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직원 130명에게 부업 허용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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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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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통업체에 다니는 마에다(40)씨는 퇴근 후 주 3일 중소기업 IT업체에서 일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인 마에다씨는 지난해부터 부업으로 일하면서 매월 약 10만엔의 소득을 벌고 있다. 단순히 본업 외의 추가 소득보다 값진 것은 성취감이다. 본업과 다른 새로운 분야에서 장래 커리어 대비해 능력과 스킬을 쌓을 수 있어 좋다.
마에다씨처럼 부업을 희망하는 노동자가 많다. 노동자에게 부업을 찾아주는 플랫폼이 등장하는 등 개인의 부업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노동자의 부업의향(2018년 전국취업실태 패널조사) 자료를 보면 정규직원 중 10.2%가 부업을 경험했고, 31.9%가 장래에 부업을 희망하고 있다. 부업 의향이 없는 사람은 57.9%. 즉 잠재적 부업 희망자가 40%를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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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이유, 소득증대와 성취감
현재 부업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생계유지(45.8%)와 저축금액 증대(35.6%)를 부업 이유로 꼽았다. 또한 새로운 지식과 경험 획득, 다양한 분야의 인맥형성, 능력발휘 등 개인의 성장기회가 그 뒤를 이었다. 부업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약 절반의 노동자들이 부업을 통해 개인적 성장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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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에 기업은 과거처럼 성장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직원의 부업 의향을 인정하고 부업을 성장 기회로써 활용토록 한다면 기업에도 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17년 3월 일본 중소기업청의 ‘겸업∙부업을 통한 창업과 신규사업 창출에 관한 연구회’는 부업이 기업과 노동자에게 많은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일 방식을 통해 대도시의 인재를 지역에서 활용한다면 도쿄에 집중된 인재를 지방으로 분산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한다.
먼저 부업을 통해 노동자는 소득을 늘릴 수 있다. 글로벌 경쟁 환경과 저성장 국면에서 많은 기업이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고 임금을 동결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대폭 임금을 인상할 수 없기 때문에 직원의 소득보전을 위해 부업과 겸업을 인정하는 현실이다. 직원은 부업과 겸업을 통해 본업에서 부족한 소득을 보충할 수 있다.
둘째, 직원은 부업을 통해 회사에서 얻을 수 없는 능력과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직원은 업무 시야를 넓히고, 능력을 개발할 수 있고, 회사 밖의 지식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업을 허용한 기업도 있다.
최근 급격한 기술혁신에 따른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회사에서 익힌 능력과 스킬이 급격하게 쓸모가 줄어드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 외부 경제환경에 맞춰 회사 내의 기술을 업데이트하고, 회사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부업을 권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동자 입장에서도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해 정년 후에도 건강하게 계속 일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본업 외에 2~3가지 기술을 익혀둔다면 퇴직 후 커리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셋째,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높일 수 있다. 부업을 하는 직원들은 2개 이상의 사업장에서 일하면서 재충전하는 기회를 갖는다. 동일한 장소에서 계속 일하면 작업이 정체되거나 시야가 좁아진다. 그러나 새로운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 지적 자극효과가 생긴다. 새로운 인맥은 업무 동기를 높여준다.
넷째, 인재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각종 조사를 보면 부업을 허용한 회사는 인재를 쉽게 확보하고 이직률도 크게 낮아졌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인광고를 내지 않고서도 블로그의 모집 광고만으로도 지원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그러나 일정한 노동자가 부업을 희망하고 있지만, 부업을 허용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 2017년 2월 ㈜리쿠르트 커리어가 발표한 ‘겸업∙부업에 대한 기업의 의식조사’결과에서도 부업을 추진하는 기업은 0.3%, 허용하는 기업은 22.6%였다. 2018년 부업실태를 조사한 자료를 보아도 부업∙겸업을 허용할 예정이 없는 기업은 75.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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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은 단순한 소득 증대에 한정하지 않고, 기업과 노동자에게 다양한 혁신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장래 인구감소와 노동력 부족 시대를 생각할 때 소득증대의 수단뿐만 아니라 시대에 맞는 능력과 스킬을 배우고,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이다.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다른 직장에서 부업을 하면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음을 일본 정부는 인정하고 있다. 이에 경제산업성은 부업 종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력 부족에 대응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최근 대기업도 부업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 현재 대기업 121개사 중 약 50%가 부업을 허용하고 있다. 2018년 100개 대기업 중에 부업을 허용하는 회사는 31.5%였지만, 1년 만에 부업을 허용하는 대기업이 절반에 도달한 것이다.
기업은 외부의 기술과 노하우 습득, 인재육성, 신규사업 개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직원에게는 성장기회와 동기부여(76.6%)가 되고, 제2 커리어 개발(45.7%)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부업을 긍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인재육성 차원에서 부업을 허용하거나 장려하고 있다. 주로 벤처기업과 IT기업들이다. 현재 일본의 지자체 공무원은 법률상 영리기업에서 부업을 할 수 없지만, 최근 인구감소로 노동인력이 부족한 효고현의 고베(神戸)시와 나라현의 이코마(生駒)시는 일정한 조건에서 부업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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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뱅크, 직원 130명에게 부업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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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는 부업을 허용한 대표적인 회사다. 2017년 11월 취업규정의 ‘부업의 원칙금지’를 개정해 본업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부업을 허용하고 있다. 부업에서 얻는 지식과 노하우를 지금까지 익힌 경험과 결합해 혁신을 창출하려는 취지다. 2017년 말에 130명의 직원에게 부업을 허용했다.
로토제약㈜은 상식의 틀을 넘어 도전할 수 있는 사외챌린지워크제도와 사내 더블잡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부업제도에 해당하는 사외챌린지워크제도는 매년 60명 이상의 직원이 응모하고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고 있다. 외부 인재와 일하면서 회사에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쌓으면서 개인적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내 더블잡 제도는 취업시간의 일부를 다른 부서에서 사용하는 제도다. 직원이 신청하면 해당 부서와 협의해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개인의 가능성을 넓히고, 다양한 사고와 일방식을 추구하는 직원을 늘린다는 취지다.
(주)MUGEUP는 일러스트, 3D, 영상의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하는 업체다. 직원에게 새로운 일 방식을 제안하는 차원에서 부업을 도입했다. 크리에이티브와 관련한 업무를 대상으로 부업을 허용해 직원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매월 소속 부서장에게 부업을 신고하면 부서장은 간단한 면담을 통해 부업의 내용과 부담을 경청하고 허용한다. 만약 근태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부업을 일시 중단한다. 외부의 다양한 경험이 직원의 창조성을 자극하고, 개인의 성장을 촉진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취지에서 부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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