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공개' 설렌다…짧아진 가을, 소수에게만 허락된 단풍 명소
짧아지는 가을, 단풍철에만 임시 개방하는 한국 최초 수목원에서 단풍을 만끽해보세요.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은 이달 18일 꼭꼭 숨겨둔 비밀의 정원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신청한 15명만 해설사와 함께 정원을 관람할 수 있다. 사진 국립수목원 |
기후 위기 탓에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단풍을 감상할 시간이 촉박하니 조바심이 난다. 단풍놀이도 아무 데로나 갈 순 없겠다. 올가을 처음 공개하는 숲길, 단풍철에만 임시 개방하는 한국 최초의 수목원. 이런 곳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찾아가 봐도 좋을 테다.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단풍을 감상할 이색 명소를 소개한다.
최초 vs 최초
국립수목원 비밀의 정원은 약 300m를 걸으며 비밀스러운 풍경을 감상한다. 사진 국립수목원 |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은 이달 18일 최초로 ‘비밀의 정원’을 공개했다. 560년 역사를 자랑하는 광릉숲의 비밀한 사연을 간직한 숲이다. 전나무 숲길 안쪽에 약 300m 길이의 신규 탐방로를 조성했다. 통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윽한 분위기의 오솔길이 나타난다. 서어나무·졸참나무·당단풍 등이 우거진 숲 안쪽에 수령 약 350년에 달하는 밤나무가 살고 있다. 비밀의 정원은 아무나 아무 때나 들어갈 수 없다. ‘숲해설센터’에서 회당 15명만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 주중에는 오전 10시, 주말에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해설사와 함께 출발해 약 1시간 관람한다.
경기도 안양 관악산 자락에 자리한 서울대 관악수목원이 오는 11월 17일까지 시범 개방한다. 사진 안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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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 관악산 자락에 있는 서울대 관악수목원은 1967년 설립한 한국 최초의 수목원이다. 연구·교육 목적의 수목원이어서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지만 제한적으로 문을 연다. 올해는 10월 19일 ~ 11월 17일 시범 개방한다. 면적이 15.5㎢에 달하는 관악수목원은 식물 약 1150종을 보유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단풍나무 길을 비롯해 수생식물원·관목원 등을 산책할 수 있다. 예약자는 산림 치유, 목공예, 숲 해설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안양시와 서울대는 관악수목원 완전 개방 시기를 조율 중이다.
소수에게만 허락된 비경
가을철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단풍낙엽산책길. 숲의 보호를 위해 평소 출입을 제한하는 곳이다. 사진 베어트리파크 |
세종 베어트리파크는 이달 19일부터 오는 11월 10일까지 단풍 축제를 진행한다. 이 기간에만 ‘단풍낙엽 산책길’을 개방한다. 평소 숲 보호를 위해 막아두는 산책길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우거졌다. 송파원의 고목과 분재원의 분재도 울긋불긋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특별 개방하는 산책길은 길지 않다. 약 20분간 산책하면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이색 전시도 볼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목공예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오는 11월 3일에는 재즈 가수 이주미의 공연도 볼 수 있다.
단풍 축제 기간에 화담숲을 방문하면 약 400종에 달하는 때깔 고운 단풍을 볼 수 있다. 사진 곤지암리조트 |
경기도 광주 화담숲도 11월 17일까지 단풍 축제를 개최한다. 화담숲은 내장단풍·당단풍 등 400여 종의 단풍나무를 보유한 수도권의 대표 단풍 명소다. 축제 기간에는 온라인을 통한 예약자만 입장할 수 있다. 시간당 1000명, 하루 1만명 이하로 입장객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올해 3월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화담채’에서 진행하는 분재 팝업 전시도 볼거리다. 도토리 모양의 ‘마들렌’과 우리 쌀로 구운 ‘쿠키 전병’ 같은 먹거리도 올가을 처음 선보인다.
남이섬은 배를 타고 단풍을 감상하는 단풍 크루즈를 운영한다. 사진 남이섬. |
강원도 춘천 남이섬도 빠뜨릴 수 없는 단풍 명소다. 남이풍원, 백풍밀원, 메타세쿼이아길 등 단풍 명소가 수두룩하고 서울 송파구에서 수거한 은행나뭇잎을 깔아둔 ‘송파은행나무길’이 있어서 늦가을까지 만추를 즐기기 좋다. 남이섬은 탐방객이 더 오래 섬에 머물며 단풍을 즐기도록 11월 17일까지 배 운항 시간을 조정한다. 섬으로 가는 첫 배가 오전 7시 30분 뜨고, 섬을 나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9시 30분 출발한다. 이달 8일까지 매주 목·금요일에는 크루즈를 타고 50분간 단풍을 감상하는 단풍 크루즈도 운영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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