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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식탁, 고기의 네가지 해악

동물성 단백질 과다섭취, 체중·콜레스테롤·성인병·암 위험증가

식물성 단백질로 바꿔야하는 이유

중년의 식탁, 고기의 네가지 해악

몇 년 전 고기나 치즈 등 중년기에 과도하게 먹는 동물성 단백질이 담배처럼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2014)가 발표돼 주목을 끈 바 있다. 6381명의 대규모 표본 집단을 20년간 장기간 추적한 연구여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의 발표는 영향력이 컸다.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할 경우 성인병 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특히 중년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흡연만큼 해롭다는 비유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으나, 동물성 식품의 과다섭취가 몸에 해롭다는 연구들은 여러 있다.


중년기는 여러 가지 신체 변화가 나타나므로 식단 조절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다. 특히 성장기나 노년기에 비해 중년층은 동물성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주요한 세계 보건기관들은 중년기에 체중 1㎏ 당 약 0.8g(1일 기준)의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기름기 많은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 비율을 높이는 것이 더 건강하다.

중년의 식탁, 고기의 네가지 해악

1. 체중증가

중년에는 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신진대사량이 떨어져 살이 찌기 쉬운 몸으로 변한다.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성인의 일일영양필요섭취량을 보면, 남성의 경우 20대에는 2600㎉ 이지만 30대~40대는 2400㎉ 정도로 줄어든다. 여성은 20대에 2100㎉, 30~40대는 1900㎉ 정도이다. 이전처럼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 비만이나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뱃살까지 막기 어려워진다. 중년에 복부 비만 증상을 보이면 30년 뒤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 높아진다는 연구나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미국의 실험결과도 있다.


중년의 체중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동물성 단백질의 과도한 섭취도 피해야 한다. 기름진 고기나 치즈 등 대부분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들은 칼로리가 높으며, 특히 동물성 지방까지 함께 섭취하면서 혈관이나 내장에 지방이 쌓이는 문제도 발생한다.

중년의 식탁, 고기의 네가지 해악

2. 당뇨나 지방간 위험 증가

중년기에 체중이 증가하면 각종 성인병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할 경우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다. 동핀란드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식물성 단백질은 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동물성 단백질은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하루 섭취하는 동물성 단백질 5g을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할 경우 당뇨병 발병 위험을 18% 가량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과도 연관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네덜란드 에라스뮈스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344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비알코올성 지방관 유발 가능성과 가장 큰 연관성을 나타냈다.

3.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중년이라면 LDL,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을 우려하게 된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일반인의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은 콜레스테롤 함유 식품보다 포화지방의 과다섭취에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의 식사지침제정위원회나 영국 공공보건서비스(NHS) 역시 이와 같은 입장이다.


또한 일본, 미국 등 7개국 연구자들이 1만2763명 성인을 대상으로 추적조사한 결과, 포화지방의 섭취가 많을수록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포화지방은 LDL 콜레스테롤이 간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분해되지 못한 LDL 콜레스테롤이 혈액속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포화지방은 동물성 단백질 중 기름진 고기뿐 아니라 우유와 치즈 등에도 많이 들어있다.

중년의 식탁, 고기의 네가지 해악

4. 높아지는 암 발병률

우리 몸에 암 세포가 침입하면 면역세포가 이를 공격하여 죽인다. 문제는 이 암세포나 전암성(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세포가 죽지 않고 암발병으로 진행되느냐에 달려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 룽고 교수는 그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동물성 단백질의 과도한 섭취를 들었다. 앞서 소개한 대규모 성인 표본 집단을 추적한 연구에서 룽고 교수 연구진은 동물성 단백질에서 20%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한 중년은 10% 이하의 칼로리를 얻는 사람보다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4배로 높은 것을 발견했다.


40년 이상 식이요법과 암에 대해 연구해온 콜린 캠벨 미국 코넬대 영양학 명예교수도 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동물성 단백질이 암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 캠벨 교수는 쥐실험을 통해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량이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또한 62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동물성단백질의 다량섭취가 유방암 발병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함부르크 만하임 예방의학연구소의 발표도 있었다.


사망률과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들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밍양 송 박사 연구팀은 “동물성 단백질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과도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혈중 인슐린 농도를 증가시켜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밍양 송 박사의 설명이다. 각종 성인병과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중년일수록 과도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의 비율을 늘리는 식단의 변화가 필요하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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