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맛보면 손뼉 치게 만드는 카레 맛의 비결은
[쿠킹]
애지중지 키운 아이의 독립은 엄마에게도 큰 숙제입니다. ‘오늘 하루는 뭘 먹었을까’ ‘또 컵라면이나 배달 피자로 한 끼를 대충 때우지는 않았을까’ 품에서 떠나보내도 늘 자식의 끼니 걱정뿐입니다. 홍여림씨가 3년 전 독립한 딸이 한 끼라도 제대로 된 밥을 해 먹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맨날 사먹을 순 없잖아』라는 책을 펴낸 이유입니다. 한 두가지씩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나다보면 어느새 집밥이 부담스러운 존재만은 아니니까요. 쿠킹은 책의 다양한 요리 중, 특히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너무 복잡하거나 오래 걸리지 않는 레시피를 골라 소개합니다.
엄마가 알려주는 집밥 ⑤ 토마토 카레 라이스
토마토와 카레는 의외의 조합 같지만 무척 잘 어울린다. 사진 홍여림 |
언제 먹어도 맛있는 요리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전 카레입니다. 소고기나 닭고기, 아니면 채소만 넣어도 각각의 맛이 있거든요. 요즘은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제품도 많이 나와 간편하게 즐길 수 있지만, 재료를 넣고 푹 끓여 만든 그 맛은 편리함과 맞바꿀 수 없는 맛이죠.
집집마다 카레 레시피가 다른데, 저도 저만의 비법이 있습니다. 바로 토마토예요. ‘카레에 토마토를?’ 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막상 만들어보면 의외의 궁합에 손뼉을 치게 될 거예요. 토마토 특유의 새콤한 맛이 카레의 풍미와 어우러져서, 때론 양식 같기도 하고 때론 일식 같기도 한 독특한 맛이 나거든요.
토마토는 방울토마토를 사용해도 좋은데, 편리하게 만들려면 큰 토마토가 좋아요. 4등분 해서 넣어 끓이면 자연스럽게 껍질이 벗겨지면서 카레 위로 떠오르거든요. 또 카레를 만들 땐, 양파를 넉넉히 넣고 버터와 함께 뭉근하게 볶아주세요. 양파가 연갈색이 될 때까지 캐러멜 라이징하는 과정이 중요한데요, 이렇게 하면 양파의 달큰한 맛이 우러나와 카레의 육수 역할을 하게 되어요. 고기와 감자 다른 채소들은 양파가 충분히 캐러멜 라이징 된 후에 넣어주세요.
카레에 넣으면 풍미를 더해주는 토마토. 사진 픽사베이 |
참! 토마토 카레가 아니더라도, 카레 만들 땐 국룰이 있죠. 한번 먹을 만큼 적은 양이 아니라 큰 냄비에 가득 만드는 거예요. 고기와 채소를 넣고 푹 끓이는 카레 같은 음식은 소량으로 만들 때보다 큰 냄비에 재료를 듬뿍 넣고 한꺼번에 만들어야 훨씬 맛이 좋거든요. 카레를 만들 계획이라면, 친구나 가족을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열어보는 것도 좋아요. 물론 넉넉하게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하면 일주일 정도는 보관이 가능하니까 허기진 날, 시간에 쫓길 때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도 있죠. 완성한 카레 위엔 참깨를 뿌리거나 샬롯(미니 양파) 튀김을 올려서 바삭한 식감을 더하는 것도 좋아요. 고슬고슬한 밥에 재료를 듬뿍 넣어 끓이는 카레와 김치의 조합, 이만큼 호사스러운 집밥이 없겠죠.
Today`s Recipe 토마토 카레 라이스
토마토는 방울토마토는 미리 껍질을 제거하고, 큰 토마토는 그대로 넣어 끓이면 된다. 사진 홍여림 |
“토마토 카레는 일반 카레보다 조금 더 묽게 끓여서, 카레 국물에 토마토가 뭉근하게 섞이도록 해주세요. 이렇게 토마토를 약불에서 뭉근하게 끓이면 새콤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나거든요. 방울토마토를 사용할 땐, 먹을 때 껍질이 거슬릴 수 있으므로 미리 십자로 칼집을 내어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벗겨 넣어주세요.”
재료 준비
토마토카레의 재료. 사진 홍여림 |
재료 : 시판 카레 분말 혹은 고체 카레 4인분(고형 1블럭) , 분량의 물(카레 브랜드와 제품마다 포장에 권장하는 물의 양) , 감자 2개, 양파 1개, 소고기나 닭고기 40~50g(한입 크기로 잘랐을 때 1컵), 토마토 1개(홀토마토의 경우), 버터 1조각, 당근 1/2개, 식용유 1큰술
만드는 법
1. 양파는 잘게 채 썬다
2. 달군 팬에 버터와 오일, 1의 양파를 넣고 함께 볶는다.
3. 양파가 노릇하게 캐러멜 라이징 되도록 약불에서 저어 타지 않게 익혀준다.
4. 고기를 한입 크기로 잘라 핏물이 없어질 때까지 같이 볶아준다.
5. 고기가 익으면 토마토·감자·양파를 넣고 볶아준다.
6. 분량의 카레를 미리 물에 섞어 준비해도 되고 ⑤의 냄비에 같이 넣고 끓여도 된다.
다만 고체 카레의 경우 잘 섞여 뭉침이 없도록 저어준다. 이때 토마토 껍질이 분리되면 건져내면 된다.
7. 중불에서 끓이다 끓으면 중약불로 줄여서 10분 이상 뭉근하게 익혀 감자·당근이 모두 푹 익도록 해준다.
8. 밥 위에 카레를 올리고 취향에 따라 참깨나 샬롯 튀김을 뿌려 준다.
홍여림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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