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걸음 안 돼!’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걸음걸이와 올바른 걷기 방법
잘못된 걸음걸이가 건강을 망친다.
예전에 비해 교통수단이나 이동 수단이 많이 발전하면서 걸을 일이 현저하게 줄었다. 하지만 하루에 30분만 빠르게 걸어도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가벼운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해 운동의 역효과는 물론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올바른 자세로 걸어야 발도 건강하고 다른 신체 부위도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 잘못된 걸음걸이의 종류와 건강한 걸음을 위해 지켜야 할 것을 알아보도록 하자.
잘못된 걸음걸이
일자 걸음
일자 걸음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하이힐을 신고 일자 걸음으로 걸으면 예뻐 보이기 때문에 이런 걸음이 시작됐다. 또 런웨이의 모델 워킹을 보고 비슷하게 따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패션모델의 워킹은 일자 걸음이 아니라 무릎을 높이 들어 X자 형태로 걷는 것으로 과장된 의도적인 자세이므로 정상적인 걸음 형태는 아니다. 일자로 걷게 되면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무릎 안쪽에 실리면서 내측 관절에 염증이 생겨 관절염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 안쪽으로 틀어지면서 교정하기가 힘들어질 정도로 다리가 변형된다.
O 다리 걸음
무릎이 벌어져서 사이가 동그랗게 보이는 걸음을 O 다리 걸음이라고 한다. 보통 관절염이 있는 사람이나 발, 발목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무릎 바깥쪽의 인대와 안쪽 관절에 점점 무리가 가면서 악화되기 시작한다. 무릎 안쪽 관절에 체중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고 일자였던 다리 모양이 O 다리로 변형될 수 있다. O 다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 모양이 점차 가속화될 수도 있다.
안짱걸음
걸을 때 발끝의 각도가 7~17도 안쪽으로 향하는 것을 안짱걸음이라고 한다. 주로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이렇게 걷는 경우가 많고 고관절이 안쪽으로 틀어진 사람들에게서도 흔히 나타나는 걸음이다. 이와 같은 자세로 계속해서 걸을 경우에는 무릎 안쪽 연골이 직접 힘을 받으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 아킬레스건을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무릎 안쪽으로 압력이 쏠리면서 공간이 좁아지게 되고 이는 O 다리로 변형시킬 수도 있다.
팔자걸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팔자걸음은 발의 각도가 15도 이상으로 바깥쪽으로 향한 걸음을 말한다. 주로 양반다리와 책상다리를 많이 하는 생활습관 때문에 이런 걸음이 많이 생기게 됐다고 하는데 걸음걸이의 특성상 고개가 앞쪽으로 향하지 않고 뒤로 젖히게 된다. 이로 인해 척추에 무리가 가게 되고 골반과 몸통의 회전이 커지면서 골반의 비대칭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발 안쪽에 움푹 팬 족근이 점차 무너지면서 평발이 될 수도 있다.
학다리 걸음
젊은 여성들이 다이어트의 목적으로 많이 걷는다는 학다리 걸음도 잘못된 걸음걸이 중 하나다. 일자로 걷는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점은 무릎을 전혀 구부리지 않는 데 있다. 정상적인 걸음이라면 무릎이 살짝살짝 구부러져야 하는데 학다리 걸음의 경우에는 무릎을 완전히 펴고 걷는다. 특히 허벅지 근육이 약한 사람의 경우에는 하중을 제대로 견디지 못해 무릎 연골이 계속 약해지면서 결국 연골 연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
거북목 걸음
현대인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거북목 걸음이다. 일상생활에서 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 문제는 길을 다니면서도 스마트폰을 보고 다니기 때문에 이런 거북목 걸음의 유형이 생기게 됐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턱이 빠지고 배가 안쪽으로 들어간 듯한 자세가 만들어진다. 머리가 갖는 무게가 상당한데 이때 턱을 빼고 걷다 보니 경추의 방향이 원래의 C 커브가 아닌 역방향으로 틀어지면서 디스크가 머리 무게를 견디게 된다. 때문에 1자 목으로 변형이나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으니 걸을 때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스마트폰은 넣어두고 턱을 살짝 당긴 채 걷는 것이 좋다.
배불뚝이 걸음
배불뚝이 걸음은 심한 복부비만이나 임산부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걸음걸이다. 올바르지 못한 배불뚝이 걸음 자세로 인해 척추 전만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 전만증은 요추 4번과 5번이 정상적인 척추에 비해 더 심하게 들어가 경우를 말하는데 이는 허리 디스크를 유발하는 전 단계로 반드시 고치는 것이 좋다. 요추와 골반의 경계에 체중이 많이 실리면서 척추가 앞쪽으로 심하게 구부러지는 이런 현상은 하이힐을 자주 신는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으니 건강을 생각한다면 3cm 이내 굽의 신발을 신는 것을 고려해보자.
건강한 걸음을 위해 지켜야 할 것
올바른 걸음걸이 자세
걸을 때 몸의 자세는 목, 가슴, 배, 허리까지 최대한 바로 펴고 걸어야 한다. 그리고 눈의 시선은 전방 15m 정도에 두고 턱은 살짝 당긴다는 느낌을 유지한다. 발끝은 11자 형태를 유지해야 하면서 걷고 발이 바닥에 닿을 때는 뒤꿈치에서 발바닥, 앞쪽 순으로 닿게끔 걸어야 하중이 발바닥에 골고루 전달될 수 있다. 보폭 역시 중요하다. 작은 보폭보다는 자신의 키의 40% 정도의 큰 보폭을 유지하면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다.
굳은살의 위치나 신발 닳는 정도로 걸음걸이 파악
잘못된 걸음걸이는 굳은살의 위치나 평소 자주 신는 신발의 닳는 부위로 파악해 볼 수 있다. 발가락 아래의 튀어나온 부분에 굳은살이 생기는 것은 정상이지만 다른 부분에 굳은살이 있다는 것은 걸음걸이가 올바르지 않거나 신발이 불편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신발의 어느 한 부분만 유난히 닳아 있다면 그 역시 잘못된 방법으로 걷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신발 뒷굽의 바깥쪽이 닳았다면 팔자걸음, 안쪽이 닳았다면 안짱걸음, 한쪽만 닳았다면 자세가 비뚤어진 것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신발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의 하중을 지탱하는 발을 보호해주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신발과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하이힐은 다양한 질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 적당한 쿠션감이 있어 충격을 잘 흡수하는지 살펴봐야 하고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은 굽의 신발보다는 2~3cm 내외 굽이 있는 신발이 좋다. 사람의 발은 일반적으로 아침보다 저녁에 약간 커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되도록 오후 늦게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 : 공인혜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