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산업, 다시 살아나다 #1
Summary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디스플레이 ‘강국이었습니다.’ 2018년 이후 중국 기업의 맹렬한 추격 탓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디스플레이 패널 ‘LCD’ 공급과잉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게 대규모 적자를 안겼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양사의 실적이 달라졌습니다. 다시금 디스플레이 시장의 왕좌를 탈환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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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도약 OLED
기술로도 넘기 힘든 중국의 벽 2018~2019년 사이 중국 디스플레이 제품 물량이 쏟아져(공급 과잉) LCD 가격은 추락했고, 이는 매출원가율 상승(80.7% → 92%)으로 이어져 대규모 적자를 낳았습니다. 뉴스에서 LG디스플레이㈜ 관련 소식으로 손쉽게 볼 수 있는 코멘트였습니다.
© 딥서치
실제로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LCD 패널 경쟁력 상실로 2020년 중국에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넘겨줍니다. 2017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2019년 최저점을 찍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생산자 측면에서 기술 및 자본 집약적인 특성과 대량 생산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잘’ 그리고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이익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원자재로 소비하는 TV와 컴퓨터 등 회사의 중간재를 납품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를 소비하는 디바이스 생산자들의 시장 수요와 디스플레이를 제조, 공급하는 경쟁자들의 공급량 조절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 됩니다. LCD 패널 값이 떨어진 계기는 중국 경쟁자의 가파른 성장이었고, 이는 ‘시장 침체’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중국 기업이 못 따라올 정도로 시장 지배력을 발휘하면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은 3가지 힘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중국 제품의 낮은 가격, 둘째, 중국 정부의 지원(정부 지원금), 그리고 마지막 중국 시장 자체 소비 규모입니다. 화웨이 등 TV와 핸드폰 생산기업이 많은 중국은 스스로 제1의 디스플레이 소비 국가입니다. 자국 제품에 대한 우호적(폐쇄적인) 시장을 형성하면, 국내 기업이 판로를 개척 또는 유지하기 힘듭니다.
© i-KIET 산업경제이슈 제126호 2021.12.17 보고서 中
효과 보이기 시작한 한국의 전략 한중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이미 2020년을 기점으로 역전된 상황입니다. 한국과 대만이 2위,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 42.6%까지 오른 중국 기업의 가파른 성장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꺼낸 카드가 바로 시장의 전환입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종류를 OLED로 고급화 하는 것입니다. LCD → OLED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아직은 중국에 앞선 기술력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는 생존 전략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QD-OLED 설비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LCD 공장의 단계적 철수도 예고하는 등 脫(탈) LCD를 선택합니다. 2019년 전 세계 LCD 시장 14%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적자’ 제품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OLED 사업 전환을 위해 Cinematic Sound OLED 및 월페이퍼 등 차별화 제품을 출시합니다.
© DART LG디스플레이 FY2021 사업보고서
2022년 현재 기점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OLED 시장을 선점했으며, 2021년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2.2조 원을 기록합니다. 디스플레이 호황이라 부르던 2013~2017년 시가에도 2.4조 원의 영업이익이 최고치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2021년 약 4.3조 원의 영업이익으로 2020년 대비 이익률 2배 상승을 이룹니다. 양사의 이런 좋은 실적은 OLED 관련 선제적 투자의 결실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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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디스플레이 VS LG디스플레이
구체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을 대표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최근 경영상태를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원가율 감소와 낮은 부채 삼성디스플레이㈜는 2012년 삼성전자㈜로부터 물적 분할하여, 신설된 회사입니다. 분할 후 에스엘시디㈜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흡수 합병합니다. 주된 사업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판매이며 대주주는 삼성전자(84.78%)입니다. 2대 주주로는 삼성SDI㈜가 15.22%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2021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 약 60조 원입니다. 자본 51조 원에 부채가 8.8조 원으로 부채비율 17%입니다. 2017년 44% 이후 매년 부채비율은 줄어들고 있으며, 단기금융자산 24조 원을 고려하면 부채는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자산 중 2번째로 비중이 높은 건 유형자산 약 16조 원인데, 2019년 22조 원에서 많이 줄여 나간 상태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 부문 철수를 결정한 뒤 재무제표 수치 상으로 변화되었다고 추측합니다.
