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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국민연금에···모은돈 쓰다 82세에 '텅장' 된다

하나금융硏 국민연금 수급자 설문

은퇴 후 씀씀이 현역 시절 반토막

금융자산 소진 후 “대안없다”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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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노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은퇴한 고령자는 생활비의 절반을 예금과 적금으로 충당했다. 모아놓은 돈을 헐어 쓰다보니 82세가 되면 보유한 금융자산도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2일 펴낸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의 은퇴생활 보고서’에 실린 내용이다. 국민연금 수급자(65~74세) 65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자의 노후생활비용은 월 평균 201만원이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소 노후 생활비용(183만원)보다는 많았지만 여가활동비 등을 포함한 적정생활비용(264만원)에는 못 미쳤다. 여유로운 은퇴생활을 누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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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때와 비교하면 씀씀이는 반토막 났다. 응답자의 48.6%가 현재의 소비 수준이 은퇴 전 50% 밑으로 떨어졌다고 답했다. 30% 아래로 줄었다는 응답자도 15.8%나 됐다.

지갑이 얇아지면서 계층이 떨어졌다는 생각도 팽배했다. 은퇴 전 스스로를 상류층으로 생각했던 10명 중 9명이 계층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중산층(81.3%)과 저소득층(6.3%)이 됐다는 것이다.


은퇴자의 생활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자 중 75.7%는 50만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이상을 받는 경우는 5.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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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을 받더라도 수령액이 많지 않다보니 수급자들은 모아놓은 저금이나 근로소득에 의지하고 있었다. 생활비용 자금원(1~3위 합산)의 절반 가량은 예적금(50.2%)이 차지했다.


근로소득(42.6%)과 자식 및 친적의 지원(32.6%)가 뒤를 이었다. 국민연금의 비중은 25.3%에 불과했다. 때문에 국민연금 수급자의 61.5%는 연금 전액을 생활비로 쓰고 있었다.


예적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탓에 보유금융자산은 평균 82세에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없는 경우는 금융자산 소진 예상 시기가 76세로 훨씬 빨랐다. ‘100세 시대’에 노후 자금 여력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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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수령액이 부족하고 모아놓은 돈도 없어지지만 추가적인 자금 확보 방안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2.6%는 “(추가 자금 마련안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자녀 부양을 기대한다(33.8%)는 응답도 높았다.

선호하는 금융상품은 연금(19.5%)과 건강보험 상품(18%)을 꼽았다. 소득별 선호도는 엇갈렸다. 중산층은 안정적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을, 저소득층은 건강보험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주필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장은 “국민연금 수급자의 소비생활과 노후자금 운용에 대한 실태를 파악한 만큼 연령별ㆍ소득계층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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