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듯 꽉 찬 생크림’ 식물성이 더 안 좋다고?
편의점 크림빵, 식물성 크림 함량↑
저렴한 가격과 긴 소비기한은 장점
트랜스지방·각종 첨가제는 확인을
편의점 생크림빵 제품. 육성연 기자 |
#20대 성모 씨는 편의점에서 생크림빵을 자주 사 먹는다. 제과점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다. 성 씨는 “크림이 풍성해 맛이 좋다”고 말했다.
편의점 냉장칸에 진열된 생크림빵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흑임자, 피스타치오 등 새로운 생크림도 등장했다.
주의깊게 살펴보면 식물성 크림이 동물성보다 많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성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크림은 다르다.
우선 동물성 크림은 우유에서 추출한 유지방이 주원료다. 우유로 만들어 ‘유크림’이라고 부른다. 유크림은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륵 녹는다. 우유의 고소한 맛도 진하다.
단점은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다. 많이 먹으면 체중 증가와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 온도에도 민감하다. 쉽게 녹아내려 모양이 무너질 수 있다. 소비기한도 짧다.
유크림의 유통상 한계를 보완한 것이 식물성 크림이다. 식물에서 추출한 식용유(팜유·대두유 등)가 주원료라 ‘식물성’이 붙는다. 가격도 더 저렴하다.
식물성 크림은 온도 변화에 강하며 쉽게 상하지 않고, 모양이 잘 유지된다. 그래서 케이크의 정교한 장식을 만들 때는 식물성 크림을 많이 쓴다.
장점만큼 단점도 많다. 유크림보다 고소한 풍미가 덜하다. 식감도 유크림처럼 혀에서 바로 녹지 않고, 막을 씌운 듯 살짝 겉돈다.
편이점 우유생크림빵에 들어간 성분들. 육성연 기자 |
건강상 나을 것도 없다. 제조 과정에서 식물성 기름은 복잡한 ‘가공’을 거친다. 액체 기름을 고체로 만드는 과정(경화)에서 지방산 분자 형태가 변하는데, 이때 트랜스지방이 생긴다.
건강기능식품 셀메드의 이혜정 학술위원(약사)은 “어감상 ‘식물성’ 생크림이 더 건강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포화지방, 콜레스테롤보다 악명 높은 트랜스지방은 염증을 유발하고, 세포막을 딱딱하게 만들어 세포 기능을 떨어뜨린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적은 양이라도 우리 몸에 들어오면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물성 크림에는 유화제, 향료, 보존제 등 인공 첨가제도 많이 들어간다. 이혜정 약사는 “각종 첨가제는 과다 섭취 시 위장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알레르기처럼 과도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보통 생크림빵을 만들 때는 식물성 크림과 유크림을 섞어 쓴다. 편의점용 빵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제과점이나 호텔 베이커리점보다 식물성 크림 함량이 높은 편이다.
실제 CU·GS25·세븐일레븐 편의점의 대표 생크림빵(3제품)을 확인한 결과, 식물성 크림이 동물성보다 많았다. 식물성 크림 함량의 평균 함량은 26.5%였다.
반면 동물성인 유크림 함량은 평균 11%에 불과했다. 4.8%인 제품도 있었다. 모두 ‘우유생크림’ 단어가 제품명에 있었지만, 실제 우유 함량은 낮았다.
동물성 크림이 낫더라도 식물성과 마찬가지로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생크림빵은 열량, 당분, 지방 함량이 높다. 3개 제품의 개당(평균 131g) 열량은 평균 417㎉였다.
이혜정 약사는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당뇨 환자들은 생크림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동물성 생크림을, 첨가물 알레르기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식물성 생크림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약물을 복용할 때도 확인할 사항이 있다. 이 약사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는 생크림과 함께 먹으면 흡수가 감소해 약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 역시 생크림 과다 섭취 시 약의 효과가 달라져 출혈 또는 혈전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