2020년 영업이익 2.1조 원, 당기순이익 1.8조 원 → 2021년 영업이익 4.3조 원, 당기순이익 3.5조 원으로 아주 좋은 성과를 기록합니다. 84%까지 치솟던 원가율을 73%까지 감소시킨 게 우선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이자수익이 2021년 기준 3,052억 원이라는 점에서도 자금이 풍부한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전체 자산총계가 커서 눈에는 잘 안 띄는 약 5.6조 원의 기타 포괄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이 있는데 상장, 비상장 기업의 지분증권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관련된 기업들의 지분입니다.
© DART 삼성디스플레이 FY2021 연결감사보고서
LG디스플레이: 매출액 증가로 흑자 전환 LG디스플레이㈜는 1985년에 설립되어, 디스플레이 및 관련 제품의 생산,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며, 구미, 파주, 중국 광저우 등에 TFT-LCD 및 OLED 패널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미, 파주, 중국, 폴란드, 베트남에 모듈 공장을 갖고 있으며 대주주는 LG전자㈜로서 37.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 DART LG디스플레이 FY2021 사업보고서
2021년 연결 기준 LG디스플레이 매출액은 29조 8,780억 원, 영업이익 약 2.2조 원입니다. 2019년 -1.3조 원, 2020년 -364억 원에서 흑자 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7.5%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합니다. 적자 시기에 원가율은 매우 높았습니다. 2019년 92%, 2020년 89.1% LG디스플레이가 호황기를 누렸던 때인 2017의 원가율은 80.7%입니다. 2021년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약 38조 원으로 “LCD → OLED로 제품 생산 구조를 바꾼다”한 2018년 유형자산 증가(약 16조 → 21조 원) 뒤로는 자산 중에 가장 큰 비중을 가진 유형자산 20조 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업보고서 상의 생산설비 현황을 보면, 기계장치 쪽으로 2.3조 원의 증가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짓고 있는 ‘건설 중인 자산’ 역시 6조 원으로 생산설비가 여전히 LCD에서 Shift 중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2018년부터 ‘건설 중인 자산’은 약 12조 원이었으니까요. 설비투자가 많았던 해의 부채비율은 185%이었지만, 2021년 158%로 감소했습니다.
© DART LG디스플레이 FY2021 사업보고서
LG디스플레이는 매입채무 4.8조 원과 미지급금 3.4조 원으로 많은 편입니다. 직접적인 차입금으로 비유동금융부채가 약 8.7조 원 정도입니다. 부채비율 때문에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물론 이자비용이 4,340억 원이니 만만하게 볼 돈은 아닙니다.
© DART LG디스플레이 FY2021 사업보고서
LG디스플레이의 2021년 선전은 확실히 ‘매출액 증가’가 제1의 원인입니다. 매출액 규모가 커지면서 원가절감이 된 셈입니다. 제품별로 보자면 TV가 전년 대비 40% 매출 증감을 이룹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여전히 전체 매출액 비중의 66%를 차지하지만 아시아와 미주가 높은 증감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여전히 불안한 중국의 추격 2021년 기준으로 2개 회사를 단순 비교해 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산규모, 손익 등에서 월등히 나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매출원가율 약 10% 차이와 영업이익률 7.5% vs 13.8% 등 재무제표 곳곳에서 LG디스플레이에 비해 좋은 수치를 보입니다. 단 한 가지 ‘기말의 현금’만은 LG디스플레이가 3.5조 원으로 여유롭습니다.
2개 회사가 봉착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어려움은 이제는 낮은 가격을 형성하는 LCD 제품과 OLED 기술을 쫓아오는 중국 기업의 추격입니다. 국내 전자 회사(둘 다 모기업)에 디스플레이를 판매하지만 매출 분석을 해보면, 국내보다는 글로벌 판매량이 월등히 많습니다. 중국 기업과의 재경쟁이 또다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OLED 전환만으로 “동일한 사태를 막지 못하는 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OLED 다음은 어떤 디스플레이 기술이 준비되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 상기 내용은 FY21~16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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