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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0원에 샀는데 매달 통신비 10만원…공짜폰의 비밀

그게머니

'갤럭시S20울트라 30만원' 'LG벨벳 0원'….


인터넷에는 최근 스마트폰을 헐값 또는 공짜로 살 수 있다는 광고 문구가 심심찮게 뜹니다. 이른바 '성지'로 불리는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선 직원이 현란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기기 값은 공짜, 추후 통장으로 현금을 넣어주겠다"고도 합니다. 최신폰을 '마이너스폰'으로 준다는 건데요.


하지만 공짜폰을 구매했는데 이상하게 매월 꼬박꼬박 10만원이 넘는 금액을 납부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요금 안내서에는 분명 0원이라고 했던 단말기 가격이 출고가 그대로 적혀 있기도 합니다. 구매처에 다시 물으면 '그들만의 계산법'을 늘어놓고 "0원에 구매한 게 맞다"고 되풀이합니다. 0원폰의 비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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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정체가 뭐야


=매월 납부하는 통신비는 단말기 할부금과 이통사 요금으로 구성된다. 출고가 159만5000원짜리 갤럭시S20 울트라를 사고 이통사의 8만원짜리 5G요금제에 가입했다면, 매월 단말기 할부금(6만6458원·24개월 약정시)과 통신요금 8만원을 더해 14만6458원을 납부하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통신비를 낮출 수 있는 '공식적인 할인'이 있다. 단말기 할부금은 '공시지원금'이, 통신 요금은 '선택약정 25% 할인'이 각각 적용된다. 소비자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고 중복 할인을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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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원금, 선택약정할인…뭘 선택해야 하나


=공시지원금은 단말기가 출시된 지 오래될수록, 비싼 요금제를 사용할수록 액수가 커진다. 최신폰인 갤럭시S20 울트라의 경우 8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하면 지원금이 50만원, 5만5000원 요금제면 25만원이다.


=선택약정할인은 무조건 한달 요금의 25%를 깎아준다. 8만5000원짜리 요금제면 24개월동안 51만원, 12만5000원 요금제면 75만원을 할인받는다.



#'최신폰 기기값 0원' 광고는 '요금할인'으로 눈속임


=최신폰은 공시지원금 규모가 작아 단말기값을 대폭 할인받는 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다수가 선택약정으로 요금을 할인 받는다.


=요금 할인율은 무조건 25%다. 요금이 비쌀수록 할인 액수도 커진다. 눈속임은 여기서 나온다. 요금할인을 기기값 할인으로 퉁치는 것이다.


=일례로 12만5000원짜리 요금제면 매월 3만1250원씩 요금할인을 받는데, 대리점에서는 24개월간 할인받은 총액인 75만원을 기기값에서 깎아준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여기에 카드 결합, 기기반납, 인터넷 결합, 약정기간 36개월 연장 등 수많은 할인 조건을 갖다붙인다. 이 조건들 역시 기기값이 아닌 요금에 적용되는 할인이다.


=결국 대리점이 주장하는 '0원폰'은 기기값이 공짜란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요금할인을 적용받아 공시지원금은 한푼도 받지 못해 단말기값은 출고가대로 가장 비싸게 구매한 셈이다. 대신 통신요금 2년치 할인 총액을 최대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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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돌려주는 '마이너스폰', 진짜일까


=요금할인과 기기할인을 동시에 적용받는 일도 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요금할인을 적용한 뒤 불법 보조금을 풀어 단말기값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대리점에서 가입자를 한 명 유치할때마다 이통사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판매 지원금'을 받는다. 원칙대로라면 판매 지원금은 대리점 수익이어야 하는데, 이를 고객유치를 위한 실탄으로 써버리는 것이다.


='성지폰' '빵집'으로 불리는 일부 대리점은 이같은 불법 보조금으로 단말기 값을 20만~30만원을 추가로 깎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지급해도 남는 장사다. 가입자당 요금의 6%는 대리점 수익이다. 또 가입자가 많을수록 이통사는 지원금을 할증해준다. 가입자에게 최대한 비싼 요금제를 쓰게 하고, 불법 보조금을 풀어서라도 많은 가입자를 모으는 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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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발품을 팔아가며 '성지'를 찾지만 피해도 적지않다. 불법보조금으로 추가 할인 또는 페이백을 약속해놓고 잠적하는 경우다. 불법이라 먹튀 피해를 호소할 수도 없어 주의해야 한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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