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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by 조선일보

올리브유에 마늘·꽈리고추 볶아내면 OK… 요리 초보도 도전해볼만

스페인식 꽈리고추 볶음


한여름이 제철인 꽈리고추는 우리 식탁에서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멸치볶음, 소고기 장조림 등을 만들 때 들어가는 부재료 정도이지 요리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스페인에는 꽈리고추가 주재료인 요리가 있다. 바로 '피미엔토스 데 파드론(Pimientos de Padron)'. 직역하면 파드론의 고추인데, 스페인 서북부 갈리시아 지역 파드론이 스페인 꽈리고추의 주산지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타파스 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술안주이다.


거창한 요리처럼 들리지만 간단히 말하면 꽈리고추 볶음이다. 만드는 법은 알려준다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간단하다.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넉넉히 두르고 볶은 다음 소금과 후추를 뿌리면 끝. 요리 젬병도 도전 가능한 안주다.

올리브유에 마늘·꽈리고추 볶아내면 O

1. 꽈리고추를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이쑤시개로 몸통에 구멍 2~3개 뚫기. 2. 마늘 2~3쪽은 가늘게 채썰기. 3. 꽈리고추는 표면이 하얘졌다가 노릇하게 변할 때까지 볶아낸다. 불을 끄고 소금과 후추를 넉넉히 뿌린 뒤엔 고루 묻도록 프라이팬을 두어 번 돌려줘야 한다. 4. 기름에 볶은 꽈리고추는 차가운 맥주와 잘 어울린다./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먼저 꽈리고추를 물에 깨끗이 씻는다. 쭈글쭈글한 주름 사이사이 먼지가 남지 않도록 잘 씻는다. 물로만 세척해도 충분하지만 청결이나 식품 위생에 유난히 민감하다면 설탕을 이용한다. 미지근한 물에 설탕을 녹여 꽈리고추를 10분 정도 담가뒀다가 흐르는 물에서 뽀독뽀독 씻는다. 끈적한 설탕물에 불순물이 들러붙어 제거된다고 한다.


탈탈 털어서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다. 한국에선 꽈리고추를 음식에 넣을 때 꼭지를 떼지만, 피미엔토스 데 파드론을 만들 때는 그대로 둔다. 볶았을 때 꽈리고추 몸통과는 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영 찜찜하면 떼도 된다. 이쑤시개로 몸통에 구멍을 2~3개 내놓는다. 마늘 2~3쪽을 가늘게 채 썬다.


프라이팬을 센 불에 올린다. 뜨겁게 달궈지면 올리브오일을 넉넉히 두르고 채 썬 마늘을 볶는다. 마늘이 투명하게 익었을 때쯤 꽈리고추를 넣는다. 화상을 입은 것처럼 고추 표면이 하얘졌다가 노릇하게 변하면 불을 끈다. 소금과 후추를 넉넉히 뿌린 다음 꽈리고추 표면에 고루 묻도록 프라이팬을 두어 번 돌려준 다음 접시에 담으면 끝이다.


기름에 볶아낸 꽈리고추는 본연의 향과 단맛이 훨씬 짙어지면서 살짝 매운 뒷맛이 아주 기분 좋다. 차가운 맥주 안주로도 그만이지만 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기에도 훌륭하다. 고추는 기름에 볶으면 눈에 좋은 카로틴 성분이 더 잘 흡수된다고 하니, 맛도 영양도 좋아지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꽈리처럼 쭈글쭈글한 꽈리고추는 풋고추에서 뻗어나온 변종이다. 7~8월 가장 맛있다. 아삭하면서도 연한 식감과 부드러운 매운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요즘은 꽈리고추를 일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제철이 아닌 봄이나 가을, 겨울 꽈리고추는 매운맛이 너무 강한 데다 특유의 식감이 훨씬 덜하다. 끝이 뾰족하고 길쭉할수록 매운맛도 세다. 몸집이 연녹색을 띠면서 굴곡이 쭈글쭈글 선명한 것을 고른다. 만졌을 때 탄력이 느껴지면서 꼭지가 마르지 않고 촉촉하면 신선한 꽈리고추다. 살이 연하니 오래 두고 먹지 말고 사다가 바로 조리해 먹는다. 냉장고에서도 금세 물러지고 씨가 검게 변한다. 며칠 둬야 한다면 키친타월에 조금씩 나눠 싸고 비닐봉지에 담아 습기가 차지 않게 보송한 상태로 냉장 보관한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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