모(34)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이씨에게 5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10년간 아동·청소년과 관련한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고 피해자가 받았을 당시 심리적 압박 등에 비춰보면 강간 수준의 협박과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34세인 피고인이 10세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으며,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는 사실도 알기 어려웠다고 주장했으나, 진술녹화 CD나 사진만 보더라도 피해자의 말투나 어휘 등에 비춰 만 13세 미만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만 10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성폭행해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보습학원 원장으로 학생들을 자주 접하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2시간가량 술을 마시면서 10세에 불과한 아이를 성인으로 착각했다고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가 성인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다가 고등학생 정도로 보였다고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매우 심한 육체·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피해 복구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지난 4월 24일 자신의 주거지에서 A양(10)에게 음료수를 탄 소주 2잔을 먹인 뒤, 양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보습학원 원장으로 평소 채팅앱을 접속해 여성들과 대화를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범행 당일 평소 이용하던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A양을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집으로 데리고 가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건 발생 당시 B양이 만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사실을 알지 못했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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