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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by 조선일보

3분 만에 완판된 성시경 막걸리, 비교 시음해보니 [여기 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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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막걸리. /성시경 인스타그램

“툭툭툭툭.”


잔을 타고 뽀오얀 막걸리가 떨어집니다. 질감은 꾸덕한 생크림 요거트, 향은 사과와 배의 과실향이 납니다. 첫 잔은 얼음 없이 마셔보았습니다. 묵직하고 탄산 없는 진한 맛, 전통 막걸리 애호가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막걸리의 에르메스로 불린 ‘해창 막걸리’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상큼하고 새콤달콤합니다.


이는 얼음을 넣어 조금 녹인 후 마셨을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혹시나 하고 탄산수도 살짝 타보았습니다. 한국의 막걸리 샴페인 ‘복순도가’와도 비슷해집니다. 하이볼을 좋아하는 젊은층 취향과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데뷔 24년차인 가수 성시경의 첫 외도, ‘경탁주 12도’입니다.

◇성시경 막걸리, 마셔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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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막걸리. /이혜운 기자

지난 22일 성시경 막걸리 ‘경탁주 12도’가 출시됐습니다. 그 흔한 팝업스토어 한 번 열지 않고, 네이버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판매했을 뿐인데, 3분 만에 완판됐습니다.


가격은 1병에 1만4000원,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은 2병 1세트입니다. 네이버 성인인증을 하고 구입하면 스티로폼에 단정하게 담겨 도착합니다. 막걸리 애호가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병입니다. 그동안 아무리 유명하다는 막걸리를 사도 특유의 둔탁한 플라스틱 통을 피할 수 없었기에, 세련되게 빠진 유리병과 성시경의 ‘경(璄)’에서 따온 금색과 흰색의 라벨 디자인이 눈길을 끕니다. 부모님이나 외국인 지인 선물용으로 좋을 듯합니다.


술에는 증명서 카드가 동봉돼 있습니다. 제품 번호와 그의 사인, 맛있게 먹는 방법이 들어 있습니다. 와인처럼 표기해둔 맛의 오각형에 따르면, 바디감·신맛·단맛은 높지만 쓴맛·탄산감은 거의 없다고 돼 있습니다. 정확합니다.


연예계에서 성시경은 미식가이자 애주가로 유명합니다. 그와 술 대결을 할 수 있는 연예인은 천하장사 출신 강호동이 유일합니다. 그 장점을 발휘한 유튜브 채널 ‘먹을텐데’는 25일 현재 구독자 179만명입니다. 그래서 그의 술이 기대됐습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출시일자를 확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들 때까지 수백번 바꿨다고 합니다. 출시 전, 먼저 시음한 규현·하정우 등 그의 지인들은 모두 다른 맛의 술을 마셨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성시경 막걸리. /이혜운 기자

그래서 그가 추천한 음식 ‘수육과 김치’, ‘브리치즈’, ‘제철 회’와 함께 먹어보았습니다. 가장 어울리는 건 역시 ‘수육과 김치’입니다. 그 특유의 질감과 향을 막걸리가 묵직하게 받아줍니다. 맛과 향이 강한 굴 무침도 잘 맞습니다. 술꾼인 저는 이때는 얼음을 넣지 않고 마시는 것이 좋더라고요. 막걸리의 온도도 너무 차가운 것보다는 살짝 실온에 있은 후가 더 좋았습니다.


제철 회는 광어와 숭어, 방어와 함께 먹었습니다. 이때는 얼음에 살짝 녹은 차가운 상태가 어울렸습니다. 탄산수를 살짝 타도 괜찮습니다. 쌀 함유량이 46% 이상인데다, 기존 탁주들과 달리 물에 거의 희석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듯합니다.


성시경의 ‘경탁주 12도’는 주류 제조 스타트업 제이1과 손을 잡고 레시피를 개발했으며, ‘청와대 만찬주’, ‘이건희 술’로 유명한 90년 전통의 충남 당진 신평양조장에서 위탁생산됩니다. 인공감미료(첨가제) 없이 국내산 쌀과 국, 효모, 산도조절제를 사용해 빚었다고 합니다. 성시경 측은 “다양한 주종의 추가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며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힙한 막걸리 집은?

요즘 막걸리는 젊은 층에 캐주얼하고 힙한 술입니다. 도수도 세지 않고, 다양한 음식과 어울립니다. 압구정 로데오와 성수동에는 힙한 막걸리집 들이 많습니다.

압구정 초심. /이혜운 기자

대표적인 곳이 압구정로데오에 있는 ‘초심’입니다. 연애프로그램인 ‘하트시그널’의 김강열과 ‘솔로지옥’의 문세훈이 함께 문을 연 곳입니다. 대표 메뉴는 참숯 돼지구이와 전. 간도 좋고, 재료도 푸짐합니다. 주인장 이름을 듣지 않았다면, 어느 손맛 좋은 어머니가 연 곳 같습니다. 앉아있는 손님들을 보면 어느 클럽에 온 것 아닌가 싶긴 합니다만.

성수동 청주한씨. /이혜운 기자

성수동 ‘청주한씨’는 데이트하기 좋은 요리주점입니다. 1인당 4만원대에 제철 재료로 만든 다양한 퓨전 한식을 오마카세로 맛볼 수 있습니다. 주류 주문은 필수! 다양한 막걸리 리스트를 보유 중입니다. 전 소복소복 눈이 내리던 날, 눈과 닮은 막걸리에 조개술찜을 곁들이니 정말 좋더라고요.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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