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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저 마음에 안들죠" 이수진·나경원 '여적여' 만든 MBC

서울 동작을 이수진-나경원 후보 경합

“여자의 적은 여자로 묘사하는 것 불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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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제21대 총선 개표방송 도중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MBC는 15일 ‘출발! 비디오여행’의 대표 코너인 ‘영화 대 영화’ 형식을 차용한 ‘후보 대 후보’ 코너를 마련해 서울 동작을의 개표 상황을 전했다. 동작을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출구조사 결과 예상 득표율은 이 후보가 54%로 나 후보(43.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미리 준비한 개그맨과 성우 내레이션을 통해 판사 출신인 두 후보를 두고 여성 법관 출신 닮은꼴 매치라고 소개하며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2015년 MBC ‘띠동갑내기과외하기’ 촬영 당시 가수 예원과 배우 이태임 사이에서 욕설 논란으로 번진 발언이다. 해당 논란으로 두 사람은 각각 방송에서 하차하고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두 후보의 대결을 여성간 감정싸움으로 묘사한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수백여개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이모씨는 “구시대적으로 ‘여자의 적은 여자’(여적여) 프레임을 만드냐”며 “전체 후보 중 여성 비율이 19.1%인데 남성 후보끼리 붙을 때는 성별 관련 농담을 하지 않지 않는데 너무 불쾌하다”고 밝혔다. 김모씨는 “여성 정치인들의 경쟁을 여자와 여자의 시기 질투로 만들어버렸다”며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나오는데 무슨 생각으로 저런 대본을 쓴 거냐”고 지적했다.


공영방송에 걸맞지 않은 진행에 대한 정정과 사과를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장모씨는 “최근 개표방송이 정보전달보다 CG와 드립에 편중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여러 네티즌이 “종로 개표 방송을 하면서 ‘기 센 오빠들이 붙었다’ ‘형 저 마음에 안들죠’라고 했으면 바로 해명 방송을 진행했을 것”며 빠른 사과를 요구했다. “MBC는 시청자가 마음에 안들죠”라는 얘기도 나왔다.


MBC는 이를 수용해 개표방송 3부 마지막에 사과 멘트를 전했다. 성장경 앵커는 “서울 동작을의 개표 상황을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사용된 표현이 여성 혐오성 표현이라는 일부 시청자분들의 지적이 있었다”며 의도는 전혀 아니었으나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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