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별장, 선마을에서 즐기는 '러스틱 라이프'
‘불편함’을 ‘배려’로 느끼는 이들이 있다. 선마을을 ‘별장’이라 부르는 부부 유튜버에게 힐리언스 선마을에서의 생활에 대해 물었다.
여행은 다양한 재미와 흥미로운 순간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묘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이번 선마을에서 만난 여행객은 내 인생에 길이 남을 것 같은 어느 부부의 이야기다. 그들의 첫 모습은 한마디로 ‘워너비 부부’를 연상시켰다. 먼 발치서도 그들의 웃음소리, 미소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행복한 오라가 느껴졌다. 왠지 그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도 느끼고 싶었다.
‘선마을은 어떻게 오셨어요?’ ‘주로 무얼 하시나요?’ ‘두 분은 어떤 일을 하세요?’
마치 취조를 하듯 던진 질문에 그들은 귀찮은 내색 없이 온화하게 웃으며 답했다. “저희는 유튜버 부부이고, 여기는 저희 별장이에요.” 별장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울렸다. 이곳을 ‘별장’이라 칭한 이들은 없었다.
선마을은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자 ‘의도된 불편함’을 기반으로 모든 시설과 시스템을 운영한다. 마을 초입에 다다르는 순간, 속세와 완벽하게 단절된다. 전화는 터지지 않고, 산을 그대로 살린 비탈길은 오르면 오를수록 땀방울이 맺힌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 시스템을 ‘불편함’이라고 느끼는 이는 적지 않다. 아마 대부분일 것이다. 이는 선마을을 담당하고 있는 나조차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는 동안 한시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들은 이 모든 것을 ‘최고의 배려’라 칭했다. 선마을을 여러 차례 방문한 나도 생각지 못한, 예상치 못한 감정이 강하게 느껴졌다. 대화는 어느덧 한 시간 넘도록 이어졌고, ‘이들은 선마을에 진심으로 애정을 품고 있구나’ 직감했다.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담아 선마을로 향하게 한다. 나조차 놓치고 있던 선마을의 놀라운 매력을 다시 깨닫게 한다. 선마을에서 만난 두 번째 여행객, 그들은 가장 빛나는 인생 2막을 앞두고 있는 어느 50대 중반 부부였다.
※부부 각각의 답변을 들은 문항에선 ‘공빠’와 ‘공마’로 표기했다.
‘의도된 불편함’이란 선마을의 철학이,
우리에겐 아름다운 배려로 느껴진다.
문성택(공빠)
1968년생
유영란(공마)
1969년생
인터뷰에 앞서,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에 대해 소개해 달라
노후에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공부하는 유튜버다. 유튜브 이름은 공부하는 아빠, 공부하는 엄마의 글자를 따서 ‘공빠TV’로 정했다. 2000년도에 채널을 열었고, 실버타운 콘텐츠는 2021년부터 시작했다.
실버타운 유튜버, 신선하면서도 생소하다. 실버타운 전도사를 자처한 이유가 있나?
우리 부부의 공통된 생각이 ‘노후에 행복하게 살자’였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 공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진지하게 100세 시대 인생을 보람차고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가장 최적화된 장소가 ‘실버타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실버타운에 가서 어르신을 만나 뵈니 건강한 삶을 위한 최고의 주거지라는 확신이 들었다.
영상 제작과 섭외, 인터뷰까지 직접 한다. 매번 인터뷰를 주도하다 직접 하는 소감이 어떤가?
매번 직접 인터뷰 질문지를 작성하고 질문만 하다가 이렇게 질문을 받으면 재밌다. 지금 굉장히 편하다.
원래도 여행을 좋아했나?
멋있다고 한 장소, 유적지는 다 가본 것 같다. 캄보디아, 스위스, 파리, 앙코르와트까지 안 가본 곳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처음에 유튜브도 여행 콘텐츠로 시작했고, 여행 책 출판 제의도 받았었다. 하지만 책 쓰는 게 정말 쉽지 않더라. 그래서 거절했다.
채널에 업로드한 ‘내돈내산’ 선마을 영상 반응이 폭발적이다
정말 좋고 멋진 장소를 알려드리고자 영상을 올렸는데, 진심이 통했더라. 시니어분들은 아무리 멋지고 좋은 장소를 가고 싶어도 안 가는 게 아니라 정보가 없어 못 가는 경우가 다수다. 우리 유튜브 구독자분들이 딱 시니어들이다. 그분들께 좋은 장소를 소개해 주는 게 우리의 또 다른 보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선마을이 잘되어야 우리도 계속 올 수 있지 않겠나.(웃음)
실버타운과 선마을, 두 곳의 접점을 찾기 어려운데 어떻게 알게 된 건가?
제2의 집이 될 수 있는 ‘별장’을 한참 찾아 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한 곳이 바로 선마을이다.
선마을을 ‘별장’이라 칭한 게 인상적이다. ‘별장’에 남다른 애착이 있나?
말했듯이 우리는 건강, 즐거움, 행복 모두 만족하는 노후를 원한다. 우리가 실버타운 유튜브를 하고, 60세가 ‘땡’ 하면 바로 들어갈 실버타운을 미리 정했지만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사람이 집에만 있으면 심심함을 느낀다. 그래서 생각한 게 바로 별장이다. 국내 곳곳에 몇 개의 별장을 두고 계절별로 여행을 다니는 게 우리 꿈이다.
