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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닭은 몇 호? 크기별로 다른 조리 방법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육류가 뭔지 알고 계시나요? 바로 '닭'입니다. 한 해 전 세계적으로 약 660억 마리가 소비되는데요. 레스터 대학의 케리스 베넷 교수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현재 사육 중인 닭 개체 수가 지구상의 모든 조류를 합한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인류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이자, 십이지 동물 중 유일한 새인 닭. 전 세계를 사로잡은 닭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닭고기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인류의 닭고기 사랑은 매우 오래됐습니다. 프랑스의 앙리 4세가 "프랑스를 온 백성이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씩은 닭고기를 먹을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라!" 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죠. 앙리 4세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바로 만성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던 인류에게 닭은 제일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었기 때문입니다. 단백질은 신체 조직의 성장과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닭고기는 가늘고 연한 근섬유로 구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가 먹어도 소화 흡수가 잘 되는 단백질원 중 하나입니다.

양질의 단백질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과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B, 비타민 D, 이미다졸디펩티드, 셀레늄 등 훌륭한 영양 성분을 갖고 있어요. 닭고기의 리놀렌산은 필수 지방산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비타민 B는 뇌 건강에, 이미다졸디펩티드는 피로회복에 효과적입니다.

내가 먹는 닭은 몇 호일까?

소 (5~6호) ㅣ 중소(7~9호) ㅣ 중(10~12호) ㅣ 대 (13~14호) ㅣ 특대 (15~17호)


닭 요리를 먹으면서 '이 닭은 몇 호일까?'라는 생각해본 적 있으실 텐데요. 닭의 중량을 나타내는 기준인 호수는 닭의 내장과 머리, 발, 털을 제거한 무게에 따라 분류됩니다. 무게에 따라 평균 500g 대인 5호부터 17호까지 크게 소, 중소, 중, 대, 특대로 나뉩니다. 그런데 왜 1호는 없고 5호부터 있을까요? 바로 닭을 먹을 수 있는 크기가 최소 500g이기 때문입니다. 5-6호를 흔히 영계라고 부르죠.


닭은 작을수록 맛있다?

정답은 NO! '작은 닭이 맛있다'라는 말은 일부 판매 업체가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낸 말입니다. 영계는 활동량이 적어 식감이 부드럽지만, 생장 기간이 짧아 육향은 백지장처럼 싱겁습니다. 그래서 육수 내기에 부족한데요. 대부분 영계로 만드는 삼계탕은 닭발이나 인공 조미료로 육수를 내는 게 일반적입니다. 반대로 15호쯤 되는 닭을 사용한다면 소금 간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육수 맛이 우러나옵니다.

요리마다 다른 알맞은 닭 호수

그렇다면 어떤 크기의 닭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만들고자 하는 요리에 따라 달라집니다. 5-6호는 육수를 내기에 부족하지만 부드러운 육질로 삼계탕에 주로 사용됩니다. 7-9호는 손에 쥐고 먹기 좋고, 육질도 찰진 편이라 튀김이 적절하죠. 13-14호는 푹 익혀 조미하는 닭볶음탕과 같은 레시피에 어울립니다. 17호처럼 큰 닭은 푹 고아 내듯 끓이는 백숙으로 만드는데요. 이렇게 조리해야 육질도 부드럽고 깊은 육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이상적인 닭의 크기는 10호입니다. 육질이 좋고, 중량보다 고기의 양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옛날 통닭보다 요즘 치킨 크기가 작은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다들 경험해 보셨나요? 이것은 사실입니다. 옛날 통닭은 12호를 사용해 먹을거리가 많았지만, 요즘 먹는 치킨은 보통 9호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튀김옷 없이 굽는 옛날 통닭과 달리 미국식 치킨은 튀김옷을 두껍게 입혀야 합니다. 이때 큰 닭을 사용하면 속까지 익지 않고 타는 결과가 발생하여, 치킨을 골고루 익히기 위해 크기를 줄인 것입니다.


신선한 닭을 고르는 방법

1. 닭살이 살아있고 껍질은 크림색 : 껍질이 크림색으로 색이 고우며, 닭살이 살아있어야 신선합니다. 도축한 지 오래된 닭은 피부에 탄력을 잃어 닭살이 밋밋하고 주름이 많습니다. (닭이 멍든 이유?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에 출혈이 발생)

2. 다리, 목, 내장이 깨끗하게 제거 : 내장이 붙어 있으면 부패가 빨리 진행됩니다. 또한, 꽁지 부분에 기름이 불룩하게 튀어나온 닭은 누린내가 심하니 피하는 게 좋습니다.

