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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13년 만의 엄청난 파급력…곽철용에 열광하는 온라인

헤럴드경제

사진제공=영화 '타짜' 캡쳐

온라인이 영화 ‘타짜’의 곽철용(김응수 분) 패러디로 뜨겁다. 배우 김응수가 연기한 캐릭터의 사진만 뜨면 명대사가 상황에 맞게 인용된다. 기발함이 놀라움을 자아내며 강렬한 ‘현웃’(현실 웃음)이 터질 정도로 재밌다. 그야말로 ‘곽철용’ 열풍이다.


‘타짜’는 대한민국 남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작품성은 물론 등장하는 인물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찰진’ 대사도 가득하다. 주인공인 고니, 정마담, 아귀, 고광렬은 물론 짝귀, 고니 삼촌, 화란, 너구리, 박무석, 스케이드 보드 소년 등 등장인물 대부분이 사랑을 받는다. 그중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곽철용이다.


17살 때부터 달건이를 시작, 사업가로 성장해 주위의 평판을 예의주시할 뿐 아니라 순정파에 순간순간 기지도 뛰어나며, 섯다를 치던 중 ‘사구 파토’가 뜨면 ‘묻고 더블로 가’는 등 배포도 크며, ‘안경잽이’ 같이 배반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이는 카리스마도 넘치는 인물이 곽철용이다.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화란아 나도 순정이 있다”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무석아 너 쟤 이길 수 있겠냐? 또 지면 넌 변사체가 된다” “카메라도 안 돼, 약도 안 돼, 이 안에 배신자가 있다. 이게 내 결론이다” 외에도 무수히 많은 명대사들이 즐비하다.


2006년 개봉해 13년 만에 엄청난 파급력을 보이고 있는 곽철용 패러디는 김응수의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깡패 출신의 거친 남성미와 사업가로서의 신사다운 품위, 여성 앞에서는 순정을 모두 내비치면서, 순간순간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인지 무엇인지 빠르게 판단하고, 모든 행동이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모습이 김응수의 연기에 녹아 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곽철용에 매우 뜨겁게 열광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은 곽철용 댓글 놀이로 떠들썩하다. 신작 ‘양자물리학’ 사진이 뜨면 “아인슈타인이 최익현씨 처조카인 거 알아?” “또 지면 넌 문과가 된다” “슈뢰딩거는 무너졌냐?”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임진왜란 관련 사진이 뜨면 “13척으로 133척을 태워?” 등의 댓글이 달린다. 이런 류의 버전이 ‘영의정’, ‘12학번’, K-League’, ‘LOL’ 등 무수히 많으며,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오롯이 네티즌들의 놀이문화로만 이뤄진 결과물이다.


곽철용이 갑자기 인기가 높아진 것에 이유는 불분명하다. 구글의 검색량을 살펴볼 수 있는 구글 트렌드를 보면 김응수와 곽철용은 9월 1일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상승한다. 현재는 관심도가 100이다. 일각에서는 영화 ‘타짜3’가 ‘타짜’만큼의 작품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다시 ‘타짜’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주장도 있고, 유병재, 이진호, 남창희 등이 만든 유튜브 콘텐츠 ‘타짜 덕후 능력시험’(7.18)부터 시작됐다는 설이 있으며 tvN ‘플레이어’에서 이진호가 곽철용 대사를 따라하면서 갑작스럽게 인기를 얻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는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자고 나니’ 유명해진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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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곽철용 패러디’는 댓글 놀이에서 광고 시안까지 나오는 등 진화하고 있다. 햄버거 브랜드나 보험 광고 등 재밌는 상황을 직접 만들어주고 있다. 마치 ‘야인시대’에 출연한 김영철의 명대사인 ‘사딸라’을 이용한 광고와 비슷한 형태다. 뿐 만 아니라 영화 ‘철용’이라는 페이크 포스터도 만들어졌다. 부제는 ‘달건이 이야기’다. 곽철용의 명대사를 이용한 리믹스 노래도 있다. 제목은 ‘묻고 더블로 가’다. 심지어 술자리용 ‘곽철용 게임’도 생겨났다. 지하철 이어서 말하기와 같은 맥락인 이 게임은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OO끼야”라고 외치면 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OO대교는 무너졌냐”를 연이어 말하는 게임이다. 다리 이름을 말하지 못하면 술을 마시는 벌칙이 있다. 새로운 방식의 원 소스 멀티 유즈인 셈이다. 이렇게 곽철용은 네티즌들의 놀이터가 됐다.


온라인의 놀이터가 된 ‘곽철용 패러디’의 인기가 급격히 높아지자 김응수를 사칭한 SNS가 개설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김응수의 딸이 이를 발견하고 폐쇄하기로 결정했지만, 네티즌들은 ‘곽철용 패러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오히려 아쉬워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패러디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속되는 중이다.


소속사도 어리둥절하다. 갑자기 이러한 인기를 얻은 것에 좋으면서도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얼반웍스이엔티 관계자는 “하루에 전화가 100통씩 온다. 대부분이 ‘곽철용’ 때문이다. 매체 인터뷰, 광고, 행사 초대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김응수 배우를 찾고 있다”며 “광고나 화보도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다. 작품 촬영 때문에 스케줄을 조율 중이다. 5년 동안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함상범 기자]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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