수많은 후보 중 선마을을 별장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선마을 말고도 여기저기 별장 후보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별장은 기준이 명확했다. 온천과 사우나가 있을 것, 삼시 세끼 건강식일 것. 그렇게 몇 년을 찾아 다녔는데 어느 날 알고리즘이 선마을을 알려주더라. 정말 ‘유레카!’였다.
우리가 주말부부이다 보니 주말에만 시간이 가능하다. 그래서 먼저 친구와 답사차 방문했는데, 너무 좋더라. 바로 남편한테 가자고 졸랐다.(웃음) 남편도 굉장히 만족스러워했다. 그때 ‘대박, 드디어 찾았어. 우리 이제 정착하면 돼’ 하면서 남편이랑 굉장히 들떴었다. 그렇게 선마을은 우리 부부의 별장이 되었다.
선마을 여행은 보물을 찾는 여정이다.
방문할 때마다 숨은 매력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선마을을 우리만의 별장처럼 꾸준히 재방문하는 이유다.
특히 ‘공빠’가 선마을의 식단에 빠졌다고 들었다
공빠 이건 한의학적 측면으로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우리 같은 시니어는 건강관리가 쉽지 않아 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달고 사는 분이 많다. 실제 한의원을 찾는 환자를 봐도 그렇다. 이런 질병을 습관병이라고 하는데, 주원인이 바로 탄수화물이다.
선마을의 식단은 탄수화물은 줄이고 식이섬유와 단백질 같은 영양소를 풍부하게 하려고 깊이 고민한 티가 난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평소 식단을 지중해식, 저탄수로 하기 때문에 선마을 식단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친숙한 식단이었다.
공마 나도 쌈 채소를 굉장히 좋아해서 집에서도 항상 쌈밥을 즐겨 먹는다. 그래서 선마을 식단이 우리에겐 오히려 반가웠다.
어떻게 보면 실버타운은 미래, 선마을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인 것 같다. 두 여행의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공마 실버타운 여행은 지혜롭고 똑똑한 어르신이자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랄까. 미래의 우리를 한발 빠르게 만나는 기분이다. 실제로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들 덕분에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더 많은 공부를 하게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콘텐츠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준다고 할 수 있다.
선마을 여행은 실버타운과는 좀 다르다. ‘의도된 불편함’이라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지 않나. 이곳은 오히려 외부와 완벽히 차단되기 때문에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여행이다. 특히 배우자와 오면 스마트폰, TV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대화가 늘어난다. 그러니 사이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웃음)
실제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하다
일단 휴대폰이 되지 않으니 서로의 말과 행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같이 밥 먹고, 걷고, 차도 마시고 계속 얼굴을 맞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 부부는 광활하게 펼쳐진 자연을 보면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동산에서 뛰어 놀던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 그래서 둘이 어린 시절 이야기도 하고 그런다. 물론 유튜브 아이디어 구상도 빼먹지 않는다.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선마을은 불편한 것이 많다. 길이 가파르고 차량 이동이 불가하고, 스마트폰도 되지 않는다. 이런 ‘의도된 불편함’이 정말 불편으로 다가오진 않았나?
지금 우리는 문명의 발달로 디지털 정보사회에서 아주 편리한 환경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운동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와 속박에 시달리며 살아간다는 어두운 이면도 존재한다. 이런 속세의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탈출구 같은 곳인데, 불편할 리가 있겠나. 여기선 운동을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식사를 거르고 싶어도 먹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밥도 주고 운동도 시켜주니 너무 좋다.(웃음)
선마을에서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 편인가?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게 사우나와 낙조 전망대다. 갈 때마다 꼭 가는 곳인데, 탄산탕이 정말 너무 좋다.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하루에 온천만 세 번 이상 하고 싶을 정도다. 낙조 전망대는 풍경과 함께 멍때리기를 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다. 우리는 이곳을 ‘아지트’라 부른다.
릴랙스 체어에 앉아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면 그만한 힐링이 없다. 그 외에는 생각보다 둘이 취향이 달라 각자 시간을 갖는다. 아, 그리고 둘 다 맨발 걷기를 너무 좋아해서 숲속동 가는 길에 있는 오솔길을 맨발로 걷는 코스도 빼먹지 않는다.
각자의 휴식 방법도 궁금하다
공빠 북 카페(춘하서가)를 자주 가는 편이다. 잘 모르시는 분이 많지만 북 카페가 정말 잘되어 있다. 워낙 책이 많아서 따로 가져가지 않아도 읽을 책이 넘쳐난다. 그러다 우연히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발견하면 개인적으로 소장한다. 얼마 전에도 아주 좋은 책을 발견해서 구매했다.(웃음)
공마 숲 테라피, 소도구 테라피를 꼭 하는 편이다. 오늘같이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100% 참여율 달성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워낙 자연을 좋아하기도 하고, 테라피를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고 자연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소도구 테라피는 평소 운동하기 힘들고 귀찮은 분들께 아주 딱이다.
예전에 친구와 방문했을 때, 길이 엇갈리면서 우연히 선향동굴과 마주했다. 그 웅장함에 이끌려 내부로 들어갔는데 어느 순간 보니 내가 명상을 하고 있더라. 친구가 찾는 줄도 모르고 명상에 한참 빠져 있었다. 선향동굴에서 명상하는 시간도 즐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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