3. 뼈의 절단 부위가 희고, 옅은 혈관 색 : 뼈의 절단 부위가 검붉을 경우 냉동 닭을 해동했을 가능성이 높고, 혈관 색이 진하면 폐사 가능성이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제조 일자와 유통기한 : 닭은 8~24시간이면 숙성이 완료됩니다. 유통기한이나 제조 일자를 확인해 가장 신선한 닭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셰프가 알려준 닭 1분 해체 법

마트에는 손질된 닭들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레시피에 맞게 손질할 필요가 있다면 통닭을 구매하시는 게 좋은데요. 손질된 닭보다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소 어려운 듯 보이는 닭 손질이지만, 스타 셰프들은 1분 만에 끝낼 만큼 방법만 안다면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먹기 좋게 손질해 볼까요?

먼저 닭을 준비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리면, 영국 식품규범청(FSA)의 조사 결과 닭을 요리하는 사람의 44%가 생닭을 물에 씻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닭을 물에 씻는 건 위험한 행동인데요. 씻는 과정에서 생닭의 캄필로박터 균이 싱크대와 주변으로 물과 함께 튀어 식중독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살균 세척을 거친 닭이니 바로 손질해도 되고, 찝찝하다면 키친타월로 한 번 닦아내는 것이 더 위생적이죠.


1. 다리 분리

먼저 닭 다리를 잡고 바깥으로 꺾어 뼈관절을 자르기 쉽게 만듭니다.

몸통과 다리가 이어진 부분에 칼집을 낸 뒤, 관절 부분을 칼로 끊어주고, 살이 뼈에서 1/3 정도 분리가 되었다면 손으로 잡아당깁니다. 칼로 잘라내는 것보다 손으로 떼어주는 것이 더 깔끔하게 붙어있는 살을 떼어 낼 수 있습니다.


2. 날개 분리

닭 다리와 마찬가지로 날개뼈를 등 쪽으로 꺾어 만세 하듯 위쪽으로 들어준 후 관절 부분을 끊어내고 날개 부위를 도려냅니다.


3. 닭 가슴살 분리

손으로 가슴 부분을 만지면 가운데 뼈 부분을 느낄 수 있어요. 가슴뼈를 기준으로 뼈를 따라 칼을 넣어줍니다. 뼈의 옆부분을 따라 칼집을 내면 가슴살이 쉽게 분리됩니다. 한 번에 칼을 깊게 넣어 자르는 것보다 뼈에 붙은 가슴살을 여러 번 긁어주듯 발라내는 것이 포인트인에요. 분리된 닭 가슴살이 물방울 모양이라면 잘 분리된 것입니다.

닭 가슴살을 뒤집어 보면 안쪽에 붙은 또 다른 살점이 보입니다. 이게 바로 닭 안심이에요. 손으로 당겨주면 쉽게 분리됩니다.


4. 닭 다리뼈 발라내기

닭 다리 살을 샐러드에 이용한다면 뼈를 발라내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뼈를 따라 칼집을 넣어주면 칼끝에 뼈가 닿는 것이 느껴지는데요. 그 뼈를 따라 칼로 그어주고, 뼈에서 살을 밀어내듯 칼로 분리해 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닭 다리 발목에 붙은 닭 껍질을 끊어주면 끝입니다. 손질할 때 칼집이 많이 나게 되면 닭 조리 시 육즙이 빠져나가 퍽퍽해지므로 조심하세요.


5. 닭 껍질 제거하기

닭의 껍질은 손으로 당겨주면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닭고기 전체 지방의 80~90%가 닭 껍질에 들어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제거하고 드시는데요. 하지만 100g 기준으로 포화지방산을 비교했을 때 닭 껍질은 9g으로 삼겹살 19g의 절반 수준입니다. 물론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높은 건 사실이지만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60%를 차지하므로 과다 섭취만 하지 않는다면 안전합니다.

닭고기를 가장 건강하게 먹는 레시피

닭 부위별 알맞은 레시피를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닭 가슴살 스테이크'와 '닭 안심 샐러드 랩', '닭 다리 샐러드'인데요. 세 가지 레시피는 각 식재료들이 부족한 영양을 서로 채워주어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좋은 메뉴입니다.


시금치 크림치즈 딥을 곁들인 닭 가슴살 스테이크

닭 가슴살에 적절한 레시피입니다. 닭 가슴살은 지방 함량이 가장 적은 대신 단백질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안세린 또한 풍부한데요. 안세린은 육류에 많이 함유된 생체 활성 항산화 화합물로 심장 박동과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육즙이 적고 퍽퍽한 식감이라 소스 없이 먹기는 힘든데요. 크리미한 딥을 넣어 촉촉하고, 풍성한 맛을 내는 레시피입니다.

재료 : 닭 가슴살 2덩이, 크림치즈, 시금치 한 움큼, 마늘 6쪽, 소금, 후추, 버터 2 큰 술


식재료들의 조합을 살펴볼까요? 닭고기에 부족한 무기질을 시금치가 보충해 주고,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 성분이 닭고기에 풍부하게 든 비타민 B1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 영양의 밸런스가 최고입니다. 크림치즈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적당량 섭취한다면 칼슘, 단백질, 비타민 A와 E 등 좋은 영양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소금과 후추로 닭 가슴살의 간을 맞춰주세요. 닭 가슴살이 주머니 모양이 될 수 있도록 반으로 갈라줍니다. 완전히 자르지 않아야 구울 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중간 정도로 달궈진 프라이팬에 버터를 코팅한 뒤 손질한 시금치와 다진 마늘을 넣고 30초 정도 볶습니다. 다 볶은 시금치는 키친타월로 두들겨 기름을 제거하고 크림치즈에 넣고 섞어 시금치딥을 만듭니다.

