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에 탄산수가 좋다? 탄산수를 끊어야 하는 이유
탄산수는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보다 건강하면서도 소화가 안 될 때 먹으면 기존의 탄산음료와 비슷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물 대신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런 의심 없이 마셔온 탄산수는 정말 건강에 좋을까? 탄산수와 탄산음료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 마냥 건강을 지켜주는 물이라고 알고 있는 탄산수의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탄산수와 탄산음료의 차이는?
탄산수는 천연으로 탄산가스를 함유하고 있거나 먹는 물에 탄산가스를 가한 것을 말한다. 이때, 탄산가스의 압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고, 탄산가스 외에는 식품첨가물이 없어야 한다. 탄산음료는 식품첨가물이 함유되어 있으며 제조과정에서 백설탕, 액상과당과 같은 첨가당이 들어간다. 따라서 시중에 레몬 향, 자몽 향, 라임 향 등이 첨가된 제품은 탄산수가 아니라 탄산음료라 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탄산수는 크게 천연탄산수와 인공탄산수가 있다. 천연탄산수는 화산암반퇴적층에서 채취된다. 물이 오랫동안 화산암반 사이를 통과하면서 탄산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게 생성된다. 인공탄산수는 정제수에 탄산가스를 인공적으로 주입한 탄산수로 탄산의 맛이 풍부하고 신맛이 느껴지는 대신 미네랄 영양성분은 거의 없다. 천연탄산수의 기포 크기는 비교적 작고 오랫동안 유지되는 데 반해 인공탄산수의 기포 크기는 일반 탄산음료와 비슷하다.
시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탄산수
그렇다면 편의점이나 마트, 소셜커머스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탄산수는 무엇이 있을까? 전 세계 탄산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페리에’는 프랑스 남부 베르게즈에서 생산되는 천연 탄산수다. 독일에서 가장 대표적인 탄산수로 손꼽히는 ‘게롤슈타이너’는 독일 서부화산지역에서 나오는 천연 탄산으로 만들어졌다.
각종 프로그램 PPL로 많이 등장한 코카콜라의 ‘씨그램’은 ‘플레인’, ‘라임’, ‘레몬’, ‘자몽’ 등 총 4가지 맛이 있는데 여기서 ‘플레인’만 탄산수고 나머지는 천연향을 가미한 탄산음료다.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도 대중적으로 많이 팔리는 탄산수 제품으로 ‘씨그램’과 마찬가지로 4가지 맛이 있으며 ‘플레인’만 탄산수에 포함된다. 이외에도 초정리의 광천수로 만든 일화 초정탄산수, 탐사 스파클링과 웅진 빅토리아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탄산수 효과, 진짜 탁월할까?
탄산수는 소화 기능을 촉진하고, 피부 미용에도 탁월하다고 알려졌으나 전문가들은 관련 논문,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과학적인 입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탄산수로 세수하면 피부 미용에 좋다고 많이 알려졌지만 일시적으로 노폐물 제거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의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없다. 세브란스병원 이주희 교수는 ‘탄산수 세안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으며, 과도하게 탄산수를 사용했을 경우 얼굴에 자극을 주고 더 붉어질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탄산수를 마시면 트림이 나와 소화가 잘 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는 탄산수와 소화의 상관관계가 정확히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벽이 약하거나 위산 분비량이 많은 사람이 산성인 탄산수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역류성 식도 질환과 복부 불편감을 일으킬 수 있다.
치아의 상아질을 보호하는 단단한 물질인 법랑질은 90% 이상이 무기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무기질이 산도 있는 음료의 산성과 만나게 되면 치아의 부식이 일어날 수 있다. 보통 pH 5.5 이하인 경우는 치아의 부식이 일어난다고 보고된다. 결국, 대부분 pH 5.5 이하인 탄산수도 치아의 표면을 부식시킬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탄산수를 마신 후에는 가볍게 물로 헹구고 30분 후에 양치질하는 것이 좋다.
탄산수, 먹지 말고 양보하세요
탄산수는 마시는 것 이외에도 활용도가 높다. 육류를 요리할 때 탄산수에 고기를 담가두면 육류 특유의 누린내를 잡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고기를 삶을 때 탄산수를 섞어 삶으면 부드러운 육질을 느낄 수 있으며 잡냄새도 잡을 수 있다.
탄산수로 튀김 요리를 하면 더욱더 바삭하게 튀길 수 있다. 튀김 반죽을 준비할 때 탄산수를 조금 넣어주면 튀김 반죽에 기포가 많이 생기면서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을 만들 수 있다.
주방에서뿐만 아니라 탄산수는 옷에 묻은 커피 얼룩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탄산수와 커피 얼룩은 같은 산성이기 때문에 얼룩이 묻은 옷을 탄산수에 5분 정도 담가둔 뒤 헹구면 깨끗하게 얼룩이 지워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유리창의 묵은 때를 청소할 때, 마른 걸레에 탄산수를 적셔 닦아내면 찌든 때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