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보다 당지수 낮은데 칼슘은 17배 많다는 천연 시럽
도톰하게 구워낸 팬케이크를 층층이 쌓고, 버터 한 조각을 숭덩 썰어 올린 다음 '이것'을 쪼르륵- 부어주면 천상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메이플 시럽입니다.
메이플 시럽은 팬케이크, 와플과 최고의 맛 궁합을 자랑하며 캐나다인의 대체불가 아침식사로 자리 잡았어요. 달콤함뿐만 아니라 건강과 미용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데요. 같이 알아볼까요?
메이플 시럽은 어디서 날까?
세계 메이플 시럽의 80%는 캐나다에서 만들어져요.(단풍국이라는 별명답죠?) 메이플 시럽 채취 시기는 가을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3, 4월인데요. 이 시기 캐나다는 영상과 영하를 오갈 정도로 일교차가 커요. 기온이 낮아지면 나무는 가지 끝까지 수액을 끌어올리고, 날이 풀리면 수액이 나무 아래로 흐릅니다. 이렇게 수액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당도가 진해지고 더욱 맛있어져요.
단풍나무 한 그루 당 1년에 십여 리터의 수액을 얻을 수 있어요. 수액은 희미한 단맛이 나는 묽은 액체인데요. 이것을 모아 끓이고 졸이면 메이플 시럽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캐나다에선 메이플 시럽이 싸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캐나다에서도 메이플 시럽은 상대적으로 비싸요. 수확 시기가 정해져있고, 수확 방법이 까다롭기 때입니다.
색과 풍미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요. 금색으로 빛 투과율이 높을수록 고급이며 등급이 낮을수록 향이 진해요. Dark 등급은 바로 먹기보다는 요리용으로 사용하고, Very dark는 색이 어둡고 풍미가 강해 상업적 식품 첨가물로 쓰입니다. 색도 이쁘고 활용도가 좋은 Amber가 가장 인기가 많아요.
메이플 시럽을 가장 처음 먹기 시작한 것은 아메리카 원주민입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이며 세계로 퍼져나갔는데요. 원주민들은 단풍나무를 자른 홈에서 나온 수액을 여러 번 얼린 후, 가열을 거쳐 농축해 먹었어요. 유럽인들은 나무에 드릴 구멍을 내고 모은 수액을 커다란 철 냄비에 모아 가열했죠. 현재도 비슷한 방식으로 수액을 채취한답니다.
입에 단 메이플 시럽, 몸에도 좋구나!
미국 로드아일랜드 대학교 나빈드라 시람 박사팀은 미국화학 학회에서 "메이플 시럽에서 항암, 항균, 항당뇨 효능이 있는 새로운 항산화 물질 13가지를 발견했다"라고 밝혔어요. 메이플 시럽에 풍부하게 든 식물 호르몬인 '아브시스산'은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음식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면 암세포의 성장을 더디게 하고 전이를 막는 겁니다.
일본 도쿄 대학은 메이플 시럽이 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메이플 시럽을, 한 그룹은 당도가 같은 설탕 시럽을 먹게 했어요. 그 결과 메이플 시럽을 먹은 그룹의 암모니아 수치가 일반 시럽을 먹은 그룹보다 훨씬 떨어졌습니다.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만들며 암모니아를 노폐물로 배출하는데요. 암모니아가 배출되지 못하고 간에 축적되면 여러 질병의 원인이 돼요.
연구팀은 “간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 이외에 메이플 시럽은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물질을 가지고 있어 설탕 등 다른 감미료를 먹는 것보다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어요.
메이플 시럽의 당도는 설탕의 2/3 정도예요. 설탕 2스푼 대신 메이플 시럽 2스푼을 넣으면 당분 섭취를 줄일 수 있죠. 거기다 메이플 시럽의 GI 지수는 54로 낮은 편에 설탕이나 꿀보다 낮은 편에 속합니다. 메이플 시럽에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없으며 소금도 거의 들어있지 않아요.
주의할 점은 설탕 대신 메이플 시럽을 사용하고, 과하게 쓰지 않는 거예요. 건강한 메이플 시럽이지만 과할 경우 당분 섭취가 늘어나 몸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메이플 시럽에는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요. 설탕의 102배, 꿀의 17배에 달하는 양이죠. 100g당 우유의 칼슘 함량이 125mg인 것에 비하면 결코 적은 양이 아닌데요.
칼슘은 몸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해요. 칼슘 자체가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몸의 산성화를 막습니다. 또, 신경전달 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이며 우리 몸의 모든 근육을 관장해요. 칼슘의 하루 섭취량은 성인의 경우 700mg 이상, 청소년은 800~900mg, 임산부나 수유부는 1000~1100mg, 골다공증이 있거나 완경 전후에는 1000~1500mg 정도가 좋습니다.
메이플 시럽 먹기 전 꼭 알아야 할 것
메이플 시럽 개봉 후에는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아 개봉 후 실온에 두면 곰팡이가 생기기 쉬워요. 곰팡이를 덜어내고 먹어도 된다고는 하지만 이왕이면 냉장고에 넣어주세요. 냉장 보관을 하더라도 1년 안에 먹어야 하고, 개봉하지 않은 메이플 시럽은 냉동실에서 영구 보관 가능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