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서 불쑥 나온 '오나타', '○텔라'…그 시절 그 차량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불러낸 추억의 자동차들. 쏘나타, 스텔라, 스쿠프까지…그 시절 감성 제대로 자극한 이야기들.
극 중 주인공이자 서울대학교생인 금명(이지은 분)이, 동생 은명(강유석 분)이 구해준 'S' 엠블럼을 붙이고 서울대를 돌아다니는 모습.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를 배경으로 1960년대부터 2020년대를 담은 드라마인데요.
4주간 파트를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로 나눠 공개한 '폭싹 속았수다'는 아이유(본명 이지은),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염혜란 등 주연을 비롯해 '국민 할머니' 나문희, '학 씨 아저씨' 최대훈 등 명품 조연들의 호연으로 4주간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부분에서 최상위에 올라있는데요.
드라마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극 중에서 등장한 자동차들도 덩달아 재조명되고 있죠.
스테디셀러 쏘나타, 도시 전설 속 추억의 에피소드로
극 중에서 자동차가 직접 나온 장면은 7화 '자락자락 가을'입니다. 해당 회차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현대차 쏘나타Ⅲ와 관련한 이른바 '오나타 소동'도 다뤘는데요.
우선 애순(문소리 분)의 아들인 은명(강유석 분)이가 선생님의 차량에 있는 엠블럼을 떼면서 나온 에피소드로, 쏘나타Ⅲ 엠블럼 중 'S'와 로마자 'Ⅲ'을 떼어내 붙이면 300점으로 서울대 입학할 수 있다는 도시 전설을 풀어낸 것이죠.
또한, 은명의 누나이자 애순의 장녀인 금명(이지은 분)이 동생에게 받은 'S'를 교재 고무줄에 끼워 들고 다니는 장면으로도 나왔습니다.
당시 오나타(ONATA)만 남은 쏘나타Ⅲ 차량이 늘어나자 현대에서는 3만6000여 대의 쏘나타 차량에 무상으로 엠블럼 교체 서비스하는 일도 있었죠.
1985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쏘나타는 현재까지 그 이름을 그대로 유지해온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입니다.
1985년 '소나타'라는 이름으로 나온 이듬해 '쏘나타'로 이름을 바꾸고 1988년 쏘나타, 1993년 쏘나타Ⅱ, 1998년 EF쏘나타, 2004년 쏘나타(NF), 2009년 쏘나타(YF), 2014년 쏘나타(LF)에 이르기까지 매번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혁신을 거듭하면서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를 새로 써내려 왔는데요.
택시 차종으로 수요가 높은 쏘나타는 최근 '2025 쏘나타 택시(LPG)'가 출시됐죠. 쏘나타 택시는 2023년 하반기 단종했다가 택시 업계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지난해 4월 재출시했는데요. 쏘나타 택시는 올해 2월까지 2만여 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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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차의 시초 포니…중형차로 인기 끈 스텔라
그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차인 포니(Pony), 스텔라(Stellar)도 등장하는데요. 극 중 은명의 담임 선생님은 "한문 선생님의 포니는 '폰'이 됐고, 교장 선생님의 스텔라는 '텔라'가 됐다며 이런 학생은 처음"이라는 대사로 웃음을 선사합니다.
여기서 언급된 '포니'는 대한민국의 첫 국산 차입니다. 앞서 정주영 회장은 1967년 12월 포드와 제휴협상을 통해 현대자동차를 설립하게 되는데요
그 이듬해 현대자동차는 울산에 조립공장을 짓고 영국 포드의 코티나(Cortina) 2세대 모델을 들여와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현대자동차는 단순한 조립을 넘어 독자 제조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휴사인 포드와 새로운 합작사를 세우기로 합의했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협상이 결렬되면서 현대자동차가 독자적으로 대한민국 첫 대량 양산형 고유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는데요.
이렇게 시작된 국산 모델 1호 1300cc급 포니는 1973년 개발을 시작해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고, 1975년 말 상업생산에 들어가 1976년 2월 공식 출시됐습니다.
출시 직후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했고, 누적 판매량은 약 74만 대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을 거뒀는데요. 포니는 국산 1호 수출 차로도 이름을 올렸죠. 포니는 한동안 국내 자동차의 대명사 브랜드로 위세를 떨치며 우리나라 자동차의 대중화 시대를 선도했습니다.
이에 현대차는 2023년 헤리티지 브랜드 플랫폼 ‘현대 리유니온’을 통해 ‘포니 쿠페’를 복원 및 공개해 이를 기념했는데요.
1983년 5월 처음 등장한 스텔라는 포니2에 얹었던 1400cc 엔진을 바탕으로 차체를 키우기로 하면서 탄생했습니다. 넉넉한 차체와 중형차임에도 소배기량에 따른 낮은 세금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죠.
현대의 최장수 브랜드 쏘나타는 '스텔라'를 기반으로 개발될 정도로 좋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 데뷔 초 스쿠프는 기본형인 LS(사진 위), 과급기 터보를 얹은 LS 터보(아래)로 나뉘었다. 스쿠프 터보는 당시 기준으로 남부럽지 않은 고성능을 뽐냈다. 국산차 최초의 제로백 10초 돌파, 국산차 최초의 최고시속 200km 돌파 등 당시 기준으로 충격적인 고성능을 지녔다. |
2도어 쿠페 '스쿠프'…젊은이들의 드림카
금명의 첫사랑으로 나오는 영범(이준영 분)이 탔던 차인 현대 스쿠프는 1990년에 출시한 2도어 쿠페인데요.
스쿠프는 스포츠카는 아니었으나 스포츠카를 겨냥한 다양한 시도가 구석구석 숨어있죠. 스포츠카 성이 다분한 3스포크 타입의 운전대, 짧고 뭉툭한 수동변속기 레버, 계기판을 가득 채운 커다란 속도계, 원형 다이얼 등이 스포츠카의 DNA였습니다.
차명도 스포츠 쿠페를 상징하며 '스쿠프'로 정했는데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엑셀과 거리를 두겠다는 전략이었죠. 당시 기준으로 뒤 도어가 없는 세단형 쿠페는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스포츠 쿠페를 상징한 이 차는 최초의 4기통 12밸브 엔진, 최초로 제로백 10초 돌파(스쿠프 터보), 최초의 시속 200㎞를 기록했죠.
이렇듯 스쿠프는 고성능에 걸맞은 스포티 디자인으로 많은 젊은이의 '드림 카'로 자리매김했는데요. 특히 옆유리와 뒷유리가 이어진 '플로팅 루프'와 고성능을 상징하는 ‘리어 스포일러’는 지금까지도 회자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현대차 고성능 스포츠카의 맥은 티뷰론과 토스카나로 이어졌고 제네시스(BH) 쿠페가 첫 뒷바퀴 굴림 쿠페로 이름을 남겼죠.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국산 자동차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를 담아냈는데요. 그 시절 추억의 차들이 떠오르는 하루입니다.
한종욱 기자 onebell@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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