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2020년부터 일본 하늘 난다
“차로 110분 거리 17분이면 간다”
도쿄서 ‘플라잉 택시’ 사업 설명회
일본선 정부 차원 적극 도입 나서
1대 3000억 개발비, 안전 등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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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앨리슨 우버엘레베이트 대표가 하늘을 나는 택시 ‘우버 에어’ 상품을 소개하며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띄우자 행사장 여기저기에서 스마트폰을 든 손이 올라왔다. 앨리슨 대표는 “현재 나리타 공항에서 하네다 공항까지 차량으로는 1시간 50분, 열차를 이용할 경우 1시간 37분이 걸리는데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0일 도쿄 토라노몬힐즈 안다즈호텔에서 열린 ‘2018 우버 엘리베이트 아시아·태평양 엑스포’에는 국내외 100여 명의 업계 관계자와 정부 인사, 기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장엔 VR(가상현실) 헤드셋을 쓰면 ‘플라잉 택시’를 체험할 수 있는 비행기 좌석이 놓여졌고, 현재 개발 중인 ‘우버 에어’ 모형도 전시됐다. 우버 엘리베이트는 세계적인 차량공유업체인 우버가 차세대 사업으로 발표한 ‘플라잉 택시’ 사업의 이름이다. 우버 엘리베이트는 2020년까지 시범사업을 거쳐 2023년엔 ‘플라잉 택시’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앨리슨 대표는 자사 ‘플라잉 택시’ 상품인 ‘우버 에어’를 내놓을 지역의 후보로 일본을 포함한 인도, 호주, 브라질, 프랑스 등 5곳을 발표했다. 일본을 ▶대규모 인구 ▶정부와 기업 등 지역 사회 협력 ▶지상 교통 네트워크와 효율적 연결이라는 조건이 충족되는 지역으로 본 것이다.
우버 엘리베이트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은 세계적 대중교통 시스템을 갖춘 국가로, 기술 및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들과 협력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행사장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를 비롯해 정관계 고위인사가 대거 참석해 ‘플라잉 택시’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히라키 다이사쿠 경제산업성 차관은 “일본은 비행 택시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비행택시가 도시 교통체증의 해소는 물론 재난 구호활동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플라잉 택시’ 사업 추진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29일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실현하기 위한 민관협의체 첫 회의가 열렸다. 경제산업성 등 관계 부처와 NEC, 우버 등 국내외 사업자와 연구개발진이 모여 향후 일본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대에 ‘플라잉 택시’의 실용화를 목표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올해 안으로 관련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실용화까지는 과제가 많다. 첫 회의에서 제시된 플라잉 택시 1대당 개발 비용은 100억~300억엔(약 994억원~약2982억원)에 이른다. 교통 규칙, 주차장 등 인프라 정비도 갖춰져야 한다. ‘우버 에어’의 경우 시속 240~320㎞의 속도로 높이 300~600m 상공을 비행하기 위해선 소음과 안전문제도 무엇보다 해결돼야 한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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