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월급이 왜 많나” 與 시의원 발언 논란
이동호 부산시의회 의원. [사진 이동호 의원 블로그] |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열린 제276회 부산시의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부산시 남항 관리사업소에서 18년 동안 일한 A환경미화원의 사례를 들며 연봉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분이 18년 근무했는데 월 급여가 542만4000원이다. 연봉으로는 6500만원 상당”이라며 “연봉이 6500만원이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미화원이) 전문직도 아니고, 전문기술을 요구하는 직책도 아니고, 시험을 치고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들어오는 직종도 아닌데 같은 근무 연수 공무원보다 (급여가) 많다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제276회 부산시의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동호 부산시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그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환경미화원과 공무원 사이에선 거센 반발이 나왔다.
송성훈 부산시자치단체노동조합 시청지부 지부장은 지난달 28일 이 의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이 의원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송 지부장은 “이분은 퇴직금을 중간에 한 번 정산했다. 1995년 입사해 30년 가까이 국가와 시민을 위해 근무했다”며 “30여년 한평생 주6일 밤낮 주말도 없이 힘든 삶을 사는 환경미화원들이 세금을 축내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보이냐”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A환경미화원이 받았다는 급여 524만4000원에는 1년에 한 번 지급되는 성과상여금 백여만 원이 포함돼있다.
송 지부장은 “‘환경미화원 급여가 백 몇십만 원 정도면 수긍하겠는데 이렇게 많이 받을 줄 몰랐다’는 이 의원 말을 듣고 의원님 마인드가 어떤지 판단이 된다”라고도 적었다.
이후 이 의원 홈페이지에는 송 지부장이 올린 글 외에도 이 의원 발언에 항의하는 글이 300여개 올라왔다. 전국환경공무직연합 네이버 카페에도 이 의원 발언을 지적하는 글이 여럿 올라오기도 했다.
결국 이 의원은 지난 2일 부산시 자치단체 노동조합을 방문해 “환경미화원과 공무직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의욕이 너무 과해 정제되지 못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반성하겠다”며 “많은 환경미화원과 공무직 가족들에게 자존심과 마음의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 환경미화원과 공무직 여러분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예결위 시 제 발언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 의원의 말을 듣고 가슴에 멍이 맺혔다”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차후에라도 보여달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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