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저격수 노승일 총선 출마 "적폐청산 아직 시도도 못해"
광주 광산을에서 무소속 도전
18일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
"무모한 도전과 적폐청산 계속"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내부고발자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광주광역시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한다. 그는 "무모한 도전이지만 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월 9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제7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중앙포토] |
노씨는 1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내년 4월 총선에 광주 광산을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며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국정농단을 폭로했던 것처럼 조직도 돈도 빽도 없지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노씨는 오는 18일 광주 광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제21대 총선 지역구 예비후보자 등록을 한다. 노씨가 출마하는 광주 광산을은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다.
노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적폐청산이 자신의 출마 이유라고 했다. 노씨는 "정권이 바뀌었다지만 적폐청산은 아직 시도도 못 해봤고 누군가는 계속 적폐청산을 이어가야 한다"며 "적폐를 폭로했던 입장에서 적폐와 끊임없이 싸워 제 가족과 국민이 안전하게 살 날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홀로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노씨는 지난 2018년 10월 광주에 정착하고 삼겹살집을 개업했지만,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에는 광주에서 살 집을 보수공사하던 도중 불이 나기도 했다. 노씨는 "화재로 옆집도 피해를 봐 새로 지어줬기 때문에 선거자금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씨는 청년들에게 도전하는 삶을 보여주려 한다. 노씨는 이어 "총선출마는 노승일의 무모한 도전이다"며 "청년들의 '실패'를 두려워해 쉽사리 무언가에 도전하지 못하는 데 아무런 정치적 기반 없이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제 모습에서 용기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국정농단을 폭로할 때도 주변 지인들이 살아있는 권력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순실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었다"며 "하지만 세상이 바뀐 만큼 무모한 도전이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가장 관심 있는 광주의 현안은 먹거리 산업과 일자리다. 노씨는 "광주의 젊은 인재들이 일자리가 없어 타지로 떠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소비도시인 광주를 어떻게 생산도시로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스포츠 분야'에 집중해 스포츠 산업을 광주의 신산업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계획이다.
자신이 사는 광주 광산구 임곡동 인근을 흐르는 황룡강을 염두에 둔 공약도 전했다. 노씨는 "황룡강을 문화가 흐르는 강으로 만들면서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시설을 갖추도록 하겠다"며 "모든 시설은 자연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연과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노씨는 황룡강 인근 폐기물처리장 사업허가에 반대하는 환경·사회활동을 펼친 바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노씨는 지난 8월 광주시 광산구 수완지구 인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46%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었다. 노씨는 "음주운전은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과 국민에게 평생 사죄하고 무릎 꿇겠다"고 했다.
노씨는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전공인 스포츠와 밀접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또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노씨는 "아무런 정치적 배경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 경선에 당선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돌풍을 일으켜 보고 당당히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고 싶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