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이 사진' 하나 건지려고…100만원 방도 풀예약 됐다
집채만 한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서의 사진 한장. 이맘때 소셜미디어를 달구는 가장 흔한 인증사진이다. 올 연말에는 어느 불빛 아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길까. 지난해는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외관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로 수많은 인파를 몰리게 했다. 올해는 어떨까. 주요 테마파크와 호텔, 백화점이 연말 데이트‧나들이족을 겨냥해 일제히 크리스마스 장식을 마쳤다.
낮보다 화려한 테마파크
겨울철 롯데월드의 명물로 자리 잡은 매직캐슬의 미디어파사드. 매직캐슬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오버브릿지 전망대 앞은 평일에도 30분 가까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장진영 기자 |
이맘때 크리스마스‧연말 분위기를 가장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장소는 누가 뭐래도 테마파크다. 파크 곳곳이 갖가지 장식과 조형물로 꾸며지고, 공연도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바뀐다. 이를테면 겨울 롯데월드의 상징은 야외 매직캐슬이다. 41m 높이의 매직캐슬 외벽에 변화무쌍한 영상을 입히는 ‘3D 맵핑 쇼’ 덕분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2년 전 쇼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겨울 명물로 자리 잡았다”면서 “사진이 잘 나오는 오버브릿지 전망대 앞은 평일에도 30분 이상 줄을 서야 단독 사진을 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지난 1일 ‘스노우맨 월드’를 오픈했다. 2023년 토끼해를 앞두고 1만㎡(약 3000평) 규모의 포시즌스가든에 2023개 눈사람을 설치했다. 길이 7m 높이 4m 크기의 초대형 눈토끼 조형물도 눈길을 끈다. 불꽃, 레이저 조명, 특수효과, 영상, 음악 등이 어우러지는 멀티미디어 불꽃 쇼도 31일까지 포시즌스가든에서 매일 밤 열린다. 서울랜드는 날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매일 밤 하얀 눈을 뿌리는 야간 공연과 레이저 쇼를 벌인다. 아이들에겐 빛과 음악을 쏟아내는 높이 6m의 ‘슈퍼 미러볼’이 인기 만점이다.
별빛 반짝이는 축제
겨울 축제를 여는 쁘띠프랑스의 이탈리아마을. 피렌체 스타일의 '제페토 골목'은 눈이 오면 분위기가 더욱 그윽해진다. 사진 쁘띠프랑스 |
나들이 삼아 다녀가기 좋은 불꽃축제와 빛 축제도 곳곳에서 열린다. 경기도 가평 쁘띠프랑스는 내년 3월 5일까지 ‘피노키오&어린왕자별빛축제’를 연다. 쁘띠프랑스와 이웃한 이탈리아 마을 곳곳을 별빛 포토존을 꾸몄다. 10.8m 높이의 대형 피노키오 동상 앞, 이탈리아 피렌체를 연상케 하는 ‘제페토 골목’ 앞이 인기 포토존으로 통한다.
17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는 제17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다. 대형 불꽃 쇼와 광안대교 경관 조명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가 장관인 축제다. 축제 당일 광안리 일대는 극심한 혼잡을 빚는다. 광안리 일대 특급호텔의 경우 방값이 100만 원대까지 치솟지만, 이마저도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파크 하얏트 부산 관계자는 “호텔 내 레스토랑의 경우 불꽃축제가 잘 보이는 프리미엄 좌석은 이미 예약이 끝났다”며 “객실도 이미 80% 이상이 찼다”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지난달 시작한 ‘해운대 빛 축제’도 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광안대교의 전망의 호텔과 레스토랑, 카페 등은 부산불꽃축제 당일 엄청난 특수를 누린다. 사진은 파크 하얏트 부산 호텔의 레스토랑 '다이닝룸(32층)'의 창가 자리. 축제 당일 가장 먼저 자리가 빠지는 인기 좌석이다. 사진 파크 하얏트 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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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 허브아일랜드에서는 겨우내 ‘불빛동화축제’가 벌어진다. 해가 지는 오후 5시 정원 전체에 오색찬란한 불빛이 드리운다. ‘산타하우스’ ‘산타교회’ 등이 조성된 산타정원과 각종 허브가 심긴 플라워 정원이 인기 포토존이다.
특급호텔에서 우아하게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아이스링크. 우아한 분위기 덕에 이맘때 젊은 연인에 인기가 높은 장소다. 사진 그랜드 하얏트 서울 |
특급호텔도 화려한 겨울옷으로 갈아입는다. 테마파크만큼 규모가 크진 않지만 우아한 분위기가 독보적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아이스링크는 이맘때 대표적 데이트 코스로 꼽힌다. 수많은 꼬마전구와 눈사람으로 꾸며진 링크 위에서 얼음을 탈 수 있다. 화려한 조명과 남산 일대의 노을이 어우러지는 오후 5시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제주 신라호텔은 야외 정원을 수천 개 조명으로 장식했다. 은은한 조명 옷을 입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정원에 촘촘히 배치돼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로비 한편을 고급 크리스탈 작품과 꽃 장식으로 꾸몄다. 사진 포시즌스 호텔 서울 |
호텔이 비주얼에 가장 힘을 주는 장소는 로비다. 호텔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장소여서다. 당연히 크리스마스 때는 더욱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이번 연말 샹들리에를 비롯해 각종 크리스털 소품으로 로비를 장식했다. 명품 크리스털 브랜드로 유명한 ‘바카라’ 제품과 협업을 통해서다. 세계적인 플로리스트 니콜라이 버그만의 꽃장식까지 어우러져 있는데, 단연 MZ세대 여성에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찰스 H.’ 바에서는 1월 1일까지 40만 원 상당의 바카라 잔에 칵테일을 담아낸다.
그랜드 조선 제주는 호텔 라운지에 이른바 ‘산타 마을’을 미니어처로 조성했다. 정교하게 제작된 산타 마을에 앙증맞은 크기의 열차가 달리는데, 아이들의 인기 포토존이다. 시그니엘 서울 호텔 로비(79층)에는 4m 높이의 대형 트리가 버티고 있다. 휘닉스 평창 호텔 로비에는 은빛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와 백곰 인형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불 밝히는 백화점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외벽을 꾸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수많은 시민이 매일 저녁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뉴스1 |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파사드가 인증샷 성지로 뜨면서, 올해는 다른 백화점도 경쟁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에 나서고 있다. 일단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보다 두 배 더 스케일을 확장했다. LED 칩 350만 개를 사용해 본점 외벽에 크리스마스 영상을 띄우고 있다. 건물 맞은편인 회현 지하상가 1번 출구 앞이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인데, 요즘 저녁마다 장사진을 이룬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외벽에 100m 높이의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이고 있다. 1층 입구 쪽으로 포토존이 마련했는데, 화려한 색감과 정교한 소품들이 얼핏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케 한다.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은 5층에 크리스마스 콘셉트의 ‘H빌리지’를 조성했다. 13m 높이의 대형 트리를 비롯해 크리스마스트리만 120여 개에 이른다. 대형 트리 주변으로 갖은 크리스마스 소품과 디저트를 파는 오두막이 조성돼 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기존 5층 광장에 크리스마스 콘셉트의 H빌리지를 조성했다. 사진 현대백화점 그룹 |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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