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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조선일보

회사 게시판에 생일 다가오는 직원 얼굴을 공개하는데…

조선일보

KBS 드라마 '저글러스:비서들'에서 여주인공이 상사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장면 /KBS 캡처

Q. 최근 이직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사내 대형 게시판에 생일이 다가오는 직원의 사진과 생일을 공개하더라고요. 저는 생일이 사생활이라고 생각하고 굳이 직장 동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게시판에 얼굴이 걸리는 것도 불편합니다. 거부할 방법이 있을까요.


A. 우리 법이 정한 ‘개인 정보’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 또는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말합니다. 모니터에 걸리는 사진은 그 자체로 개인에 대한 식별이 가능하므로 개인 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일 역시 함께 게시되는 다른 정보를 보면 누구인지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에 해당합니다.


보통 회사원은 처음 입사할 때 포괄적인 개인 정보 수집·이용 등에 관한 동의서에 서명을 하는데요. 사실 잘 보지도 않고 서명하는 경우가 대다수죠. 거부할 수도 없고요. 다만 아주 구체적인 항목, 예컨대 문의하신 것처럼 얼굴과 함께 생일을 회사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것까지 동의하는 항목은 아마 동의서에 없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주체의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개인 정보를 처리하라는 원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원의 동의 없이 생일과 사진을 공개하는 건 이러한 원칙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1항에서 말하는 ‘개인 정보를 수집 목적 외에 사용한 것’에 해당합니다. 회사 입사 시 동의하는 개인 정보 제공 영역은 일반적으로 급여, 승진, 발령 등 회사의 업무에 관한 범위 내로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 제1항은 정보 주체가 개인 정보 처리자에 대해 자신의 개인 정보 처리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얼굴과 생일 공개를 원치 않는다면 이 조항을 들어 공개 중단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요구를 받은 회사는 지체 없이 공개를 중단해야 합니다. 그래도 중단하지 않는다면 형사 고소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인정되면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경기남부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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