반으로 저민 닭 가슴살 사이에 시금치 딥으로 채우고 굽기 편하도록 이음새 부분을 이쑤시개로 여며서 고정해줍니다.

뜨겁게 달궈진 프라이팬에 오일을 두르고 닭 가슴살 표면이 황금빛으로 변할 만큼 구워준 후 이쑤시개는 제거합니다. 크림치즈가 흘러내릴 때쯤 두툼한 닭 가슴살이 속까지 잘 익도록 뚜껑을 덮어주세요. 이때 풍미를 위해 버터를 약간 넣고 양 쪽을 약 4분씩 충분히 익혀주면 됩니다.

원 팬으로 끝낼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지만 결과물은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음식이 부럽지 않은데요. 닭 가슴살에 시금치 딥이 더해져 깊은 풍미와 함께 부드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채소를 곁들인 닭 안심 샐러드 랩

두 번째 요리는 부드러운 닭 안심을 활용한 샐러드입니다. 맥도날드에서 파는 스냅 랙의 건강한 버전이라고 볼 수 있어요. 밀가루로 만든 토르티야 대신 쌈 채소를 활용한 건강 of 건강 레시피입니다. 소개해드릴 레시피 중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프레시 하죠.

재료 : 닭 안심, 각종 쌈 채소, 파프리카, 브로콜리


닭 안심은 닭 가슴살과 함께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으로 손꼽힙니다. 흔히 치킨 텐더라 불리는 닭 안심은 닭 가슴살 안쪽에 붙어 있어요. 닭 가슴살과 성분상 큰 차이는 없지만 지방이 조금 더 있어 식감이 더 좋은 편입니다. 브로콜리와 파프리카 모두 닭과 궁합이 좋은데요. 브로콜리는 면역력 증강과 혈액순환을 도우며, 파프리카는 비타민 C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먼저 끓는 물에 닭 안심을 넣고 익혀줍니다. 닭 안심 대신 닭 가슴살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너무 오래 가열하면 퍽퍽해지니 주의합니다. 살짝 데친 브로콜리와 파프리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채소의 물기를 제거하는 건데요. 물기가 있으면 맛이 희석되기 때문에 꼭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해 주세요.

쌈 채소 위에 손질한 파프리카와 브로콜리, 닭 안심을 듬뿍 얹어주세요. 간장과 고추냉이를 섞은 소스를 곁들이면 더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추천하는 소스는 스리라차 소스로 0에 가까운 칼로리와 감칠맛으로 닭 안심 샐러드 랩과 잘 어울립니다.


오렌지를 곁들인 닭다리 부추 샐러드

세 번째 요리는 닭 다리 살에 어울리는 레시피입니다. 닭 다리는 결이 탄력적이고 육즙이 풍부합니다. 칼로리는 높지 않고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구이, 튀김, 조림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하죠. 제철 부추와 상큼함을 가미해 줄 오렌지를 올려 봄에 어울리는 맛의 샐러드입니다.

재료 : 닭 다리, 오렌지 반개, 부추 한 움큼, 오리엔탈 드레싱, 소금, 후추


부추와 오렌지 또한 닭과 궁합이 좋습니다. 부추는 성질이 따뜻해 날것으로 먹으면 아픔을 멎게 하고 독을 풀어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 닭고기와 부추를 함께 먹으면, 허약하고 냉해진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요. 오렌지는 닭고기에 부족한 비타민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섬유질이 많아 지방분해를 돕습니다.

손질한 부추와 오렌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줍니다. 예열한 팬에 기름을 두르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닭 다리를 올립니다. 여기서 꿀 팁은 닭은 껍질부터 구워주는 것으로 지방함량이 높은 닭 껍질 기름 덕분에 탈 염려가 없죠. 접시에는 부추를 썰어 담고 오리엔탈 드레싱을 뿌려줍니다. 그 위에 먹기 좋게 자른 오렌지 슬라이스와 노릇하게 구운 닭 다리를 올리면 완성입니다.

닭 다리와 부추, 오렌지는 영양적인 조합만큼 맛의 조화로움도 좋습니다. 새콤달콤한 오렌지와 신선한 부추 그리고 닭 다리의 육즙과 풍미가 어우러져서 누구든 즐기기 좋은 요리입니다.

프랑스의 식품 평론가 브리야 사브랑은 “요리사에게 닭고기는 화가의 캔버스 같은 존재” 라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활용법과 뛰어난 맛, 알찬 영양 성분까지 갖춰 이제는 웰빙 트렌드로 자리 잡은 백색육의 대표주자 닭.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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